형사법

임상시험에서 피험자의 동의에 관한 국제기준과 관련 국내법의 개선 방향*

김성룡 1
Sung-Ryong Kim 1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법학과 교수, 법학박사
1Professor, Law School,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 Copyright 2018, The Law Research Institute,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Oct 09, 2018 ; Revised: Oct 16, 2018 ; Accepted: Oct 18, 2018

Published Online: Oct 31, 2018

국문초록

임상시험은 블루 오션이라고도 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시험대상자 보호, 국민이 안심하고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조성, 건강인의 임상시험 참여횟수 축소(연2회), ‘전자동의’ 절차마련, 피해보상을 위한 보험가입의무화 등의 약사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고, 임상시험 실적 2017년 현재 세계 6위(3.5%)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이라면, 그 위상에 부합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실체와 내실을 들여다보면, 임상시험이나 의학적 연구・조사와 관련한 민사상의 책임은 물론, 형사법적 책임을 논할 때에도 가장 전면에 등장하는 ‘피해자의 승낙’, 즉 의료인으로부터 해당 의료행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숙고의 시간을 거친 뒤 피험자의 자유로운 판단에 기초한 자발적 승낙・동의(informed consent)가 있었는가 여부에 관한 접근마저도 피상적인 선언 수준에 머물러 있은 것이 국내 법령의 현실이다.

이 글에서는 임상시험과 관련한 다양한 논제들 중에서 우선 피험자・피해자의 동의가 임상시험・생체실험・의학적 연구의 수행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전제조건으로 등장하게 된 과정을 나찌 전범을 전후로 한 유럽 중심의 역사를 통해 개관하면서, 중요한 선언과 지침・규정들의 관련 내용도 함께 살펴보고(Ⅱ), 현재 외국의 관련 법제와 비교할 때 국내의 현황은 어떠한지를 국내의 몇몇 관련 법령・규칙을 중심으로 검토한 후, 국내의 관련 법규의 현황과 내용 중 시급히 개선・보완될 필요가 있는 것은 무엇인지 확인해 보고자 하였다(Ⅲ).

결론적으로 우리의 현행 법령・규칙이 하루빨리 진정한 피험자 보호, 투명성의 제고, 세계시장에서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을 가질 수 있도록 입법자와 의료관계자(의사・연구자), 그리고 법률가의 공통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Abstract

The clinical trials are called the “blue oceans.” The Kore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KFDA) is working to protect the subjects of clinical trials, to create a good environment where the public can participate in clinical trials with confidence, and so on.

The agency said it is pushing for amendments to the pharmacist law, including reducing the number of health peoples' participation in clinical trials (twice a year), setting up a ‘fully automated' consent procedure, and making insurance compulsory. Currently, Korea accounts for the sixth place (3.5%) of clinical trial results in 2017. However, the contents of domestic laws and guidelines on informed consent of subjects are too abstract and poor.

In this article, among the various topics related to clinical trials, we examined the process by which subjects' consent became the most important and crucial precondition for conducting clinical trials, especially in the history of european states. In addition, this article has also reviewed the relevant provisions of the important Declarations, the Directives and Regulations with regards to the informed consent of human subjects, and this paper finally examines the problems of domestic laws and how they should be improved.

In conclusion, we concluded that our current statutes and regulations should try to have concrete and detailed contents for the protection of subjects, the enhancement of transparency, and the consolidation of international competitiveness in a global market.

Keywords: 임상시험; 뉘른베르크; 헬싱키선언; 약사법; 피해자의 동의
Keywords: Clinical trials; Nuremberg Code; Helsinki Declaration; Pharmacy law; Informed consent

Ⅰ. 글의 목적 및 범위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임상시험대상자 보호 등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임상시험대상자의 권리・안전・복지의 중요성에 걸맞게 건강인의 임상시험 참여 횟수 축소(현재 연 4회에서 2회로), 임상시험 참여 전 ‘전자동의’ 절차 마련, 시험대상자 피해보상을 위한 보험가입의무화 등의 약사법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임상시험대상자의 보호는 물론 2017년 현재 세계 6위(3.5%)를 차지하고 있는 위상에 부합할 수 있도록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임상시험 지원체계를 만드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1) 달리 말해 임상시험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도록 연구자 친화적 환경을 지향하면서도 임상시험대상자의 보호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양자가 공존할 수 있는 임상시험이 가능하다면 그것이야말로 아마 인류가 추구해야할 최종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임상시험이나 의학적 연구・조사와 관련한 민사상의 책임은 물론, 형사법적 책임을 논할 때에도 가장 전면에 등장하는 ‘피해자의 승낙’, 즉 의료인으로부터 해당 의료행위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숙고의 시간을 거친 뒤 피험자의 자유로운 판단에 기초한 자발적 승낙・동의(informed consent)가 있었는가 여부를 묻게 되면 임상시험의 주체나 의사의 연구・시험가능성은 축소될 수밖에 없고,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하여 신속하고 효율적인 임상시험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동의・승낙을 받는 것보다 제공되는 정보의 내용을 줄이거나, 아예 피험자가 모르게 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상식적 차원의 추리라고 할 것이다. 물론 그것마저 여의치 않다면 강압과 협박, 강요에 의한 생체실험도 마다하지 않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을 바로 지난 세기의 인류의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의 임상시험은 모두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피험자 몰래 진행되는 승인받지 않은 임상시험 혹은 의학적 연구는 없는지, 피험자에 대한 동의, 즉 법적 관점에서 볼 때 피해자의 승낙이나 동의는 충분한 설명에 기초하여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 지금까지 민사・형사법적인 관심과 노력은 충분했는지를 돌아보게 된다. 달리 말해, 아이러니하게도 나찌 전범의 선조였던 칸트가 오래 전에 지적했던 바와 같이 인간을 위한다는 목적이 다른 인간・인간 집단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 기울인 지금까지 법 분야의 노력은 충분했는지에 대해 필자는 부정적인 생각을 떨칠 수 없고, 그런 이유로 임상시험・의학적 연구와 관련한 다양한 법적 관심 중에서 가장 먼저 이른바 ‘피험자의 동의’・‘피해자의 동의’와 관련한 논의와 법적 현황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따라서 아래에서는 피험자・피해자의 동의가 임상시험・생체실험・의학적 연구의 수행을 위한 가장 중요하고도 결정적인 전제조건으로 등장하게 된 과정을 나찌 전범을 전후로 한 유럽 중심의 역사를 선별하여 개관하면서, 중요한 선언과 지침・규정들의 관련 내용도 함께 살펴보고(Ⅱ), 현재 외국의 관련 법제와 비교할 때 국내의 현황은 어떠한지를 국내의 몇몇 관련 법령・규칙을 중심으로 검토한 후, 관련 법규의 현황과 내용 중 시급히 개선・보완될 필요가 있는 것은 무엇인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Ⅲ).

Ⅱ. 임상시험의 조건으로 피험자의 ‘정보에 근거한 동의’ (informed consent)의 사적 변천

1. 개요

현재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잊을 수 없지만 기억하기 싫은 일 중의 하나는 나찌가 지배했던 다수의 집단수용소에서 생체실험을 주도하거나 묵인한 의사들의 형사책임을 다룬 뉘른베르크(Nürnberg)의 국제형사재판일 것이다.2) 전범재판과 함께 이루어진 나찌 의사들의 임상시험이라는 이름의 반인류적 생체실험행위에 대한 판결 선고에서 공개된 이른바 뉘른베르크 강령(Nuremberg Code)은 미국의 강한 영향력이 들어간 내용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의료윤리, 특히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시험과 관련해서는 고전적이면서도 현실적인 기준으로 언급되곤 했다. 아래에서는 우선 뉘른베르크 강령이 어떤 과정을 거쳐 구체화되었는지, 피험자의 동의나 승낙은 언제부터 임상시험・의학적 연구에서 중요한 조건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는지를 특히 독일 근대를 중심으로 약간의 사적 검토를 통해 명확히 해보기로 한다.

