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미국 연방입법권1)을 지닌 미국 연방의회 의원2)의 임기는 2년이며, 연방의회 의원 의석은 435석이다. 연방의회 의원 선거 2회 중 1회는 미국 대통령 선거시기와 일치한다. 미국 대통령 선거시기와 일치하지 않는 해에 실시되는 연방 하원의원 선거와 연방 상원의원 선거를 통칭하여 ‘중간선거’라고 한다. 미국 연방 입법부에서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 중반에 연방 정치에 대한 미국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를 묻는 의미를 가진다.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있어서 선거권자 연령은 18세 이상이고, 연방의회 의원 피선거권자 연령은 25세 이상이어야 하며, 의원 후보자는 7년 이상 미국 시민이어야 하며, 선거시 그 주의 주민이어야 한다.3)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원 의석수는 435석이며,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실시하여 조사 결과에 따라 인구에 비례하여 50개 주에 연방의회 의원 의석수를 배분한다.4) 알래스카주, 노스다코타주, 버몬트주, 와이오밍주의 선출의원 정원은 각 1명으로 가장 적고, 캘리포니아주는 선출의원 정원은 53명이 된다.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원 선거제도는 소선거구제를 취하며, 선거구 획정은 주에서 담당한다.
국가마다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은 법에 상이하게 규정되어 있다.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을 헌법에 규정하는 국가도 있고, 법률에 규정하는 국가도 있다. 독일 연방의회 의원선거에 있어서 피선거권 연령은 민법상 성년의 나이인 만 18세 이상이다.5) 프랑스 피선거권 연령과 관련하여, 상원의원 피선거권 연령은 만 24세 이상이며, 하원의원 피선거권 연령은 만 18세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다. 일본의 피선거권 연령과 관련하여, 참의원 의원은 만 30세 이상이어야 하며, 중의원 의원은 만 25세 이상이어야 한다.6) 본고에서는 미국 연방헌법상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요건과 자격박탈에 관해 고찰해 보고, 우리 입법에 있어서 참고할 부분이 있는지를 탐색해 본다.
Ⅱ. 미국 연방헌법상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요건
미국 연방헌법상 연방의회 의원 피선거권 자격 조항이 규정된 연혁을 살펴보면, 미국 헌법기초자들은 처음에 미국 연방헌법에 연방의회 의원 자격에 관해 최소한의 자격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1787년 미국 헌법 제정에 큰 공헌을 한 사람인 알렉산더 해밀턴(Alexander Hamilton)은 연방의회가 연방의회 의원 자격요건에 개입할 권한이 없다는 취지로 연방주의자 논집(the Federalist Papers)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 있다.7)
연방의회 의원에 선출될 사람의 자격요건은 헌법에 규정되어 있으므로, 이를 입법부(연방의회)가 변경할 수 없다.8)
후에 미국의 제4대 대통령이 되는 제임스 매디슨(James Madison)은 1787년 연방헌법협약(Constitutional Convention)에서 국민이 국민의 대표자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연방의회 의원 선거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그리고 연방의회 의원 수를 임의대로 제한할 수 없게 함으로써 귀족정이나 과두정을 방지하기 위해 연방헌법에 연방의회 의원의 최소한의 피선거권 자격요건만 규정할 것을 주장했다. 매디슨(J. Madison)은 공화당 정부가 강조하는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 연방의회 의원의 최소한의 피선거권 자격요건을 정할 것을 주장했다.
