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법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적용 범위에 대한 고찰*

김하림 **
Harim K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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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유) 세종 변호사
**SHIN&KIM LLC Attorney at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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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Dec 30, 2020; Revised: Jan 17, 2021; Accepted: Jan 20, 2021

Published Online: Jan 31, 2021

국문초록

카르텔의 참여자가 아닌 외부의 제3자가 카르텔에 관여하는 행위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제3자의 카르텔 관여행위를 어느 범위까지 규제할 것인가는 경쟁 정책상의 문제로서 입법자들의 결단이 필요한 사항이다.

카르텔 관여행위 규제와 관련한 각국의 입법례는 오랜 집행 경험이 축적된 필요의 산물이다. 국가마다 경쟁법 집행의 역사적 배경이 다르고 카르텔에 대한 인식이 상이하므로 그 논의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카르텔 외부 관여자 규제와 관련하여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은 카르텔 관여행위 중 교사행위뿐만 아니라 방조행위도 금지하고 있고, 유럽연합은 동일한 관련시장에서 경쟁하는 사업자가 아니라도 경쟁제한적 목적을 가지고 카르텔에 기여한 카르텔 조장·촉진자(facilitator)를 제재하고 있다. 한편, 일본은 지속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온 ‘관제담합(官制談合)’을 규제하기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여 국가나 지방 공공단체 직원의 카르텔 교사·방조행위를 제재하고 있다.

우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은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부당한 공동행위를 행하도록 한 사업자를 규제하고 있다. 법원은 입법경위, 공정거래법의 규범체계 및 침익적 행정행위에 대한 엄격해석 원칙에 따라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을 ‘교사행위 및 이에 준하는 행위’에 한정하여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이러한 법원의 해석론을 지지하더라도 ① 은밀하게 행해지는 카르텔 결의와 교사행위 간의 인과관계 증명의 어려움, ② ‘교사에 준하는 행위’ 의미의 불명확성, ③ 교사에 이르지 않은 방조를 포함한 카르텔 관여·조장·촉진행위를 한 사업자에 대한 규제 공백의 문제 등이 남는다. 그러나 행위 태양과 수단에 제한을 두지 않는 방조행위로까지 제재 범위를 확대할 경우 처벌 대상이 과도하게 확장되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현재 법원의 해석론이 가지는 규제 공백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사에 준하는 행위’의 해석을 보다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Abstract

The legislation of each country regulating third parties in cartel is the product of necessity with enforcement experience accumulated over a long time period. When it comes to involvement in illegal cartel conduct, the United States prohibit nots only incitement but also aiding another person in the commission of a crime; the European Union sanctions the facilitator who has contributed to the cartel with anti-competitive intent even if the facilitator is not a competitor in the same relevant market; and Japan limits sanctions those cases where employees of a state or local public organizations engage in incitement or aiding in an effort to regulate "state-led cartel" which has consistently caused social controversy.

The latter part of Article 19(1) of the MONOPOLY REGULATION AND FAIR TRADE ACT (“MRFTA”) regulates a business entity that causes another business entity to engage in illegal cartel conduct. In accordance with the legislative process, MRFTA system, and the principle of strict interpretation of invasive administrative acts, the court is of the position that it is reasonable to interpret the latter part of Article 19(1) of MRFTA as limited to "incitement or similar conduct." However, even following the court’s interpretation, questions remain such as (i) difficulty in demonstrating causation between cartel decisions and incitement carried out covertly, (ii) uncertainty of the meaning of ‘conduct similar to incitement’, and (iii) the problem of regulatory void with respect to a business entity that facilitates a cartel but in a manner that does not rise to the level of incitement.

However, if the scope of sanctions is extended to aiding that does not limit the form and means of conduct, confusion may arise whereby all business associates are suspected of violating the law.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further develop the interpretation of ‘conduct similar to incitement’ in order to resolve the limitations of the regulatory void left by the current interpretation of the court.