2. 전범재판 이전
1) 1900년 12월 29일 인간에 대한 연구를 위한 프로이센 지침에서 환자의 동의

살아있는 인간에 대한 입에 담기 어려운 잔혹한 생체실험이라는 악행을 범한 전범국가인 독일에서도 이미 120여 년 전에 사람의 신체적 불가침성이라는 자유권에 관한 법적 관념이 발달하기 시작했다.3) 당시 7살 여자아이가 결핵으로 인해 한쪽 발을 절단하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고, 담당 의사들은 당시의 의료지식과 기술에 비추어 아무런 하자 없이 발을 절단하였지만, 그 어린아이의 양육권을 가지고 있던 아버지가 자신에게 동의나 승낙을 얻지 않았다는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1894년 2월 제1심 함부르크 주 법원은 유죄판결을 했으나, 제국법원은 그 해 5월에 그 판결을 파기했다. 제국법원의 당시 견해에 따르면 그 침습은 구성요건적 관점에서는 상해로 평가되는 것이었다.4) 양육권자의 동의가 결여된 것은 기본적으로 하자가 있는 것임을 확인했다. 달리 말해 결론적으로 법적 관점에서 볼 때, 인간 신체의 불가침성의 중요성과 동의를 통해서 신체상해의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이 강조되었다는 점에서 제국법원(RG)이 환자의 동의・승낙(Einwilligung)이라는 기본원칙을 선언한 판결로 소개되곤 한다. 여기서 이미 의사의 직업과 의료의 역사에서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는 환자를 위한 의료적 처치의 이익과 손해에 관한 격렬한 법적・도덕적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손해금지원칙(Das Prinzip des Nichtschadens)은 이미 고대부터, 즉 히포크라테스선서에서부터 주장되어 왔으나. 그 원칙에 대한 확신이나 구속성에 있어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었고, 그것은 의사의 높은 윤리의식과 환자에게 유용한 행위를 강조하는 것 정도로 이해되었다. 여전히 환자의 자율성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찾기 어려웠다는 말이다. 오늘날도 여전히 타당한 primum nil nocere(해를 주지 않는 것을 가장 우선하는 원칙), non-maleficence 즉, 무해의 원칙이라는 의료윤리학의 기본원칙이 강조된 시절이었다.

이러한 의사상, 즉 의사를 바라보던 생각은 세기가 바뀔 동안 전혀 바뀌지 않았고, 여전히 치료하는 의사는 보호자・후견인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에 변화가 없었다.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환자나 보호자의 동의나 승낙이 아니라, 하얀 가운을 입은 반신(半神)인 의사의 자율적인 판단이 기준이었고, 다름 아닌 보호자・후견인적 행위가 여전히 최상위의 원칙으로 기능했던 것이다. 결국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무시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알렉산드리아의 헤로필로스(Herophilos)와 에라시스트라토스(Erasistratos)의 연구와 같이 헬레니즘 문화 속에서는 교도소에 수용된 자, 사형판결을 받은 자들은 연구의 대상 혹은 학습의 대상으로서 공급되거나, 심지어 살아있는 사람의 신체를 여는 생체해부(Vivisektion)의 대상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야심찬 의학자에게는 환자의 자율권이 소홀하게 취급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노예에 대한 의사와 자유인에 대한 의사로 구분했던 히포크라테스 선서와 비교할 때, 1789년 프랑스 시민의 권리에 관한 선언(Declaration des droits des l‘homme et du citoyen)은 모든 인간과 시민을 동등하게 인정한 것으로서 그 의미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다.

물론, 프랑스 생리학자이자 실험의학자였던 브리나(Claude Brenard)가 “인간에게 행해지는 실험은 단지 손해만을 일으킬 경우는 금지되어야 하고, 해가 없는 경우는 허용될 수 있고, 유용할 수 있는 것은 요구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던 1865년 전후에도 실무에서는 환자에 대해 도덕적으로 의문스런 실험들이 여전히 행해지고 있었다고 한다. 당시 이러한 의료영역의 독자적인 추동력을 흔히 ‘치료는 단지 현관일 뿐이고 실험실이 과학의 성전이라고 여겨졌다’는 말로 비유하기도 한다.5) 달리 말해 실험은 의사의 특권, 과학의 성지이며, 치료는 단지 그 반신반인인 의사가 주는 환자들에 대한 시혜였던 것이다.

19세기 자연과학의 득세는 그 만큼 환자의 자기결정권과 관련한 윤리적인 문제도 급증하게 만든다. 몇몇 (과)학자들은 환자들을 자신이 쉽게 처분할 수 있는 단지 헐값의 고기 덩어리(corpus vile; bloße Verfügungsmasse) 정도로 취급했고, 자신들의 보호 아래 있는 환자들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매독에 걸려 죽어가는 환자에게 또 다시 임질균을 주입하여 성병의 진행상태를 관찰한 보카르트(Bockhart)나 죽어가는 환자에게 추가적으로 감염병을 걸리게 하여 그 진행을 관찰한 쉼멜부쉬(Schimmelbusch)와 같은 의사도 있었다.6)

제국법원의 판결에 나타나는 독일 함부르크 의사들의 사례를 보면 특히 브레슬라우(Breslau)의 대학병원의 피부과 의사이자 각료이기도 했던 나이써(Albert Neisser)는 1890년대 초 당시 국민의 전염병으로 불렸던 매독 예방을 위한 면역혈청요법을 시험하기 위해 8명의 환자를 이용했다. 환자의 승낙을 받기는커녕 그 중에는 미성년자 환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백신실험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대상자들은 모두 효과 없는 면역주사로 인해 매독환자가 되었던 것이다.

환자와 의사의 권리에 관한 격렬한 논쟁 후에 Neisser는 300DM을 선고 받았고, 그의 시험행위는 도덕적으로 합법적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1900년 12월 29일 인간에 대한 연구를 위한 프로이센 지침(Preußische Anweisungen)이 발효되었고, 환자의 권리에 대한 이 문서는 의학적인 기초연구와 치료를 분명하게 구별하고 있다. 또한 진단 목적, 치료 목적 그리고 면역 목적을 위한 연구도 미성년자나 죽어가는 자에 대한 시험과 분명하게 제한하고 있다. 물론 이 지침에서 가장 핵심은 무엇보다 모든 사람은 반드시 의사의 설명을 들은 후에 예상되는 의료행위(Behandlung)에 대한 동의를 해야만 한다(Einverständis geben muss)는 것이었다. 물론 당시 Albert Moll이라는 성학자(Sexualwissenschaftler)이자 의료윤리학자였던 사람이 1900년대 초에 저술한 책자 ‘의사의 윤리학’(Ärztliche Ethik)에 따르면 수백 건의 환자들을 오용한 사례들이 있었다. 환언하면, 그런 규정이 있다고 해서 충실히 따른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7)

2) 1931년 프로이센의 인간연구에 대한 가이드라인에서 ‘환자의 자기결정권’

1930년대 뤼벡에서 일어난 예방접종사건(Impfskandal)에서 77명의 어린이가 새롭게 시험한 결핵면역주사로 인해 사망했다. 의사이자 건강정책담당자였던 모제스(Julius Moses)는 이 사건을 ‘죽음의 춤판’(Totentanz)라고 불렀고, 의사들의 ‘실험광기’(Experimentierwut)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사건을 통해 프로이센 내무부장관이 이미 이전에 초안을 준비하고 있었던 인간연구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1931년 최종적으로 공포되는 결과를 가져왔다.8) 이 가이드라인의 핵심, 즉 환자의 권리 보호를 위한 핵심은 개별적인 환자의 자기결정권은 어떠한 공중을 위한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보다 우선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한 것이라고 평가된다.

이처럼 이미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에 바르게 구별된 시험과 치료를 둘러싼 논쟁도 국가사회주의 시기 동안의 인류에 대한 범죄를 막을 수 없었고, 허용되지 않은 시험은 심지어 그 리더격인 의사들의 인지하에 참으로 광범위한 범위에서 이루어졌다. 반윤리적이고 불법한 임상시험을 비판했던 Moses는 1942년 테레지언슈타트(Theresienstadt)라는 집단수용소로 추방되었고, 그곳에서 사망했다.9)

3) 1946년 8월 미국 생리학자 아이비(Ivy)가 제시한 ‘대상자의 자발적 동의’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뉘른베르크 윤리강령은 1946년 7월 31일에서 8월 1일까지 영국의 톰슨(John Thompson)이 파리에서 개최한 파스퇴르 연구소(Pasteur Institute)의 ‘전쟁 중 의료범죄’(medical war crime)라는 모임에서 미국 시카고에 기반을 둔 생리학자 아이비(Andrew Ivy)가 제시한 ‘인간에 대한 실험(임상시험)의 원리와 규칙’이라는 대강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분석되기도 한다. 그 내용에서는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은 동의(informed consent)라는 개념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지만, 시험대상자의 동의가 요구되고, 그것은 자발적이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으로 모두에 등장한다. Ivy의 ‘인간 대상에 대한 실험의 원칙과 규칙의 개요’(Outline of principles and rules of experimentation on human subjects)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I. 대상자의 동의가 요구된다. 즉, 단지 자원한 자만이 이용되어야 한다.