대중적인 선택을 받는 대표자는 누가 되어야 하는가? 자신의 지역을 사랑하고 시민들이 신뢰할 수 있어 추천할만한 사람이다. 재산, 출생, 종교적 신앙, 직업 등은 사람들의 판단을 억누르거나 생각을 좌절시키지 못한다.9)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과 관련하여, 헌법기초자들은 유권자들에게 선거권을 부여하고, 새로운 국가에서 “국민들 스스로 통치받기를 원하는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는 기본적이고 민주적인 원칙을 관철하기 위해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을 두었다.10) 미국 연방대법원은 연방의회에서 공무를 수행하게 되는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을 정하기 위해 미국 헌법기초자들은 선거원칙11)을 정립하려고 노력하였으며, 이러한 원칙들은 2가지 중심사상으로 축약된다고 판시하였다. 첫째, “우리는 모든 사람이 선거할 수 있는 기회를 지녀야 한다는 평등사상을 강조한다.”12) 둘째, “우리는 국민에게 주권이 있고, 주권은 연방정부의 대표자를 자유롭게 선출할 권리를 국민에게 부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제로 한다.”13)
미국 연방대법원은 연방의회 의원이 연방헌법상 피선거권 자격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관해 판단한 바 있다.14) 이하에서는 미국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자 연령, 시민권, 거주요건에 관해 살펴본다.
1787년 연방헌법협약 체결과정에서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연령이 논쟁이 되었다. 연방의회 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입후보할 수 있도록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요건을 완화하기를 원했던 헌법기초자들의 생각과 연방의회에서 직무를 할 의원들은 국가의 중요사항을 결정하므로 생각과 경험이 풍부한 연령이 높은 사람들이 선출되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생각 간에 타협이 필요했다.
조지 메이슨(George Mason)은 1787년 6월 22일 연방헌법협약에서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연령을 최소 21세 이상 또는 25세 이상으로 변경할 것을 제안했다. 메이슨(G. Mason)은 21세 미만인 사람의 정치적 견해는 상당히 미숙하고 실수하기 쉬워 연방의회 의원으로서 공적 행위를 함에 있어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15) 연방헌법협약에서 제임스 윌슨(James Wilson)은 어떠한 형태로든 피선거권을 침해하는 입법을 반대했으며, 젊은 인재에게 공직의 기회를 박탈하고 야망을 좌절시킬 수 있는 높은 연령의 피선거권 자격요건을 반대했다.16) 25세 이상의 사람이 연방의회 하원의원 피선거권 자격을 가질 수 있게 자격요건을 설정하려는 의도는 1787년 연방헌법협약 대표단에 의해 채택되었다. 제임스 매디슨(James Madison)은 연방의회 하원의원의 연령이 25세 이상이어야 하며, 연방의회 상원의원의 연령은 30세 이상이어야 한다는 피선거권 자격에 관해 연방주의자 논집(the Federalist Papers)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연방 상원의원은 최소 30세 이상이 되어야 한다. 또한 연방 하원의원은 25세 이상이어야 한다. 이러한 양원 의원의 구별의 타당성은 상당히 광범위한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그 성격상 안정성을 요구하는 상원의 신탁 성질에 기인한다. 또한 상원의원은 이러한 이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연령에 도달해야 할 것을 필요로 한다.17)
연방헌법상 피선거권 연령 자격요건은 하원의원과 상원의원의 입후보 자격이라기보다는 공직 수행 자격이라고 법원 판례에서 계속적으로 유권해석되었다. 즉, 피선거권 연령 자격은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이 되어 선서를 하고 직무를 시작할 시점에 충족되어야 한다. 종종 연방하원과 연방 상원은 헌법상 피선거권 연령에 도달했는지를 회기 개회시에 자격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시기적으로 연기해 주었다. 예를 들어, 1935년 러쉬 D. 홀트(Rush D. Holt) 상원의원은 상원의원 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29세 밖에 되지 않아 상원의원 선거시와 상원 첫 회기 개회시에 상원의원으로 재직할 수 없었다. 상원에서 상원의원 선임을 위한 선서를 하고 공직을 시작하기 위해 상원의원 자격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연령이라는 피선거권 자격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방 상원은 홀트가 30세가 될 때까지 자격 증명서 제출을 연기할 수 있도록 허가해 주었다.18)
연방 상원의원과 유사하게 연방 하원의원의 ‘연령’ 자격 문제와 관련하여, 하원의원의 임기 개시시에 연령 자격 증명서를 제출해야 하는지가 문제되었다. 하원의원은 공직 개시 시점에 자격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예를 들어, 1859년 켄터키 주의 존 브라운(John Y. Brown) 하원의원에게는 연방의회가 헌법상 피선거권 연령 요건을 충족할 때인 1860년 12월 연방의회 차기 회기 개회시까지 의원직 선서를 연기해 주었다.19)
결국 미국 연방헌법 제1조 제2항 제2호에서는 연방 하원의원의 피선거권 연령에 관해 “누구든지 연령이 25세 미만인 자 … 는 하원의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였고, 미국 연방헌법 제1조 제3항 제3호에서는 연방 상원의원의 피선거권 연령에 관해 “누구든지 연령이 30세 미만인 자 … 는 상원의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였다.