Keywords: 부당한 공동행위; 카르텔; 교사; 방조; 카르텔 조장·촉진행위;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 교사에 준하는 행위
Keywords: Illegal Cartel Conduct; Cartel; Incitement; Aid and Abet; Facilitating of a Cartel; Latter Part of Article 19(1) of the MONOPOLY REGULATION AND FAIR TRADE ACT; Conduct Similar to Incitement

Ⅰ. 서론

카르텔1)이 성립되고 종결되기 까지 카르텔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제3자가 배후에서 이에 관여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2) 이러한 카르텔 관여행위를 이유로 제3자에 대하여 법 위반 책임을 물을 것인지, 만일 그러하다면 다양한 스펙트럼의 관여행위 중 어느 범위의 행위까지 규제할 것인지는 정책적 판단 내지 입법적 결단이 필요한 사항이다.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전단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행한 사업자를 규제하고 있고, 후단은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한 사업자’를 규제하고 있다. 즉, 우리 입법자들은 카르텔의 직접 참여자는 아니나 외부에서 공동행위를 하게 한 사업자 역시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다.3) 그런데 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한 행위’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아 그 구체적인 적용 범위에 관하여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라고 함)와 법원 사이에 해석상 다툼이 존재하였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이 최초로 적용된 ‘주파수공용통신장치 구매입찰관련 4개 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건’(이하 ‘모토로라 사건’이라고 함)에서 “단순히 협조 또는 권장 등을 통해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도록 ‘유도·조정’하는 것만으로도 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하여 후단의 적용 범위를 상당히 넓게 인정하였다.4) 반면, 법원은 형사법상 교사(敎唆) 법리를 원용하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도록 교사하는 행위 또는 그에 준하는 행위만을 의미하고 다른 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단순히 방조하는 행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여 그 범위를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하였다.5) 이후 공정위는 법원의 법리를 수용하여 동 조항을 집행하고 있으나, 규정 자체의 모호성뿐만 아니라 법원이 설시한 ‘교사에 준하는 행위’의 의미가 구체화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이에 관한 해석상 의문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법원의 해석론을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교사에 이르지 않은 방조를 포함한 카르텔 조장·촉진행위(facilitating a cartel)를 한 사업자에 대한 규제 공백의 문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은 2004. 12. 31. 법률 제7315호로 개정되면서 도입되었으나,6) 우리나라에 비해 경쟁법 역사가 깊은 미국, 유럽연합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카르텔 관여행위자를 제재해 왔다. 따라서 위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검토함에 있어 미국, 유럽연합 경쟁당국의 규제 범위와 집행 동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우리 공정거래법과 규범 체계가 유사한 경쟁법을 운용하고 있는 일본의 입법례를 검토함으로써 바람직한 규제 방향과 관련하여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에 대한 법원의 해석론에 따를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바람직한 해석론을 모색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Ⅱ. 제3자의 카르텔 관여행위 관련 비교법적 검토

주요 국가의 카르텔 제재 형태는 카르텔에 대한 각국의 인식과 폐단에 대한 역사적 경험에 따라 매우 상이하다. 미국의 카르텔 규제는 형사 제재가 중심이 되는 반면, 유럽연합의 경우는 행정제재를 적극 활용한다. 한편, 일본의 경우 행정제재를 중심으로 하되 형사적 집행을 비교적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국가에 비해 우리와 유사한 점이 많다.7) 따라서 카르텔에 관여한 제3자에 대한 제재 역시 각국의 고유한 규범에 따라 상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하에서는 미국, 유럽연합, 일본 경쟁당국의 카르텔 관여자 규제범위와 그 법적 근거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미국

미국의 반독점법은 셔먼법(Sherman Act), 클레이튼법(Clayton Act), 연방거래위원회법(Federal Trade Commission Act)의 3대 축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카르텔에 대한 규제는 셔먼법 제1조를 통해 이루어진다. 한편, 연방차원의 독점금지법 및 경쟁정책을 집행하는 경쟁당국은 미국 법무부(Department of Justice) 독점금지국과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로 나누어지는데, 이 중 법무부 독점금지국은 셔먼법과 클레이튼법을, 연방거래위원회는 클레이튼법과 연방거래위원회법을 주로 집행한다. 요컨대, 미국의 카르텔 제재는 셔먼법 제1조를 바탕으로 미국 법무부에 의해 단독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독점금지법을 집행하는 국가 가운데 미국의 카르텔에 대한 형사적 제재 활용도는 단연 높을 수밖에 없다.8)