(a) 지원자는 그들이 동의하기 전에, 어떤 위험이 있다면, 위험에 대해 들어야 하고(should be told of the hazards),

(b) 만약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사고에 대한 보험이 제공되어야만 한다.

Ⅱ. 수행될 시험은 동물시험의 결과에 기초해야하고, 예상되는 결과가 시험의 수행을 정당화하도록 고안되어야 한다. 달리 말해 시험은 반드시 유용해야만 하고, 공동선・사회의 선(the good of society)에 기여하는 결과를 내놓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

Ⅲ. 시험은

(a) 불필요한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피하도록

(b) 과학적으로 자격을 가진 사람에 의해서 수행되어야만 한다.

(c) 만약 사망 혹은 장애를 야기하는 상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믿을 보다 우세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수행되어서는 안 된다.10)

즉, 1947년 가이드라인이 알려지기 전에 이미 의료연구・임상시험 영역에 제시된 것이었고, 뉘른베르크 강령은 물론, 그에 파생한 혹은 일련의 수정된 강령들에도 기초가 된 초안으로 평가된다. 물론 여기서도 역시 정확하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그에 기초한 자발적인 동의’라는 의미의 informed consent라는 개념이 사용되지는 않았지만, 위험이 예상된다면 그에 대해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은 명확하게 표현되어 있다.

4) 1946년 12월 알렉산더의 위험의 공개에 기초한 ‘동의와 자발적 참여’

1946년 12월 7일 미군 측 소속이었던 알렉산더(Leo Alexander)는 뉘른베르크 군사재판이 시작된 직후 인간에 대한 윤리적 및 비윤리적 시험을 언급하며 ‘의사에 의해 허용되는 시험’(permissible experimentation by a doctor)의 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대강을 제시했다.

앞서 언급한 Ivy의 1946년 8월 1일의 가이드라인에서와 같이 알렉산더도 실험대상인 인간의 ‘동의와 자의적인 참여’를 요구했다. Ivy가 시험이 유용할 것을 요구한 것에 비해 알렉산더는 보다 더 일반화된 관점, 즉 ‘시험이 불필요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not be unnecessary)라는 조건을 내건 점이 양자의 차이일 수 있다.

이처럼 두 사람의 가이드라인이 중첩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알렉산더가 아이비의 이론을 참고한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들을 가능하게 한다. 알렉산더는 동의개념을 ‘시험의 정확한 본질과 결론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졌다는 것에 기초한 동의’라는 개념으로 자세히 서술했다. 달리 말해 충분한 정보가 제공된 상태에서의 동의라는 informed consent 개념의 맹아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알렉산더는 종래 미국 의료협회의 소극적 제한이나 Ivy의 가이드라인보다 엄격한 요구조건을 설정한 것으로 이해된다. 물론 당시 나찌에 협력한 의사들에 대한 재판에서는 informed consent보다는 ‘자발적인 동의’(voluntary consent)라는 개념이 선택되었다.

1946년 12월 28일 미국 의료협회지(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에는 이보다 축약된 강령이 제안되었는데, 그 내용은 “시험이 수행되어야만 하는 대상인 사람의 자의・자발적인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만 한다. 각각의 시험의 위험성은 사전에 동물 실험을 통해 조사되어야만 한다. 시험은 적절한 의료적 보호조치와 관리하에서 수행되어야만 한다.”라고 하여11) 자의・자발적인 동의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동물실험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도 명시하고 있다.

3. 1947년 8월 뉘른베르크 강령

1947년 8월 20일 법원은 23명의 피고인에 대해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미 그 이전인 동년 5월에 전쟁범죄위원회(Council for War Crimes)에 제출된 6가지 요목에 당시 법관들이 4개의 항목을 추가하여 총 10개로 구성된 뉘른베르크 강령이 선언되었다.

주지하다시피 이 강령에서 제시된 중요 원칙으로는 ‘정보에 근거한 동의’(informed consent), ‘강요의 부재’(absence of coercion), ‘적절하게 고안된 과학적 실험’(properly formulated scientific experimentation), ‘실험참가자에 대한 혜택・유용성’(beneficence towards experiment participants) 등이었고, 그 근저에는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자리 잡고 있었다고 평가된다. 뉘른베르크 강령의 10개의 요지(10 points)는 다음과 같다.

1. 완전한 법적 능력이 있는 인간 주체(시험 대상자)의 자의・자발적이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그 내용을) 이해한 동의가 요구된다.

Required is the voluntary, well-informed, understanding consent of the human subject in a full legal capacity.

2. 그 시험은 어떤 다른 방법으로는 달성될 수 없는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를 목적으로 해야만 한다.

The experiment should aim at positive results for society that cannot be procured in some other way.

3. 시험은 그 시험을 정당화하는 이전의 지식에 기초해야만 한다(예를 들어 동물실험으로부터 도출되는 기대).

It should be based on previous knowledge (e.g., an expectation derived from animal experiments) that justifies the experiment.

4. 그 시험은 시험하는 의사도 역시 대상이 되는 시험인 경우는 예외로 하고, 불필요한 신체적 및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피하는 방법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The experiment should be set up in a way that avoids unnecessary physical and mental suffering and injuries, except, in experiments where the experimental physicians also serve as subjects.

5. 시험이 사망의 위험 또는 장애를 야기하는 상해의 위험을 암시한다는 것을 믿을 어떠한 이유라도 존재한다면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

It should not be conducted when there is any reason to believe that it implies a risk of death or disabling injury.

6. 시험의 위험들은 기대되는 인도주의적 이익에 (초과하지 않고) 비례해야만 한다.

The risks of the experiment should be in proportion to (that is, not exceed) the expected humanitarian benefits.

7. 준비물과 설비들은 시험의 위험에 대해 대상자들을 적절하게 보호하도록 제공되어야만 한다.

Preparations and facilities must be provided that adequately protect the subjects against the experiment's risks.

8. 실험을 진행하거나 참여하는 의료진은 충분하게 훈련이 되어 있어야만 하고 과학적으로 자격을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The staff who conduct or take part in the experiment must be fully trained and scientifically qualified.

9. 시험대상인 사람들은 그들이 신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계속할 수 없다고 느낄 때에는 어느 시점에서건 그 시험을 즉시 중단하는 자유를 가져야만 한다.

The human subjects must be free to immediately quit the experiment at any point when they feel physically or mentally unable to go on.

10. 이와 마찬가지로, 의료진은 만약 그 (시험의) 계속이 위험할 것임을 알게 되었다면 어떤 시점에서건 그 시험을 반드시 멈춰야만 한다.

Likewise, the medical staff must stop the experiment at any point when they observe that continuation would be dangerous.

이처럼 뉘른베르크 강령에서 등장한 피험자의 승낙 요구는 법적으로 완전한 능력을 갖춘 자에게 임상시험에 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고 그 정보를 이해한 상태에서의 자의적(자발적, 자유로운)인 동의였으며, 이를 줄여서 간략히 ‘정보에 근거한 동의’(informed consent)라고 표현하곤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해 정보가 제공되었다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의・자발적이어야 하고, 제공된 시험 관련 내용의 충분한 이해가 전제되어야하고, 나아가 법적으로 이러한 동의를 위해 필요한 능력도 갖추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12)

4. 전범재판 후
1) 개요

전범 재판의 검사역이었던 테일러(Telford Taylor)는 허용되는 의료시험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1949년 ‘Doctors of Infamy’라는 책자에 기고한 자신의 글을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약 20여 년간 위 강령은 그리 주목받지 못했고, 심지어 무시되었다고 평가되기도 한다.13)

하지만 뉘른베르크 강령의 핵심사항인 피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받은 승낙・동의가 의학적 연구나 임상시험의 전제라는 요구는 보다 일반화되어 사회 내에서 자기결정권의 존중이나 자율성과 같은 인식을 높이는 작용도 하게 되었다. 달리 말해 종래 의사의 손에 자신의 운명・생명을 맡겼던 사람들이 20세기 후반에는 인권의 존중, 타인의 의사 존중, 윤리와 의료 영역에서 인간 존엄성의 특별한 고려 등을 통해 환자의 자율적 결정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그 자율성을 환자나 개인의 권리로까지 인식하게 되었던 것이다.14)

특히 2차 세계대전 후 진단의학과 치료방법의 개선을 위하여 급증한 임상시험과 약품개발의 노력은 그 만큼 기대여명과 삶의 질을 높여 주었지만, 동시에 연구 활동과 임상시험에서 윤리적 문제는 의료계에서도 광범위한 관심의 대상이 되게 된다. 무엇보다 연방공중보건국(United States Public Health Service)의 주도하에 미국 남부 터스키기에서 행해진 흑인에 대한 비인간적인 매독생체실험(Tuskegee syphilis experiment)이 알려지면서 피험자에게 연구와 관련한 정보제공의 중요성은 물론 의료연구나 임상시험에서 의료윤리의 문제가 다시 한 번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다.