1787년 연방헌법협약에서 헌법기초자들이 중요하게 논의하고 관심을 가졌던 것은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 중 시민권 소지 여부였다. 조지 메이슨(George Mason)은 연방의회 의원의 시민권 소지 요건과 시민권 취득 후 장기간의 필요요건과 관련하여, “이민자들을 위해 문호를 넓게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메이슨은 “외국인과 모험가들이 우리에게 적용될 법을 제정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20)
이러한 주장은 외국인을 연방의회 의원으로 선출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고,21) 미국에 장기간 거주하지 않은 외국인은 자신의 본국에 더 애착이 있을 뿐, 미국에 위험스러운 존재이라는 생각에 미국인과 구별되고 미국 정부의 생각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우려가 연방헌법협약 대표자들의 지지를 받았다.22) 그리하여 1787년 연방헌법협약에서 “장래에는 연방의회 의원 자격이 미국 시민에 국한되어야 한다.”는 게리(Gerry)의 주장은 관철되지 못했지만, 연방 하원의원에게는 7년, 연방 상원의원에게는 9년 이상의 시민권 소지 요건이 채택되었다.23) 연방헌법협약에서 연방의회 구성에 있어서 우수한 계층 사람들이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이민가지 않도록 상당한 기간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게 해야 하고, 미국의 자유를 사랑하고 미국이 축복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민을 장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24)
시민권 취득 요건으로서, 미국 원주민 또는 미국에서 ‘자연적으로 출생한’ 시민(출생에 의해 또는 출생시 미국 시민권을 지닌 사람)과 외국인으로 출생하여 미국 귀화과정을 거쳐 ‘귀화한’ 시민 모두가 포함된다고 해석되었다. 연방의회는 입법에 의해 헌법에서 규정한 공직 자격요건을 변경할 수는 없지만,25) 연방의회는 헌법상 귀화에 관한 통일된 입법을 제정할 권한을 명시적으로 부여받고 있다.26) 시민권에 대한 법적 규율을 개정하기 위해서는 연방의회가 입법권을 행사함으로써 귀화에 의한 시민권 취득 요건을 조정하고 개정할 수 있다. 연방의회는 시민권 자격요건을 충족하는 데 필요한 요건을 개정하여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연령 자격요건과 유사하게, 연방의원 선임을 위해 증명서를 제출하고 선서할 때, 시민권 자격요건이 충족되는지 여부에 관해 연방하원과 연방상원 간에 판례상 차이가 있다. 연방하원에서는 선거 당시 7년간 시민권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적격’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11월 연방의회 선거에서 당선되었고 새로운 의회의 새 회기에도 7년간 시민권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차기 회기가 개회될 때까지 공직 선서를 연기해 주었다.27) 그에 반해, 연방 상원의원 자격요건과 관련한 초기 판례에서 2명의 상원의원이 실제 공직 선서를 하였으나, 그 당시 아직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사건에 있어서 상원의원의 자격이 없고 그러한 선출은 무효라고 판결하였다.28) 상원의원의 연령 자격요건과 관련된 초기 1700년대와 1800년대 초반 선례와는 달리, 1935년 이후에는 연방 상원의원 당선은 자격요건을 충족할 때까지 공직 선서를 연기하는 방식을 취하지 않고, 9년간 시민권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라도 공직 선서를 할 수 있게 되었다.29)
연령 및 시민권 자격요건과는 달리, 거주 자격요건에 관하여는 선거시 주의 주민이어야 하는 거주요건을 필수적인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연방헌법 제1조 제2항 2호(선거시 선출되는 주의 주민이어야 함)와 제1조 제3항 3호(선거시 선출되는 주의 주민이어야 함)에서는 명시적으로 연방의회 의원으로 선출시 주민이어야 함을 규정하고 있다.