카르텔의 규제 근거인 셔먼법 제1조는 “주(state) 간 혹은 외국과의 거래 또는 통상을 제한하는 모든 계약, 공동행위 기타 형태에 의한 결합 또는 공모는 위법으로 그 같은 위반행위를 하는 모든 자는 중죄를 범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하면서, 이에 따라 카르텔 참여자 전원이 회사인 경우에는 1억 달러 이하의 벌금, 회사외의 자인 경우에는 100만 달러 이하의 벌금 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거나 법원의 재량으로 이를 병과하고 있다.9) 즉, 셔먼법 제1조 위반행위시 벌금 또는 징역이 부과되므로 이는 그 자체로 형사범죄를 구성한다.

그런데 셔먼법은 당해 법 자체에서 별도로 카르텔 교사 또는 방조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다만, 미국에 대한 범죄를 교사, 지원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미국연방법(United States Code) 제18편 제2조 제1항에 따라 셔먼법 위반행위에 수반하여 발생하는 카르텔 교사 또는 방조행위 등을 제재하고 있다. 미국연방법 제18편 제2조 제1항은 “미국에 대하여 죄를 범한 자 또는 그러한 범행에 대하여 지원(aids), 교사(abets),10) 조언(counsels), 지휘(commands), 유도(induces), 알선(procures)하는 자는 정범(principal)으로 처벌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11) 미국 법무부는 이 조항에 근거하여 카르텔 교사 또는 방조행위자를 처벌하고 있다. 해당 조항에 따라 연방범죄인 카르텔의 실행을 돕거나 야기한 개개인은 모두 정범으로 기소될 수 있다. 우리 형법체계 하에서 교사범과 방조범은 정범과 대비되는 공범의 범주에 속하는 것과 달리,12) 미국연방법은 직접정범과 교사범, 방조범을 모두 단일한 직접정범으로 취급하고 있다. 즉, 정범이 범죄를 실행한 경우 교사범 및 방조범은 정범과 함께 당해 범죄로 처벌받으며, 교사행위 또는 방조행위는 별도로 처벌되지 않는다.13) 이와 같이 정범과 공범을 구별하지 않는 영미법의 단일정범체계는 정범과 교사범, 방조범 구별의 어려움을 없애고, 이를 통해 법적용을 단순화하기 위한 목적에 따른 것이다.14)

미국 연방항소법원에 따르면, 교사 및 방조행위를 제재하기 위하여는 ① 교사 또는 방조행위에 대한 고의, ② 정범의 범죄실현에 대한 고의, ③ 교사 또는 방조행위의 실행, ④ 정범의 범죄 실행행위가 존재하여야 하나, 교사 및 방조행위의 수단 또는 방법과 관련한 특별한 제한은 없고,15) 교사자 또는 방조자가 정범의 실행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알아야할 필요도 없다.16) 미국 법원은 카르텔을 결의하도록 교사한 경우17) 뿐만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카르텔에 가담하여 그 실행을 지원한 경우18)에도 법 위반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카르텔 교사 또는 방조행위와 관련한 대표적인 사건은 미국, 일본, 독일 등 6개 흑연전극봉 업체들이 가담한 흑연전극봉 사건이다. 미국 법무부는 2001. 5. 10. 흑연전극봉 유통업체인 미쓰비시가 1992년부터 1997년까지 흑연전극봉 제조사들간의 가격 카르텔 등을 지원 및 교사한 행위가 셔먼법 제1조 및 미국연방법 제18편 제2조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여 미쓰비시를 기소하였고, 최종적으로 미쓰비시에게 134백만불의 벌금이 부과되었다.19) 미쓰비시가 흑연전극봉 제조업체들의 카르텔에 관여한 구체적 행위는 다음과 같다. 미쓰비시는 ① 흑연전극봉 제조사가 경쟁자들을 만나 판매 가격을 고정, 유지 및 안정화시키는 데 동의하도록 조언, 유도, 격려하였고, ② 흑연전극봉 제조업체들의 모임을 주선하고 이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기타 도움을 제공하였으며, ③ 카르텔 참여자들을 대신하여, 카르텔에 따른 가격으로 흑연전극봉을 판매하였고, ④ 카르텔을 지속하도록 하기 위해 고객과 다른 사업자들에게 카르텔의 존재를 은폐하였다.이상과 같이 미국은 제3자의 카르텔 관여행위를 연방법 제18편 제2조 제1항에 따른 위반행위로 포섭함으로써 카르텔과 동일하게 형사 범죄로 취급하고 있다. 특히, 연방법에 따라 금지되는 카르텔 관여행위는 교사뿐만 아니라, 지원, 조언, 지휘, 유도, 알선으로 다양한 범위의 관여행위가 규제 대상에 해당함을 확인할 수 있다. 요컨대, 미국의 경우 셔먼법 제정 당시부터 카르텔을 중범죄로 인식하였던 역사적·사회적 배경에 따라 카르텔에 관여한 제3자에 대하여 적극적인 형사제재를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유럽 연합