1964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임상시험을 하는 내과의사들에 대하여 뉘른베르크 강령에서 요구한 정보에 기초한 환자의 동의의 중요성을 강조한 헬싱키선언이 발표된 것이나, 1975년 도쿄회의에서 전문적이고 학제적인 외부기구, 즉 윤리위원회(Ethic Committee)의 공식적인 설립을 요구한 것도 그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15) 그 이후 인간을 포함하는 모든 임상시험・의학적 연구 프로토콜은 특별히 지명된 독립된 기구, 즉 연구나 시험의 주체(의사나 제약회사 등의 주체)로부터 독립된 위원회에 제출되어, 검토, 조언, 지적, 안내 등을 받도록 한 것이다.16) 여러 차례 수정된 헬싱키 선언의 가장 최근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2) 1964년 세계의사협회(WMA)의 헬싱키 선언

1964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18차 세계의사협회(WMA)에서 채택된 이른바 ‘인간대상을 포함하는 의학적 연구에 대한 윤리적 원칙들’(Ethical Principles For Medical Research Involving Human Subjects)이라는 ‘헬싱키 선언’(Declaration of Helsinki)은 그 후 9차례의 개정을 거쳤다.17) 현재 동 선언의 내용은 2013년 브라질 포르탈레자(Fortaleza)에서 개최된 제64차 총회에서 마지막으로 개정된 내용이다. 서문과 일반원칙들, 위험・부담・이익들, 취약한 집단・개인, 과학적 요구조건과 연구프로토콜, 연구윤리위원회, 프라이버시와 비밀, 정보에 기초한 동의(informed consent), 위약의 사용, 시험 후 규정, 연구등록과 결과의 출판과 전파, 임상시험에서 증명되지 아니한 침습이라는 총 12개의 항목을 나누고 총 37개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2002년 워싱턴에서 채택되고, 2016년 타이페이에서 개최된 67회 총회에서 개정된 ‘건강데이터베이스와 바이오뱅크・생체자원은행에 관한 윤리적 고려사항에 관한 타이페이 선언’(WMA Declaration Of Taipei On Ethical Considerations Regarding Health Databases And Biobanks)이 헬싱키선언을 보충하고 있다. 달리 말해 타이페이 선언은 특히 빅데이터, AI, IoA 등 4차 산업사회에서 임상시험의 방법과 인간의 정보 및 피험자의 보호와 관련하여 헬싱키 선언을 보완하는 내용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다.

헬싱키 선언 중 ‘정보에 기초・근거한 동의’(informed consent), 달리 말해 ‘임상시험에 대해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충분한 고려시간을 거친 후 자유로운 의사에 기초한 대상자의 자발적인 동의’라는 임상시험 허용조건의 의미는 Informed Consent라는 제목 아래 제25조부터 제32조까지 총 8개의 세부적인 내용으로 제시되어 있다.

Informed Consent

25. 의료적 연구에서 그 대상자로서(as subjects in medical research) 정보를 제공받은 동의를 할 능력이 있는 개인의 참여는 반드시 자발적(voluntary)이어야만 한다. 가족 구성원들이나 사회의 지도자들(community leaders)에게 자문을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고 하더라도 정보에 기초한 동의를 할 수 있는 개인은 누구도 그가 자유롭게 동의하지 않은 이상 연구 조사에 등록될 수 없다.

26. 정보에 기초한 동의를 할 수 있는 인간 대상(human subjects)을 포함한 의료 연구에서 저마다의 잠재적인 대상들은 반드시 적절하게 연구의 목적들, 방법들, 자본의 출처와 가능한 모든 이해 충돌들, 연구원들의 조직적인 제휴, 예상되는 연구의 이익과 잠재적인 위험, 그리고 그것이 수반할 수 있는 불편, 연구 후 조항들과 그 밖의 다른 연구의 중요한 측면들에 대해 정보를 제공받아야만 한다. 잠재적인 대상자들은 반드시 연구에 참여를 거절할 수 있는 권리 혹은 보복 없이 언제든지 참여에의 동의를 철회할 권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받아야만 한다. 정보의 제공에 사용된 방법들은 물론 개인인 잠재적 대상의 특별한 정보 요구들에는 특별한 주의가 기울여져야만 한다. 잠재적 대상이 그 정보를 이해했다는 것이 확정된 후, 의사 혹은 그 밖의 적절하게 자격을 갖춘 개인은 잠재적 대상의 자유롭게 주어진 정보에 기초한 동의(freely-given informed consent)를 구해야만 한다. 보다 선호되는 것은 문서로 하는 것이다. 만약 동의가 문서로 표현되지 않는다면 비서면 동의(non-written consent)가 공식적으로 문서로 기록되고 증인이 참석하여야만 한다. 모든 의학・의료적 연구의 대상들에게는 연구의 일반적인 결과와 산출들에 관하여 정보가 제공된 의견이 제공되어야만 한다.

27. 연구조사에 참여하기 위한 정보에 기초한 동의를 구하고 있다면 의사는 반드시 그 잠재적 대상이 그 의사와 의존적인 관계에 있는지 아닌지 혹은 협박・압력 하에 동의한 것인지 여부에 특별하게 주의를 기울여야만 한다. 그러한 상황들에서 정보에 기초한 동의이러한 관계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적절하게 자격을 갖춘 개인에 의해 획득되어야만 한다.

28.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할 능력이 없는 잠재적 연구대상자들에 대해서 의사는 반드시 법적으로 자격이 인정된 대리인으로부터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얻어야만 한다. 이러한 개인들은 그 잠재적인 대상에 의해 대표되는 집단의 건강을 증진하려고 의도된 것이 아니라면 그들에게 혜택을 줄 가능성이 없는 조사연구에는 포함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연구는 그 대신에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줄 능력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행해질 수는 없다. 그리고 그 연구는 단지 최소한의 위험과 최소한의 부담만을 수반해야 한다.

29. 만약 정보에 근거한 동의(consent)를 할 수 없는 것으로 간주되는 잠재적인 연구대상이 연구의 참여에 관한 결정에 찬성(assent)할 수 있는 경우라면, 의사는 법적으로 권한을 인정받은 그 대리인(legally authorized representative)의 동의에 추가하여 그 찬성의 의사표시를 구해야만 한다. 그 잠재적인 대상의 부동의(dissent)는 존중되어야만 한다.

30. 예를 들어 의식 없는 환자와 같이 동의를 할 수 있는 신체적 혹은 정신적 무능력인 대상을 포함하는 시험연구는 단지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하는 것을 막는 신체적 혹은 정신적 조건이 연구 집단의 필수적인 특성인 경우에만 시행될 수 있다. 그러한 상황들에서 의사는 필히 법적으로 권한이 주어진 대리인으로부터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모색해야만 한다. 만약 그러한 대리인이 가용하지 않고, 그 연구는 연기될 수 없다면, 연구프로토콜에서 정보에 입각한 동의를 제공할 수 없는 조건을 가진 대상자(피험자)를 포함하는 구체적인 이유가 명시되어 있고, 그 연구가 연구윤리위원회에서 승인된 경우라면, 그 연구는 정보에 근거한 동의 없이 진행될 수 있다. 연구에 계속 남겠다는 동의는 가능한 빨리 그 대상자로부터 혹은 법적으로 권한이 인정된 대리인으로부터 반드시 얻어야만 한다.