‘주민’이라는 용어의 헌법적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었다. ‘주민’이라는 용어는 1787년 연방헌법협약에서 ‘거주자’라는 용어로 대체되었으나, 수정안에서 두 단어가 모두 불명확하지만 ‘주민’이라는 용어는 비록 그 사람이 종종 그 주에 일시적으로 거주하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상당기간 동안 사적 또는 공적 일로 인하여 거주하지 않을 수도 있고, 주(州)의 행위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제임스 매디슨(James Madison)의 주장에 의해 주민으로 채택되었다.30) 일반적으로 비거주자를 선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수의 대표자들의 의사에 의해 결정된 용어인 주민이나 거주자라는 용어는 기술적·법적 정의에 있어서 큰 논쟁거리라는 이유로 일부 주 대표자들은 주민이나 거주 자격요건을 규정하는 것을 거부했다.31) 그러나 조지 메이슨(George Mason)은 연방의원은 그 주(州)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다른 주(州) 출신이 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주민이나 거주자 요건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거주요건이 없는 경우, 다른 주(州)의 부유한 사람이 자신의 주에서 낙선한 후에 다른 특정 주에서 선출되기 위한 수단으로 공의회에 입성할 수도 있다. 이것이 영국 하원의원 선거구에서 발생한 관행이다.32)
거주요건에 관한 연방헌법 조항에 대해 토론한 헌법기초자들의 헌법적 우려는 정치적 다수의 이익을 위해 임의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주(州)와 관련하여 실질적인 요건을 규정하고자 하는데 있었다. “일정한 기간 동안 주(州)에 물리적으로 현존해야 하거나, 계속적으로 일정한 기간 동안 현존해야 하는지 여부는 결정적인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렇게 엄격하게 규정하게 되면 그 주(州)에 거주하는 연방의원 후보자를 배제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33)
그러나 ‘거주’란 거주의 상태로서 특정한 조치가 필요하지 않으며, 물리적으로 주(州)에 있거나 주(州) 외부에 있든 무관하다는 것이다. 미국 상원의원이나 하원의원 자격요건으로서 헌법상 명시적인 또는 묵시적인 ‘지속적’ 거주요건은 없으므로 미국 상원의원 또는 하원의원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해당 주의 주민이거나 해당 주에 거주하면 된다. 미국 연방헌법 초안에서 연방의회 의원의 지속적인 거주요건에 대해 논의되었지만, 1년, 3년, 7년 동안 주(州)에 주민 내지 거주자이어야 한다는 지속적인 거주요건 주장은 선출시 주의 주민일 것을 선호하는 헌법기초자들에 의해 모두 거부되었다.34) 연방헌법협약에서 거주요건과 관련하여 최종 발언자였던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윌리엄슨(Williamson)은 일정 기간 주민이거나 거주할 것을 반대하였다.