미국과 달리 유럽을 비롯한 대륙법계 국가는 전통적으로 협력과 연대를 중요시하는 상거래 관행으로 카르텔에 대한 도덕적 적대감이 크지 않았다.20) 따라서 유럽연합의 카르텔 규제는 비교적 경제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기조를 바탕으로, 개인이나 법인에 대한 형벌 부과보다는 행정제재를 활발히 운용하는 특징을 가진다.21)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부과하는 제재금(fine)22)은 절차적으로 법원이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행정벌의 성격을 가질 뿐이고,23) 형벌과 병과 되지도 않는다. 한편, 유럽연합의 경쟁법 집행체제는 유럽집행위원회가 위반행위의 조사와 제재 부과의 권한을 모두 갖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법 집행체제와 유사하다. 유럽집행위원회는 법위반 사업자에 대하여 행정벌로서 당해행위의 중지명령과 함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으나, 단일국가와 같은 완전한 형벌집행 체계를 갖추고 있지 못하므로 유럽연합기능조약(The Treaty on the Functioning of the European Union, 이하 ‘기능조약’이라고 함)24) 자체에 형벌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는 차이가 존재한다.25)

기능조약상 공정거래법 제19조에 대응하는 규정은 제101조 제1항이다. 해당 규정은 “회원국간의 거래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거나 경쟁을 방해, 제한 또는 왜곡하는 목적 또는 효과를 갖는 사업자간의 모든 합의, 사업자 단체의 결정, 동조적 행위는 금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26)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 자체에 카르텔 교사 또는 방조행위를 금지하는 명시적인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유럽집행위원회 및 유럽법원은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의 ‘사업자간의 합의’의 범위를 매우 넓게 해석하여, 이른바 ‘카르텔 조장·촉진행위’를 한 자에게 법위반 책임을 부과하고 있다.27)

유럽집행위원회가 최초로 카르텔 참여자 이외 제3자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 사례는 1980년 ‘이탈리안 캐스트 글라스(Italian Cast Glass) 사건’이다. 유럽집행위원회는 컨설팅 회사인 F-Unione Fiduciaria SpA(이하 ‘Fides Milan’이라고 함)가 유리 제조업체들 간의 생산량 합의 및 제조·마케팅 정보교환 행위를 용이하게 하고, 의도적으로 지원하였다는 전제하에 Fides Milan의 법위반 책임을 인정하였다.28)

이후 2003년 컨설팅회사인 AC Treuhand가 연루된 ‘유기과산화물(Organic Peroxides) 사건(이하 ‘AC Treuhand 1차 사건’이라고 함)’에서 유럽집행위원회가 카르텔 조장·촉진행위자의 법위반 책임을 인정하고 제재금을 부과하면서 카르텔 관여자 제재에 대한 법리가 구체화 되었다. 유럽의 유기과산화물 제조업체들은 1971년부터 1999년까지 가격고정, 시장분할 등의 합의를 하였다. AC Treuhand는 카르텔 참여업체들과 서비스계약을 체결하여 1993년 12월부터 1999년까지 이들에게 유기과산화물 제조 시장과 관련된 전문적인 통계자료 등을 제공하면서 카르텔에 깊이 관여하였다. 구체적으로 AC Treuhand는 ① 카르텔 참여자들의 모임을 주선하였고, ② ‘핑크 페이퍼’와 ‘레드 페이퍼’에 합의된 시장 점유율을 기재하여 카르텔 참여자들에게 배포한 후, 카르텔 증거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를 회수하였으며, ③ 시장 점유율을 확인하는 등의 방법으로 합의의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였고, ④ 유럽집행위원회의 조사를 방해하기 위해 모임 관련 비용을 지불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년간 카르텔 이행을 용이하게 하였다.29)