31. 의사는 환자 치료의 어떤 측면이 그 연구에 관련되어 있는지에 대해 완전하게 정보를 제공하여야만 한다. 환자가 연구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거나 연구에서 빠져나오겠다는 환자의 결정은 결코 환자와 의사의 관계에 불리한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

32. 생체은행・바이오뱅크(biobank) 혹은 그와 비슷한 저장소(repository)에 포함된 물질 혹은 데이터에 관한 연구와 같이 식별가능한 인체 물질 또는 데이터를 사용하는 의료 연구의 경우에 의사는 그 수집, 저장 및/혹은 재사용을 위해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구해야만 한다. 그러한 연구에 대해 동의를 얻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실현이 어려운 예외적인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상황들에서는 단지 연구윤리위원회의 검토와 승인 후에만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제32조에서 바이오뱅크 등에 인체유래물이나 데이터를 저장, 재사용하기 위한 대상자의 동의요구, 대상자의 동의를 얻을 수 없는 경우 연구윤리위원회의 검토와 승인을 요구하는 등 비교적 최근의 논의도 담고 있는 것은 언급한 바와 같이 동 선언이 이미 9차례 개정되면서 그간의 변화를 반영한 때문인 것이다. 동의할 법적・사실적(육체적・정신적) 능력이 결여된 자에 대한 법적 대리인의 대리가 가능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한 구별도, 연구목적의 시험과 치료목적의 시험으로 구분할 때, 피험자에 대해 갖는 시험의 의미가 무엇인가와 관련한 논의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18)

헬싱키선언 이후에도 1966년 비쳐(Beecher)의 ‘윤리와 임상연구’(Ethics and Clinical Research19))라는 글에서는 정보제공 후의 동의 취득이라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임상시험들에 대한 고발이 있었고, 1932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악명 높은 Tuskegee 시험이 1972년 중단된 후 1979년에는 뷰챔프와 차일드레스(Beauchamp & Childress)의 생체의학(Biomedical Research20))의 원리가 발표되었다. 1990년 EU의 임상시험가이드라인(GCP Guideline)이 도입된 이후 EU국가들에서는 윤리위원회의 설치가 보편화되게 된다.

끝으로 현재 EU 차원의 임상시험과 관련한 규범에서 피험자의 동의와 의료윤리에 관한 내용을 발췌해서 살펴본다.

5. 유럽연합의회의 지침{Regulation (EU) No. 536/2014}

현재 유럽연합에서 통용되는 개념에 따를 때 임상시험(Clinical trials)은 ‘시험 중인 의약품(Investigational medicinal products; IMPs)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밝히거나 확정하기 위하여 인간 대상에게 시도되는 과학적으로 통제되는 연구’라고 정의된다. 이러한 임상시험이 EU 지역에서 실시될 때는 Clinical Trials Directive21)에 의해 관리된다. 이 지침은 인간에게 사용하기 위한 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할 때 관리기준과 관련한 회원 국가들의 법률, 명령과 행정규칙을 유사하게 맞추기(harmonization) 위하여 2001년 4월 4일 채택된 지침(directive)이다.

2006년과22) 2009년23)에 두 차례 개정되었고,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임상시험에서 지켜야 할 기본원칙은 1996년판 헬싱키선언에서 반영된 것과 같이 인권과 인간의 존엄성에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하고 있다. 동 지침에 따르면 임상시험 대상자의 보호(clinical trial subject’s protection)는 어떤 임상시험이건 그 시행에 앞선 동물학적 시험 결과에 기초한 위험산정, 윤리위원회와 회원 국가들의 주무관청에 의한 검사(screening), 그리고 인적 데이터의 보호에 관한 법규들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이 지침은 2014년 지침{Regulation(EU) No 536/201424)}에 의해 대체되었는데 그 이유는 EU 내에서 행해지는 임상시험과 관련한 각 회원국들의 규정들을 보다 더 조화롭게 만들자는 것이고, EU 내・외에서 행해진 임상시험을 거친 약물을 EU 시장에 시판할 것인지를 승인하는 절차에서 하나의 통일된 기준을 제시하여 윤리적인 임상시험의 기초를 마련하고, 인간에게 해악이 될 수 있는 임상시험이 이곳저곳에서 반복되는 불필요한 일을 막기 위해 관련 정보를 공유하자는 것이고, 향후 빅데이터와 AI시대를 내다보는 정보와 자료의 통합관리,25) 임상시험의 다양한 당사자들의 참여권의 확대와 접근 용이성의 강화 등을 함께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다.26)

동 규정의 모두에 등장하는 첫 번째 선언은 임상시험에서는 피험자의 권리들, 안전, 존엄과 웰빙이 보호되고 취득된 자료는 신뢰할 수 있고 확실해야 하며, 인간 대상자들의 이익이 모든 다른 이익에 우선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동 규정 제5장의 ‘대상자의 보호와 정보에 근거한 동의’(Protection of Subjects and Informed Consent)에는 제28조에서부터 다양한 피험자에 대한 임상시험에 특별하게 요구되는 개별 조건들을 설정하고 있다. 여기서는 제28조의 일반원칙과 제29조의 동의에 관한 부분만을 정리해 본다.

1) 일반 규칙(제28조)

임상시험은 우선 8가지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시행될 수 있는데, (a) 시험 대상자 혹은 공중보건에 대하여 예상되는 이익(the anticipated benefits)이 예견되는 위험이나 불편을 정당화하며, 이 조건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이 지속적으로 관리될 것, (b) 피험자 혹은 피험자가 법적으로 유효한 동의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법적 권한이 주어진 대리인(legally designated representative)이 제29조 제2항부터 제6항까지 나열된 사항에 대하여 정보를 제공받을 것, (c) (그 후) 동조 제1항, 제7항 및 제8항에 규정한 바와 같이 피험자 혹은 피험자가 법적으로 유효한 동의를 할 수 없는 경우 법적 대리인이 정보에 근거한 동의(informed consent)를 할 것, (d) EC의 관련 지침(Directive 95/46/EC)에 부합하는 신체적・정신적 완전성에 대한 대상자의 권리들, 프라이버시와 그들에 관한 데이터의 보호에 대한 권리가 보장될 것, (e) 임상시험은 고통, 불편, 두려움과 그 밖의 다른 예견 가능한 위험을 가능한 적게 함유하도록 고안되고, 위험임계값(risk threshold)과 고통의 정도(degree of distress)는 프로토콜에서 특별히 구체적으로 정의되고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될 것, (f) 피험자에게 제공되는 의료서비스는 적절한 자격을 갖춘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책임하에 이루어지고, (g) 대상자 혹은 대상자가 능력이 없는 경우 그 법적 대리인에게 필요한 경우에 추가적인 정보를 받을 수 있는 곳(contact details of an entity)이 제공될 것, (h) 재정적인 것을 포함하여 부당한 영향력(undue influence)이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자에게 가해지지 않을 것 등이다.

제28조 제2항에서는 임상시험을 주관(의뢰)하는 자・단체(the sponsor)는 대상자나 그 대리인에게 임상시험참여에 관한 동의를 받을 때, 해당 임상시험의 프로토콜에 나오지 않은 그(대상자)의 데이터를 단지 과학적인 목적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구할 수 있다고 하여 임상시험과 관련하여 취득된 개인정보의 추가 사용에 대한 사전 승낙을 얻도록 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동의는 언제라도 철회가능하고, 해당 정보의 사용도 정보보호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동조 제3항에서는 대상자 혹은 대상자가 동의할 능력이 없는 경우 법적 대리인은 언제라도 어떤 불이익도 받지 않고 어떤 정당한 이유제시도 할 필요 없이 임상시험 참가를 철회(중단)할 수 있으나, 반면에 그 때까지 진행된 활동이나 이전에 주어진 동의에 기초하여 수집된 정보에는 그 철회(중단)의사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하여 기존에 실시한 임상시험의 결과를 가치 있게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주고 있다.

2) 정보에 근거한 동의(informed consent)(제29조)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규정하고 있는 제29조 제1항은, 제2항에 상응하게 적절하게 정보가 주어진 후에, 정보에 근거한 동의는 서면으로 작성되어야하고, 날짜를 기재하고, 동조 제2항 (c)에 언급된 인터뷰를 행한 사람의 서명이 있어야 하고, 대상자 혹은 대리인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고 하여 서면 동의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나아가 피험자 혹은 대상자가 글을 쓸 수 없는 경우에는 적어도 1명의 중립적인 공정한 증인이 참석하고 있는 경우라면 적절한 다른 대체수단을 통해서 동의를 할 수 있고, 서면으로 기록될 수 있다고 하여, 글을 쓰지 못하는 피험자에 대한 동의 취득방법을 예정하고 있다.