거주기간 요건 규정에 반대한다. 새로 이주해 온 주민이 의원으로 선출될 경우, 그의 행동을 선거구 주민들은 보다 철저히 감시하는 눈으로 지켜볼 것이므로, 그는 선거구 주민들의 의사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일할 것이다.35)
1964년 피에르 샐링거(Pierre Salinger) 상원의원 선거 사건에서 일부 상원의원들은 상원의원 피선거권자인 샐링거(Salinger)가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 입후보자로서 충분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연방 상원의원 피선거권자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캘리포니아 주 법률에 의하면, 캘리포니아 주의회 의원 후보자에게 필요한 피선거권자 자격으로서 캘리포니아 주에 장기간 거주해야 하는데, 샐링거는 그렇게 장기간 거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원은 ‘규율위원회의 의원 특권 및 선거 분과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주(州)법은 연방 상원의원직의 헌법적 자격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연방 상원을 기속할 수 없으며, 따라서 주법이 연방헌법에 명시된 연방 상원의원 피선거권 자격인 선거시 선출되는 주의 주민이어야 한다는 요건 이외에 ‘지속적인’ 거주요건을 추가적으로 요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미국 연방헌법에서는 연방의회 의원에게 ‘지속적인’ 거주요건을 요구하지 않고, 연방의회 의원 피선거권자 자격으로서 주에 토지나 재산을 소유하여야 한다는 요건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헌법기초자들은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자 자격요건으로 재산을 요구하는 것을 거부했다.36) 따라서 연방의회 의원이 그 주에 재산을 소유해야 하는 요구사항은 없으며, 그 주에 자신의 재산을 소유하는 것은 필수적인 의무나 요구사항이 아니다. 즉, 연방헌법상 요구사항은 ‘선출될 때’ 그 주의 주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의회 의원은 재임기간 동안 워싱턴 DC지역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으며, 연방법에서는 연방의회 회기에 참석하기 위해 연방의회 지역에 임시 거주지를 인정하고 있으며, 그 임시 거주지를 세금 부과의 관할권 인정 거주지로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연방의회 의원에게는 자신의 주 법률에 의거하여 소득에 따른 세금이 부과된다.37)
1787년 연방헌법협약에서 연방의회 의원의 거주요건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 결국 미국 연방헌법에는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요건으로 선거시 주의 주민이어야 한다는 규정만 두었지,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으로 ‘지속적인’ 거주요건을 규정하지 않았다. 특정 주법이나 주 헌법조항이 연방헌법의 조항과 다르게 규정하였더라도, 예를 들어 특정 공직의 피선거권자가 되려면 상당기간 동안 당해 주(州)에 거주해야 한다고 규정하였더라도, 미국 상원의원이나 하원의원으로 선출되면 당해 주는 그 의원직을 상실시킬 수 없다.38) 1964년 피에르 샐링거 상원의원 선거 사건에서 샐링거는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명시되어 있는 ‘당선자’로서 주의 피선거권 후보자 자격을 충족시킬 만큼 상당기간 캘리포니아에 거주하지 않았기 때문에 샐링거가 캘리포니아 상원의원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연방 상원은 규칙위원회의 특권·선거 소위원회의 조사결과에 따라 주법이 연방헌법상 연방 상원의원 자격을 결정함에 있어서 상원을 기속할 수 없으며, 연방헌법에 명시된 상원의원 자격에는 지속적인 거주요건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39)