유럽집행위원회는 결정에서 AC Treuhand가 합의의 경쟁제한성을 분명히 인식하였고, AC Treuhand의 행위가 카르텔 실현의 기초가 되었으므로 EC 조약 제81조30)에 위반된다고 판단하였다.31) 아울러, 유럽집행위원회는 “카르텔 참여자들(cartel members) 뿐만 아니라 카르텔 조력자들(organizers or facilitators of cartels) 역시 제재 대상에 해당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32) AC Treuhand는 유럽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였으나, 제1심법원33)은 유럽집행위원회의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34)

제1심 법원은 해당 판결문에서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이 금지하는 사업자간 합의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시하였다. 제1심 법원은 ‘사업자간 합의’는 단지 경쟁을 제한하는 공조행위 또는 공모행위(coordinated or collusive conduct)를 지칭하는 표현일 뿐으로, 최소 2개 이상의 사업자가 공동의 의사에 따라 수행하는 광범위한 카르텔은 모두 이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아울러, 어느 한 사업자의 행위가 일방적이라고 해도 그 행위가 적어도 두 사업자의 일치된 의사를 보여주는 것이면 사업자간 합의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설시하면서,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이 합의에 이르지 않은 사업자들 간의 단순 협조행위인 ‘동조적 행위’까지 금지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사업자간 합의’의 의미 역시 광범위하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35)

이와 같이 제1심 법원은 ‘사업자간 합의’의 의미가 광범위하고 단일한 개념으로 해석되어야 함을 전제로, 실제 카르텔 행위를 실행한 사업자뿐만 아니라 단순히 법 위반행위를 공모하였거나 이에 연루된 사업자라도 다음 3가지 심사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공동의 법위반행위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구체적으로, 제1심 법원이 제시한 3가지 심사 요건은 ① 카르텔 참여자들이 추구하는 경쟁제한적 목적을 실현하는데 기여하기 위한 의사를 가지고 행위할 것, ② 카르텔 참여자들이 경쟁제한적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계획하고 실행하는 행위를 인지하거나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을 것, ③ 카르텔 가담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였을 것이다.36) 즉, 제1심 법원이 제시한 요건은 크게 (i) 주관적 요건, (ii) 객관적 요건으로 구분할 수 있는바, 카르텔에 가담한 제3자가 (i) 경쟁제한적 목적을 가지고 (ii) ‘부수적이고 소극적인 역할(a subsidiary, accessory or passive role)’이라도 직접 실행하였을 경우, 기능조약 제101조가 금지하는 사업자간 합의를 위반한 자에 해당하게 된다. 제1심 법원은 ‘부수적이고 소극적인 역할’과 관련하여 ‘제3자가 카르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인한 채 경쟁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경우’를 그 직접적인 예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제3자가 카르텔에 기여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지고 행위한 경우라면 아무리 부수적이고 사소한 행위라도 모두 기능조약 제101조 위반에 해당하게 된다.37) 이로 인해 제재 대상이 확대되는 문제와 관련하여, 제1심 법원은 제재금 부과 수준을 조정하는 방법으로 위법성과의 균형을 확보하는 것으로 이해된다.38)39)