물론 그런 경우에는 그 동의서에 증인이 서명하고 날짜를 기재하여야 한다. 피험자 또는 피험자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고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동의를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법적 대리인에게 문서의 사본이 제공되어야 하고, 동의가 행해지기 전에 임상시험에의 참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적절한 시간이 주어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Adequate time shall be given for the subject or his or her legally designated representative to consider his or her decision to participate in the clinical trial”). 숙고・숙려기간이 없는 동의는 사실상 연구자나 의뢰자에게는 편리한 일이겠으나, 한 시라도 어떤 새로운 약물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환자・보호자 혹은 지려천박한 미성년자나 경제적으로 힘든 보호자에게는 신중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29조 제2항에서는 대상자에게 동의를 얻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정보제공의 내용과 방법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즉 “대상자의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는 대상자 또는 대상자가 법적 능력이 없는 경우 그 법적 대리인에게 (i) 임상시험의 본질, 목적, 이익, 함의, 위험 및 불편사항, (ⅱ) 피험자의 보호와 관련한 피험자의 권리와 보호장치들, 특히 참가를 거부할 수 있는 권리와 언제라도 결과적으로 손해를 입지 않고 어떤 정당한 이유의 제공 없이도 임상시험 참가의사를 철회할 수 있는 권리, (iii) 임상시험에 대상자가 참여해야 되는 예상 기간을 포함한 임상시험이 행해지는 조건들, (iv) 피험자의 임상시험참가가 중단된 경우 추적 조치를 포함한 가능한 대체적 조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a).” 나아가 “(b) 주어진 정보는 문외한에게 포괄적이고, 정확하고, 명확하고, 관련성이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하며, (c) 해당 회원국의 법률에 따라 적절한 자격을 갖춘 조사팀의 구성원과의 사전의 인터뷰가 제공되어야 하고, (d) 동 규정 제76조 제1항에 규정된 바와 같은 피해보상제도(damage compensation system)에 관한 정보도 포함되어야 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EU내의 임상시험번호와 제6항에 따른 임상시험의 결과의 이용가능성에 대한 정보도 포함되도록(동조 제2항 e호) 하고 있다.

제29조 제3항은 “제2항에서 언급된 정보는 서면으로 준비되어야 하고, 피험자나 그 대리인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하고, 제4항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인터뷰에서는 특정 환자 집단이나 개인의 갖는 특별한 관심에 맞는 정보제공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하고 있다. 즉, 시험대상의 특성과 필요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대상자와의 면담에서는 그 대상자가 정보를 이해했다는 것을 확인해야만 하고(제5항), 임상시험 결과 요약은 물론 문외한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작성된 요약도 EU 데이터베이스에 제공될 것임을 알려주도록 하고 있고(제6항), 회원국의 국내법이 대상자와 그 법적 대리인 양자의 서명을 요구하는 경우, 그 해당 국가의 법이 우선됨을 밝히고 있다(제7항). 즉, 보다 강화된 요건을 요구하는 국가의 기준은 그대로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제8항에서는 미성년자의 법정 대리인 이외에 미성년자도, 만약 그가 의사형성과 정보의 평가가 가능한 미성년자라면, 임상시험 참가여부에 대한 그의 생각을 추가로 요구하는 회원국가의 법이 있다면, 그 법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히고 있다. 제7항과 같이 EU의 기준보다 더 엄격한 요건을 가진 나라는 그대로 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임상시험과 의학적 연구 등에서 피험자・시험 대상자의 동의 혹은 민사・형사법적인 문제가 발생한 경우 피해자의 동의가 임상시험의 허용조건이 된 것은 인류역사상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나아가 유럽의 지난 70여 년간의 임상시험 관련 가이드라인과 규정들은 피험자의 의사결정의 자유와 그 자유 행사의 전제로 충분한 관련 정보의 제공, 피험자의 안전보호, 그리고 투명성이라는 원칙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세부적인 내용을 요약하지 않더라도 피해자의 동의가 인정되기 위해서 어떤 요건과 전제들이 충족되어야 하는지는 지금까지의 관련 내용의 소개로도 충분할 것이다. 이제 아래에서는 우리의 관련 법제가 실질적으로 이러한 피험자를 존중한 임상시험을 원하고 있는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대표적인 관련 법률의 현황을 비교법적 검토를 통해 확인해 보기로 한다.

Ⅲ. 국내 관련 법령의 상태

1. 약사법과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 등장하는 피험자의 동의와 그 내용

약사법 제34조는27) 국내 임상시험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는데, 피험자의 동의와 관련해서는 제3항 제3호{“임상시험을 실시하기 위한 대상자의 모집 공고 시 임상시험의 명칭, 목적, 방법, 대상자 자격과 선정기준, 의뢰자와 책임자의 성명(법인명)・주소・연락처 및 예측 가능한 부작용에 관한 사항을 알릴 것”}를 들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정보제공의 대상은 모집공고의 대상이 되는 사람 전부이고, 공고되는 부작용의 내용은, 지하철 객차에 게시된 공고물에서 볼 수 있듯이, 1∼2줄을 넘지 않은 부작용에 관한 안내뿐이다. 1588 번호나 02 국번으로 어느 곳에서 정확하게 피험자를 모집하는지도 알지 못하게 하는 공고가 지배적으로 많다. 책임자는 학교명이나 재단명이 일반적이고, 아주 예외적으로 담당 의사나 직원의 이름이 게시되는 경우가 보이기도 한다. 연구책임자로 실명이 기재된 이런 공고를 보면 상대적으로 구체적이라는 느낌을 받기조차 한다.

구체적인 임상시험관련 내용은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에서 찾을 수 있는데, 동 규칙 제24조28)의 ‘임상시험계획의 승인’ 등의 규정을 보면 시험대상자 동의서 서식을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서에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고(제1항), 별표 429)의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에 따르면 대상자의 동의(informed consent)는 “대상자가 임상 시험 참여 유무를 결정하기 전에 시험대상자 설명서를 통해 해당 임상시험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받고, 서명과 서명 날짜가 포함된 문서를 통해 본인이 자발적으로 임상시험에 참여함을 확인하는 절차를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시험대상자설명서”란 시험책임자가 임상시험 참여에 대한 대상자의 동의를 받기 위하여 대상자에게 해당 임상시험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담아 제공하는 문서라고 하는데, 그 문서에 담기는 “모든 정보”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이와 관련하여 2004년 1월 29일 제정되고 2005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생명윤리및안전에관한법률’의 제정 당시에는 피험자의 동의에 관한 관심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10여년이 지나고 2013년 이루어진 전면개정 법률(‘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3조에서 처음으로 ‘연구대상자등의 자율성과 자발적인 동의는 충분한 정보에 근거해야한다’(제2항)는 기본원칙을 도입하였고, 피험자의 사생활보호(제3항), 안전과 위험의 최소화(제4항), 취약한 환경에 있는 개인과 집단의 특별한 보호(제5항) 및 국제기준 수용의 노력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특히 동법 제16조에서는 ‘인간대상연구의 동의’라는 규정을 두어30) 국제적 기준에 못지않은 내용으로 피험자의 동의를 받기 위한 서면설명서와 동의서 징구에 대한 내용을 도입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내용은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관련 법률들과 하위 명령이나 규칙 등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과연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의약품 임상시험 영역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게 한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모든 정보’가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할 시행규정, 즉 2018년 3월 30일 최근 개정된 ‘의약품 임상시험 관리기준’(규칙 제30조 제1항 관련)에 등장하는 임상시험의 기본원칙은 어떤 내용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3. 임상시험의 기본원칙

가. 임상시험은 헬싱키선언에 근거한 윤리규정, 이 기준 및 관계 법령에 따라 실시하여야 한다.

나. 임상시험에서 예측되는 위험과 불편을 충분히 고려하여 대상자 개인과 사회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그 위험과 불편보다 크거나 이를 정당화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임상시험을 실시하여야 한다.

다. 과학과 사회의 이익보다 대상자의 권리・안전・복지를 먼저 고려하여야 한다.

라. 해당 임상시험용 의약품에 대한 임상 및 비임상 관련 정보는 실시하려는 임상시험에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마. 임상시험은 과학적으로 타당하여야 하며, 임상시험 계획서는 명확하고 상세히 기술하여야 한다.

바. 임상시험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승인한 임상시험 계획서에 따라 실시하여야 한다.

사. 대상자에 대한 의학적 처치나 결정은 의사・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의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아. 임상시험 수행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받고, 해당 업무 분야와 관련한 경험을 갖고 있어야 한다.

자. 임상시험 참여 전에 모든 대상자로부터 자발적인 임상시험 참가 동의를 받아야 한다.

차. 모든 임상시험 관련 정보는 정확한 보고, 해석 및 확인이 가능하도록 기록・처리・보관되어야 한다.