연방법원의 판결에 의하면, 주들이 선거권 행사요건이나 피선거권 자격요건으로 지속적인 거주요건을 법에 규정하더라도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요건으로 지속적인 거주를 요구할 수 없다고 하였다. 지속적인 거주요건과 관련하여 소송이 제기될 때 그러한 주법 조항은 연방법원에 의해 파기되었다.40) 연방법원은 연방의회 의원 후보자가 선거일 전에 거주지를 합법적으로 다른 주로 이전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연방의회 의원 후보자가 부적격한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왜냐하면, 연방의회 의원이 되기 위해 그 주에 장기간 거주할 필요는 없고, 연방의회 의원 후보자는 원래 선출된 주로 복귀하여 재거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선거시 그 해당 주에 거주자라면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은 충족된다.41)
미국 연방헌법에는 미국 연방의회 의원 후보자가 연방의회 구역에 거주하거나 거주해야한다는 조건은 없다.42) 연방의회 의원 후보자는 입후보하는 주의 주민이어야 한다는 규정만 있다. 연방의회 의원 피선거권 자격으로 연방의회 구역에 거주할 것을 추가적으로 요구하는 주 법령에 대해 소송이 제기되었을 때, 연방법원은 그 법령을 위헌으로 판단하였다.43)
수정헌법 제14조에 따라 특정한 반역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중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연방헌법상 연방의회 의원 자격이 박탈되지 않는다. 따라서 유죄판결을 받은 사실이 주법에 따라 연방 공직후보자를 연방선거에서 그 자격을 배제하는 요건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즉, 유죄판결을 받은 중범죄자를 공직에 입후보할 수 없게 하거나 결격사유로 규정하여 주 법령에 연방의회 의원 후보자 자격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규정할 수 없다.44) 특정인이 연방의회 의원으로 선출되었을 때 주(州)는 연령, 시민권, 주의 주민이라는 3가지 헌법적 자격요건을 충족한다면 그 사람이 중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헌법상 연방의회 의원 자격을 갖춘 것이다. 지속적인 거주요건과 유사하게, 주(州)는 연방 하원의원 후보자나 연방 상원의원 후보자의 자격을 법으로 규정할 수 있지만, 연방의회 의원 자격을 주법으로 규정할 수 없기 때문에 연방의회 의원 중에 유죄판결을 받은 중범죄자가 있을 수 있다.45)
주가 연방의회 의원의 임기를 제한하는 법규정을 제정하거나 임기 제한을 간접적으로 관철하기 위해 현직 연방의원들에게 선거상 불이익을 주는 주 행위는 미국 연방헌법에 반하는 연방의회 의원 자격에 대한 추가적인 자격요건 부과로서 위헌이다.46) 이러한 연방의회 임기 제한 입법과 관련하여, 1700년대에 연방의회 의원 임기 제한이나 ‘로테이션’ 의원 임기는 1787년 연방헌법협약에서 논의되었지만 채택되지는 않았다. 연방의회 의원에 대한 임기 제한의 추가적인 자격요건은 부과할 수 없다. 연방의회 의원의 임기 제한을 위해서는 연방헌법 개정이 필요하다.47)
몇몇 주 법률조항에서는 해당 주(州)의 선출직 또는 임명직 공무원이 주(州)에 있는 동안뿐만 아니라 해당 주(州)의 공직 잔여 임기 동안 또는 임기 만료 후 6개월 내지 1년 등 일정기간 동안 해당 주의 선출직 또는 임명직 공무원이 다른 연방 공직에 재직하거나 입후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러한 주 법률조항은 주 공무원이 주 공직에 있는 동안 당파적 정치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소위 ‘입후보 금지법’과 다른 것이며, 주 공무원이 연방의회 의원에 입후보하기 전에 주 공직에서 사임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 법률조항은 현재 주 공무원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기간 동안 주가 부과한 연방의회 의원 입후보 자격에 대한 절대적인 금지조항으로 기능한다. 주지사나 주 판사 등 주 공직자가 연방의회 의원직에 입후보하려는 것을 제한하고 있는 이러한 주 법률조항은 위헌적인 자격요건이 될 수 있다.48)
Ⅲ. 미국 연방의회 의원 자격박탈
미국 연방헌법에는 연방의원 피선거권 자격에 대한 명시적 요건(연령, 시민권, 주의 주민)을 규정한 것 이외에 연방의회 의원의 자격박탈 규정이 있다. 미국 수정헌법 제14조 제3항에는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하거나 또는 적에게 원조나 편의를 제공한 자는 누구라도 연방의회의 상원의원이나 하원의원 ⋯에 취임할 수 없다.”고 규정하여 연방의회 의원에 대한 자격박탈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연방의회 의원 자격박탈은 연방의회 의원 3분의 2의 찬성으로 취소할 수 있다.