이상과 같이, 유럽집행위원회 및 유럽법원은 기능조약 제101조상 카르텔 관여자를 제재하는 명시적인 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카르텔 관여자가 카르텔 참여자들과 수직적 거래관계조차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능조약 위반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즉, 기능조약 제101조의 취지에 반하는 경쟁제한적 행위에 가담한 이상 관련시장이나 사업활동의 내용을 불문하고 그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유럽집행위원회 및 유럽법원의 이러한 판단의 배경에는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이 합의에 이르지 않은 동조적 행위까지도 제재하고 있는 점,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 위반시 형벌이 아닌 순수한 행정벌인 제재금만 부과되는 점 등이 고려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3. 일본

일본법상 카르텔을 규율하는 기본법은 1947년에 제정된 「사적독점의금지및공정거래의확보에관한법률」(私的独占の禁止及び公正取引の確保に関する法律, 이하 ‘사적독점금지법’이라고 함)이다. 사적독점금지법은 입법의 형식과 내용면에서 우리 공정거래법 및 정책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으므로 이에 대한 비교법적 분석의 필요성과 실익은 크다고 할 수 있다.40) 사적독점금지법이 설정한 카르텔의 유형과 조문의 일부 체계는 우리 공정거래법과 유사하다. 예컨대, 사적독점금지법 역시 우리 공정거래법과 마찬가지로 사업자간에 이루어지는 카르텔 규제와 사업자단체에 의한 카르텔을 나누어 규율하고 있다. 카르텔에 대한 제재 측면에서도 일본 공정위에 의해 행해지는 행정처분이 중심이 되면서 형벌을 함께 부과하고 있다는 면이 우리와 유사하다.

우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응되는 개념은 사적독점금지법 제3조41)의 ‘부당한 거래제한’으로 사적독점금지법 제2조 제6항은 부당한 거래제한을 “사업자가 계약, 협정 기타 어떠한 명목을 가지는가를 묻지 않고 다른 사업자와 공동으로 가격을 결정·유지·인상하거나 또는 수량, 기술, 제품, 설비 또는 거래의 상대방을 제한하는 등 상호 그 사업활동을 구속하거나 또는 수행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에 반하여 일정한 거래분야에 의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42) 부당한 거래제한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사적독점금지법 제89조 제1호).

한편, 사적독점금지법은 카르텔 교사 또는 방조행위를 별도의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사적독점금지법 위반죄에 대하여는 형법의 교사, 방조 규정이 적용되므로(일본 형법 제8조43), 제61조,44) 제62조45)), 해당 규정에 따라 카르텔 교사 및 방조행위 역시 규제 대상으로 포섭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공정위는 사적독점금지법의 규정에 위반하는 범죄가 존재한다는 심증을 얻은 때에는 검찰총장에게 고발하여야 하는데(사적독점금지법 제74조 제1항, 제2항), 고발 대상은 미수죄(사적독점금지법 제89조 제2항), 범죄행위에 대한 형법상의 신분 없는 자의 공범, 공동정범, 방조범, 교사범 등을 포함한다.46) 아울러, 사적독점금지법은 카르텔 위반죄를 전속고발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사적독점금지법 제96조), 일본 공정위의 고발에 따라 카르텔 교사 또는 방조행위에 대한 형사제재가 이루어지게 된다. 실제 입찰담합 사건에서 일본 공정위의 고발에 따라 발주기관 측 관공서 직원의 카르텔 방조행위가 유죄로 인정된 사례가 존재한다.47)

종래 일본에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혹은 공공기관의 임직원들이 공공입찰에서 카르텔을 지시·유도·방조하는 이른바 ‘관제담합(官制談合)’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빚어왔다.48) 이에 일본 공정위는 다양한 유형의 부당한 거래제한 중에서도 특히 입찰담합을 가장 악질적인 위반행위의 하나로 간주하여 엄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왔다. 민관이 결탁한 입찰담합의 폐해가 고질적 사회병폐로 지목되어 온 독특한 경험 탓에 입찰담합에 대한 형사제재와 그 집행이 비교적 활발한 성향을 보이고 있다.49) 이러한 배경 하에 발주기관이 입찰담합에 관여한 경우 재발을 방지하고 조직적 대응책을 요구하기 위하여 2002년 7월 24일 의원 입법으로 다른 법제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내용의 「입찰담합등관여행위의배제및방지와직원에의한입찰등의공정을저해하는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入札談合等関与行為の排除及び防止並びに職員による入札等の公正を害すべき行為の処罰に関する法律, 이하 ‘입찰담합관여방지법’이라고 함)이 제정되었다.50)51)