카. 대상자의 신상에 관한 모든 기록은 비밀이 보장되도록 관계 법령에 따라 취급하여야 한다.

타.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별표 1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에 따라 관리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승인한 임상시험 계획서에 따라 사용되어야 한다.

파. 임상시험은 품질보증이 이뤄질 수 있는 체계 하에서 실시되어야 한다.

앞에서 살펴본 유럽의 여러 규정에 등장하는 내용을 복제라도 한 듯한 문구들은 친근하게 다가오는 한편, 피험자의 동의를 받기 위한 이른바 ‘완전한 정보의 제공, 그 정보의 충분한 설명과 이해, 그에 근거한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자발적 동의’를 염두에 둔 기준을 전혀 찾을 수가 없다는 특징도 보인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서 선언한 내용은 발견할 수 없다는 말이다.

과연 이러한 기준이 피험자의 정보에 근거한 동의를 받는데 어떤 기능을 하며, 피험자인 인간보호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지, 그나마도 규칙에 별표로 등장하는 기준이 과연 어떤 규범적 역할을 해 낼 수 있을 지까지 굳이 논급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법률・시행령 그리고 규칙과 그 별표 등에서는 인간대상시험 동의서 양식조차도 발견할 수 없다.

무엇보다 생명윤리법이 프로파간다(propaganda)라는 의심을 받지 않도록 구체적인 실천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2. 임상시험 관련 규정 위반의 법적 효과

그렇다면 임상시험과 관련한 현행법의 이런 느슨한 요구조건이라도 이를 위반하면 그 법적 효과는 무엇인지도 중요한 관심사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약사법 제93조 이하의 벌칙 규정을 보면 동법 제34조의 임상시험등의 계획 승인 등에 관련한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으로는 동법 제34조제1항 본문・제3항제1호・제4항을 위반한 자를 처벌하는 제94조 제1항 제3호(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와 양벌규정이 전부이다. 그나마 피해자의 동의를 받기 위한 전제로 제공되는 정보제공과 관련한 제3항 제3호의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공고의 요구사항을 위반한 경우는 처벌규정마저도 없다.

물론 동법 제98조 과태로 처벌 규정 제1항 제4의4호에서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옳지 않은 정보, 대충적은 공고문, 부작용의 고지도 제대로 되지 않은 임상대상자 모집공고를 게시했을 때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는 행정벌로 대응하면 된다는 모양이다.31)

약사법 제34조 제1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24조도 제1항 제9호에서 제출서류로 ‘시험대상자 동의서 서식’이라는 문구를 둔 것이 전부이고, 결국 동의서 서식을 제출하기만 하면 그 내용과 주어진 정보가 무엇인지와 무관하게 형사법적 책임은 물을 수 없다는 구조로 보인다는 것이다.

3. 임상시험으로 발생한 생명・신체 등에 대한 침해・위험에 대한 처벌 규정

나아가 약사법 어디에서도 위법 혹은 규칙 위반의 임상시험으로 인한 피험자의 생명과 신체의 완전성 침해나 위태화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찾을 수 없다. 예를 들어 약사법 제34조 제6항(“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제1항 전단 및 후단에 따라 승인을 받은 임상시험이 그 승인을 받은 사항에 위반되거나 임상시험에 대하여 중대한 안전성・윤리성 문제가 제기되는 경우에는 임상시험을 중지하거나 임상시험의 용도로 의약품등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해당 의약품등을 회수・폐기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을 위반하여 해당 약물을 이용한 임상시험을 강행했을 경우 동법 제94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달리 말해 임상시험으로 인해 피험자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침해・위험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형법의 관련 규정(고의 혹은 과실범)을 통해 처리하겠다는 입법자의 의사가 표현된 것이라고 하겠다.

그런데 국내의 약사법과 유사한 내용을 규정하고 있는 독일의 약품유통에 관한 법률(AMG: Gesetz über den Verkehr mit Arzneimitteln) 제40조는 국내법과 비교할 때 피험자 동의를 위한 정보제공의 내용과 범위 등 임상시험의 일반조건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고, 제95조 이하에서는 처벌규정으로 형벌과 과태료(Bußgeld) 조항을 두고 있는데, 예를 들어 동법 제5조에서는 의심되는 약물을 유통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하지만, 이를 통해 다수 사람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하거나 타인을 생명 침해의 위험, 중상해 등의 위험에 노출시키거나, 커다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기 위한 경우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할 수 있는 가중 규정도 마련하고 있다(제95조 제1항).

달리 말해 국내 관련 법령의 태도는 실질적으로 전혀 적절한 비판을 받지 않은 채 의사와 의료기관, 그리고 임상시험의뢰자와 국가기관(식약청 등)간의 신청과 승인(허가)에 초점이 맞추어져 만들어진 것으로, 여전히 고식적인 형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대법원 판결 선례에서도 임상시험과 관련한 형사판결례는 필자의 노력으로는 발견할 수 없었다.

적어도 법률에 규정되어야할 내용과 지침에 맡겨도 될 내용을 구분하고, 법적 규범력을 가질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준칙을 설정해 주고, 그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로는 형벌과 행정벌 양자 중에서 어느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피험자의 안전과 투명성의 제고라는 현대적 요구에도 부응할 수 있는 개선의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Ⅳ. 맺는 말

나찌의 의사들에 대한 뉘른베르크의 형사절차(Nuremberg Medical Trial; NMT)가 진행 중이었던 1947년 7월 17일, 피고인 바이글뵈크(Wilhelm Beiglböck)에 대한 최종 변론에서 변호인 슈타인바우어(Gustav Steinbauer)는 다하우(Dachau) 강제수용소에서 벌어진 수용자들에 대한 반인권적 임상시험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비엔나 일반병원의 출입문 위에는 ‘환자의 건강과 위로를 위해’(Saluti et solatio aegrorum) 헌정되었다는 말이 적혀 있습니다. 이 말은 의사들에게 그들의 직무 수행에 있어서 가장 높은 성취를 하도록 요구할 뿐만 아니라 의학 연구 분야에서도 가장 큰 성공을 위한 동기가 됩니다. 이론(시험)과 실천(치료)은 살아있는 인류의 한 부분이 되기 위해 함께 합쳐졌습니다. 비엔나 대학의 영광을 전 세계에 퍼트린 모든 이름에 대해 언급한다면 필자의 과업의 한계를 넘어 설 것입니다. 그러나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그들의 침투는 언제나 용기와 희생을 요구하는 위험한 기획들이었습니다.…”32)

입에 담지 못할 악행을 범한 의사들에 붙잡혀,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위험한 최전선에서 용기와 창의성으로 무장하고, 자기희생을 기꺼이 감수하는 의사들을 망각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 달라는 말일 것이다. 이러한 의사의 수고가 제대로 평가되기 위해서라도 국내의 임상시험・의학적 연구와 관련한 규정은 세계적인 수준에 비견하게, 실질적으로(!) 개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개발과정은 평균 10년에서 15년이 걸리며, 평균 12억 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하여 10,000개 후보물질 중 1개 확률로 신약허가를 진행하게 된다. 그런 재원과 시간의 투자로 만들어진 의약품이 그 과정과 절차의 문제로 EU시장에 문을 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그들이 요구하는 조건을 갖춘 규범을 마련해야하는 것이다. 임상시험을 쇼핑하는 블루 오션이 우리나라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결국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라는 평범한 상식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아직도 2개월이나 남아 있는 2018년 지난 9개월간 임상시험이 승인된 연구계획은 총 480여건이라고 한다.33) 그에 상응하게 전체 임상시험(의약품 임상시험) 중대 이상 약물 보고 건수도 가파르게 증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34) ‘신뢰하지만 검증하라’거나 ‘믿는 것도 좋지만 더 좋은 것은 통제하는 것’이라는 지혜가 임상시험의 세계리더로 성장하겠다는 국내 관련 단체와 업계는 물론, 입법자의 머릿속에 강한 자극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임상시험을 둘러싼 광범위한 관련 분야의 관심 중에서 특히 피험・피해자의 동의와 관련하여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을 종합해 볼 때, 필자의 생각에는, 국내의 임상시험 관련 법령・규칙 및 지침 등을 2020년 데이터베이스의 접근성이 완전히 해결된 후 새롭게 시작될 EU의 임상시험 정책에 부합하도록 개선하고, 추상적인 규정들은 구체화하고, 처벌 규정을 보다 세분화・합리화하는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 개선되어야 할 내용은 앞서 살펴본 지난 70년간의 외국의 임상시험・의학연구 관련 규정의 변천과정에 관한 소개에서 충분히 제공되었다고 생각된다.