미국 수정헌법 제14조 제3항은 1866년 연방의회에서 발의되었으며, 1868년 반란에 가담했던 사람들 또는 남북전쟁 동안 연합군에 대해 반란을 한 사람들을 처벌하기 위해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서, 비준에 필요한 주(州)들의 동의를 얻음으로써 수정헌법에 규정되게 되었다. 남북전쟁과 관련하여 수정헌법에 새롭게 규정되었지만, 미국 수정헌법 제14조 제3항은 반란행위의 경우 적에게 지원이나 원조를 한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어 상당히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규정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연방의회는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하거나 또는 적에게 원조 또는 편의를 제공한 자의 공직 취임 박탈을 연방의회 각 3분의 2의 찬성으로 취소할 수 있도록 수정헌법을 개정하였다.
미국 연방헌법상 ‘폭동이나 반란’에 가담하거나 적에게 ‘원조 또는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가 어떠한 행위인지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았다. 즉, 연방헌법에는 이러한 폭동이나 반란 행위에 적용가능한 정의 규정을 두지 않았다. 또한 공직 취임을 박탈하기 위해 폭동이나 반란 행위임을 입증하기 위한 증거로서 무엇이 필요한지도 불분명하다.49)
미국 연방헌법 제1조 제6항 2호에서 “미국에서 연방 상원의원이나 하원의원은 재임기간 동안 어떠한 미 합중국 공직도 보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이중 공직 보유를 금지하는 규정이며, 연방헌법에 내재된 권력분립원리50)를 공지하고 실현하기 위한 조항이다. 이러한 연방헌법 조항은 연방의회 의원의 재임기간 동안 미국 연방에서 이중 공직 보유를 금지하는 것이지, 연방정부 공직에 입후보하는 것을 금하는 것은 아니다.51) 다만, 연방 행정부 공직자가 연방 하원의원이나 연방 상원의원이 되려면 연방 의원 선서를 하기 전에 연방 행정부 공직을 사임해야 한다.52)
연방하원의 탄핵소추와 연방상원의 탄핵재판은 미국 모든 공직에 적용된다. 연방헌법 제1조 제3항 7호에서는 “연방상원의 탄핵재판에서 유죄판결은 공직의 해임, 명예직·위임직의 박탈, 보수를 지급하는 공직의 박탈 이상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미국 연방헌법상 탄핵조항에 따른 상원에서의 유죄판결이 내려지면 자동으로 공직에서 해임되지만, 연방 공직의 박탈이 탄핵 유죄판결의 일부인 경우에는 그 공직 박탈 여부를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탄핵 유죄판결에 대해서는 연방상원의 다수결 동의가 있어야 한다. 탄핵되어 공직에서 해임된 연방공무원은 유죄판결의 효과로 연방 상원에 의해 연방 공직이 박탈되며, 유죄판결의 효과로서 연방 하원의원 또는 연방 상원의원 자격이 배제될 수 있다.53)
미국 연방헌법 제6조 제3항에서는 “연방 상원의원과 하원의원, 각 주 의회의원, 행정부, 입법부 및 사법부의 모든 연방 및 주 공무원은 이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 선서 또는 확약이 요구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연방의회 의원 및 연방공무원이 하는 선서 또는 확약은 연방법에 구체적으로 성문화되어 있다.54) 연방 하원의원 당선인 또는 연방 상원의원 당선인은 연방헌법상 요구되는 공직 선서를 하기 전까지, 아직 하원의원이나 상원의원이 아니다. 당선인의 선서 불이행 또는 불능이 일시적이며 영구적이지 않은 경우, 연방하원 또는 연방상원은 가능한 경우 당선인이 선서를 하도록 기다릴 수 있으며, 비정상적인 경우 연방하원 또는 연방상원은 공직 선서의 관리 권한을 공무원에게 위임할 수 있다.55) 그러나 특별한 상황에서는 당선인이 전혀 공직 선서를 할 수 없거나 고의로 공직 선서를 하지 않거나 공직 선서를 거부하는 경우, 연방하원 또는 연방상원은 과반수 투표로 ‘공석’이라고 선언할 수 있다.56)
Ⅳ. 결 론
-
미국 연방헌법에 명시적으로 규정된 미국 연방 상원의원 또는 연방 하원의원의 피선거권 자격요건은 3가지이다. 즉, 피선거권자 연령(하원 25세, 상원 30세), 시민권(하원 7년, 상원 9년), 선출시 주의 주민이어야 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연방헌법에 규정된 연방의회 의원의 피선거권 자격과 관련하여 여러 차례 해석·판단해 오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연방헌법 개정 없이는 연방의회 의원 피선거권 자격요건에 대해 추가적 자격요건을 부가하거나 변경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57)
미국 연방헌법 제1조 제5항 제1절 제1문에서는 연방의회가 그 소속 의원의 당선, 득표수, 피선거권 자격을 판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주(州)는 연방의회 의원직에 대해 연방헌법상 규정된 자격 이외에 추가적인 자격요건을 부과할 권한은 없지만, 투표용지 디자인, 투표용지에 후보 배치, 투표 보안조치, 투표용지에 정당 공천의 지명절차, 무소속 및 새로운 정당·소수정당 후보자들의 선거 접근요건, 부정선거 방지 등을 미국 연방헌법(제1조 제4항 제1문)상 ‘시간, 장소, 방식’에 의한 규율을 통해 연방 공직선거 관리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있다. 연방의회 의원 후보자는 주 또는 연방의회 구역에 거주, 지속적인 거주, 중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 주가 연방의회 의원의 임기 제한의 법제정 등으로 연방의회 의원 자격이 박탈되지 않는다.
-
국회의원 피선거권자 연령과 관련하여, 우리나라 헌법 제25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담임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회의원 선거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법률로 위임하고 있다. 국회의원 피선거권을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법 제16조 제2항에서는 “25세 이상의 국민은 국회의원의 피선거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관해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선거에 입후보하여 당선되기 위한 권리로서 피선거권과 관련하여 어떠한 자격요건을 둘 것인지의 문제로서 피선거권자 연령 설정 문제는 “국회의원의 헌법상 지위와 권한, 국민의 정치의식과 교육수준, 우리나라 특유의 정치문화와 선거풍토 및 국민경제적 여건과 국민의 법감정 그리고 이와 관련한 세계 주요국가의 입법례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입법자가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판시하고 있다.58) 우리나라 「공직선거법」 제16조 제2항에는 국회의원 피선거권 연령을 25세 이상의 국민으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피선거권자 연령 설정에는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이 부여되어 있다. 그러나 세계 주요국가의 입법례를 살펴보면 국회의원(하원의원) 피선거권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정하는 경우가 다수이므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피선거권자 연령을 현행보다 하향할 필요가 있다.
-
우리나라 지역구국회의원 선출에 있어서 후보자에게 지역구 거주요건을 요구하는 것도 고려해 볼만하다. 미국 연방의회 하원의원의 경우 7년 이상 거주해야 하는 요건이 있고, 브라질 선거법에는 선거일 1년 전에 해당지역에 거주지 등록을 해야 한다. 또한 멕시코 연방선거기관 및 선거절차법에는 하원의원 선거구에 6개월 이상 거주해야 하며, 필리핀 통합선거법에는 하원의원 후보자는 1년 이상 지역구에 거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지역구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는 철새 정치인을 방지하기 위해 6개월 이상 또는 1년 이상 해당 지역구에 거주할 것을 요건으로 규정함이 적절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