그러한 자기통제적인 개선노력이 결국에는 보다 안전하고 보다 신뢰받고 보다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의약품(임상시험) 선진국의 위상을 가져다주는 정도(正道)일 것이기 때문이다.

각주(Footnotes)

* 이 논문은 2015학년도 경북대학교 복현학술연구비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 This research was supported by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Bokhyeon Research Fund, 2015.

1. 2018.6.19. 식약처 보도자료 참조.

2. 최근 Wiener klinische wochenschrift라는 오스트리아에서 발간되는 잡지에는 2017년 3월 2∼3일 비인 의과대학에서 개최된 국제회의에서 발표된 원고들을 종합한 “Medical Ethics in the 70 Years after the Nuremberg Code, 1947 to the Present”라는 제목의 특별호가 게재되었다(2018.6.8. 온라인 출판). 다양한 관점에서의 의료윤리적 문제들이 다루어지고 있어 일독을 권한다.

4. 파기환송된 주법원의 판결에서 집도한 의사는 중상해에 대해 무죄선고를 받았다. 이에 대해서는 RGSt 25, 375.

12. 사실 대법원도 의사의 수술과 관련한 환자의 유효한 동의, 즉 의사의 과실의 부존재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다음과 같이 충분한 설명, 숙고 그리고 자유로운 결정이라는 기본구조를 사용하고 있다: “환자의 수술과 같이 신체를 침해하는 진료행위를 하는 경우에 의사는 질병의 증상, 치료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 등에 관하여 당시의 의료수준에 비추어 상당하다고 생각되는 사항을 설명하여 당해 환자가 그 필요성이나 위험성을 충분히 비교해 보고 그 진료행위를 받을 것인지의 여부를 선택하도록 함으로써 그 진료행위에 대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대법원 1994. 4. 15. 선고 92다25885 판결, 대법원 2002. 10. 25. 선고 2002다48443 판결 등 참조). …즉 환자는 치료행위 과정에서의 수혈의 필요성 내지 수혈을 하지 아니할 경우에 야기될 수 있는 생명 등에 대한 위험성, 수혈을 대체할 수 있는 의료 방법의 효용성 및 한계 등에 관하여 의사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고, 이러한 의사의 설명을 이해한 후 진지한 의사결정을 하여야 하고…”(대법원 2014. 6. 26. 선고 2009도14407 판결).

15. 독일어권에서는 1978년 최초로 독일 Münster 대학 의과대학에 그러한 윤리위원회가 설치되었고, 오스트리아는 1979년 비인대학(University of Vienna)의 의학부에 처음으로 그러한 자문기구인 윤리위원회가 설치되었다.

16. 개관하기에 좋은 글로는 Druml, ibid., S. 219-220.

18. 이외에도 1979년 미국의 Belmont Report, 1996년 (International Conference on Harmonisation, Guideline for Good Clinical Practice, E6), 1997 Council of Europe, Oviedo Convention and Protocols, 2001 European Commission, Clinical Trial Directive (Directive 2001/20/EC), 2002 CIOMS, International Ethical Guidelines for Health-related Research Involving Humans, 2004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Trial Registration, 2005 UNESCO Universal Declaration on Bioethics and Human Rights, 2014 Regulation (EU) No. 536/2014 repealing Directive 2001/20/EC, 2017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Data Sharing 등에서 임상시험과 관련한 관심의 흐름과 변함없이 강조되는 근본 원칙에 대한 내용을 찾아 볼 수 있다(Druml, ibid., S. 219ff.).

19. Beecher, Henry K., Ethics and Clinical Research,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1966, 274: 1354-1360.

20. Tom L. Beauchamp & James F. Childress, Principle of biomedical ethics, Oxford University Press, 1979.

21. DIRECTIVE 2001/20/EC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4 April 2001.

22. Regulation(EC) No 1901/2006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2 December 2006 (Official Journal L 378, 27.12.2006)

23. Regulation(EC) No 596/2009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8 June 2009 (Official Journal L 188, 18.7.2009)

24. Regulation (EU) No 536/2014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6 April 2014 on clinical trials on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 and repaling Directive 2001/20/EC

25. https://clinicaldata.ema.europa.eu/web/cdp/home : 2018.10.5. 최종 방문.

26. 2020년이면 유럽 전역 차원의 통합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일반의 접근이 가능해질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유럽의약청(European Medicines Agency; EMA)의 설명자료 https://www.ema.europa.eu/human-regulatory/research-development/clinical-trials/clinical-trial-regulation 참조(2018.10.5. 최종방문).

27. 현행 법률은 2018.10.24.까지 유효하고, 2018.10.25.부터 시행되는 규정, 2020.2.9. 시행되는 법률까지 이미 공고된 상태이다. 특히 2018년 10월 25일 시행 법률은 임상시험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 통합하여 임상시험에 참가하려는 자에 대한 정보제공을 보다 충실히 하고, 임상시험 관련 서류 보관 관리 등과 관련한 형사처벌 규정의 개정과 관련된 경우로 여기서는 2018.10.25. 시행법률을 기준으로 한다.

28. 2018년 4월 25일 시행규칙

29. 2018년 3월 30일 개정

30. 제16조(인간대상연구의 동의)① 인간대상연구자는 인간대상연구를 하기 전에 연구대상자로부터 다음 각 호의 사항이 포함된 서면동의(전자문서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를 받아야 한다. 1. 인간대상연구의 목적, 2. 연구대상자의 참여 기간, 절차 및 방법, 3. 연구대상자에게 예상되는 위험 및 이득, 4.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사항, 5. 연구 참여에 따른 손실에 대한 보상, 6. 개인정보 제공에 관한 사항, 7. 동의의 철회에 관한 사항, 8. 그 밖에 기관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동의 능력이 없거나 불완전한 사람으로서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연구대상자가 참여하는 연구의 경우에는 다음 각 호에서 정한 대리인의 서면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경우 대리인의 동의는 연구대상자의 의사에 어긋나서는 아니 된다. 1. 법정대리인, 2. 법정대리인이 없는 경우 배우자, 직계존속, 직계비속의 순으로 하되, 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이 여러 사람일 경우 협의하여 정하고, 협의가 되지 아니하면 연장자가 대리인이 된다. ③ 제1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기관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연구대상자의 서면동의를 면제할 수 있다. 이 경우 제2항에 따른 대리인의 서면동의는 면제하지 아니한다. 1. 연구대상자의 동의를 받는 것이 연구 진행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연구의 타당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는 경우, 2. 연구대상자의 동의 거부를 추정할 만한 사유가 없고, 동의를 면제하여도 연구대상자에게 미치는 위험이 극히 낮은 경우, ④ 인간대상연구자는 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서면동의를 받기 전에 동의권자에게 제1항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여야 한다.

31. 언급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6조를 위반한 경우에 대해서도 동법은 전혀 처벌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34. http://www.fnnews.com/news/201703161616166962 : 2018.10.1. 최종 검색

참고문헌(References)

1.

Frewer, Andreas, Das Recht auf Gesundheit in der Praxis. Von der Forschung zur internationalen Therapie, in : Andreas Frewer/Heiner Bielefeldt, Das Menschenrecht auf Gesundheit: Normative Grundlagen und aktuelle Diskurse, transcript Verlag, 2016 .

2.

Offer, Miriam, Jewish medical ethics during the Holocaust: the unwritten ethical code, in: Czech (Ed.), Medical Ethics in the 70 Years after the Nuremberg Code, 1947 to the Present, 2018 .

3.

Weindling, Paul, From the Nuremberg "Doctors Trial" to the "Nuremberg Code", Czech (Ed.), Medical Ethics in the 70 Years after the Nuremberg Code, 1947 to the Present, 2018 .

4.

Druml, Christiane, Bioethics in Austria and its European context, Czech (Ed.), Medical Ethics in the 70 Years after the Nuremberg Code, 1947 to the Present, 2018 .

5.

World Medical Association .

7.

DIRECTIVE 2001/20/EC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4 April 2001 .

8.

Regulation(EC) No 1901/2006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2 December 2006 (Official Journal L 378, 27.12.2006) .

9.

Regulation(EC) No 596/2009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8 June 2009 (Official Journal L 188, 18.7.2009) .

10.

Regulation (EU) No 536/2014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6 April 2014 on clinical trials on medicinal products for human use, and repaling Directive 2001/20/EC .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