입찰담합관여방지법은 제정 당시부터 국가나 지방공공단체의 직원 또는 특정 법인의 임직원이 ① 담합의 교사, ② 낙찰자 지명 또는 수주자에 관한 의향의 표명, ③ 입찰 또는 계약에 관한 비밀정보의 누설, ④ 특정한 담합의 방조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였다(입찰담합관여방지법 제2조 제5항). 그런데 이러한 법 집행에도 불구하고 관제담합이 근절되지 않자 2006년에는 법을 개정하여 발주기관 직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을 도입하였다. 즉, 직원이 자신이 소속된 기관이 행하는 경매, 대차, 도급 기타 계약의 체결에 관해 그 직무에 반하여 사업자 등에게 담합을 교사하거나 예정가격 등 입찰 등에 관한 비밀을 누설하는 등의 방법으로 당해 입찰 등의 공정을 해치는 행위를 행한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50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입찰담합관여방지법 제8조). 한편, 입찰담합관여방지법의 행위 주체는 국가 혹은 지방공공 단체의 직원 또는 특정법인(입찰담합관여방지법 제2조)52)의 임직원에 한하므로, 일반 사업자 소속 임직원의 카르텔 교사 또는 지원행위는 그 제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상과 같이 일본의 경우,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켜온 ‘관제담합’을 규제하기 위해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하여 공공기관 임직원의 입찰담합 교사 또는 방조행위를 적극 제재하고 있는 점이 주목할만하다.

4. 시사점

미국, 유럽연합, 일본 경쟁당국은 오랜 경쟁법 집행 경험을 바탕으로 각기 특수한 규범에 근거하여 카르텔에 관여한 제3자를 제재하고 있다. 비교법적으로 우리 공정거래법과 같이 카르텔 관여자 중 교사행위자만을 제재하는 보수적 입법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앞서 본 외국의 입법례와 집행태도를 우리나라에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해보고자 한다.

우선, 미국과 같이 형법상 교사, 방조 규정에 따라 카르텔 교사·방조행위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그러나 카르텔을 형사상 중범죄로 인식하는 미국의 사회적 배경 및 형사제재 중심의 규범체계가 우리와 매우 상이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경쟁법 집행 태도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또한, 미국의 경우 단일정범체계에 따라 정범과 교사범, 방조범 모두 동일하게 정범으로 처벌되므로 사실상 교사범과 방조범의 구별 실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교사범과 방조범 성립요건이 엄밀히 구별되고 교사범은 정범으로, 방조범은 종범으로 처벌되므로, 미국과 달리 교사범 및 방조범 구별의 필요성이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차이점을 고려할 때, 카르텔 방조행위로 까지 규제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심도 깊은 논의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유럽연합의 경우와 같이 우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전단의 금지범위에 부당한 공동행위 조장·촉진행위를 포섭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전단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가격 등을 공동으로 결정하기로 하는 사업자간의 합의’가 존재하여야 하는데, 부당한 공동행위에 관여하는 제3자와 합의 참여자들 간에는 위와 같은 내용의 합의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53) 반면, 유럽연합의 경우 기능조약 제101조 자체가 사업자간 의사의 일치가 없는 동조적 행위까지 명시적으로 제재하는 점을 고려할 때, 카르텔 관여행위가 ‘합의’에 명백히 해당하지 않더라도 ‘동조적 행위’로 포섭될 가능성이 높고, 유럽법원 역시 AC Treuhand 사건에서 이를 감안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54) 특히, 동조적 행위를 금지하는 취지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반경쟁적인 방식의 공모를 남용하여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의 적용을 회피하는 것을 금지하기 위한 것으로,55) 유럽법원은 유럽집행위원회가 조약 위반행위의 성격을 합의 ‘및 또는(and/or)’ 동조적 행위라고 두 가지에 걸쳐 규정짓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므로56) 합의와 동조적 행위가 명확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57) 반면, 우리 공정거래법은 동조적 행위를 별도로 규제하고 있지 않고, 우리 법원은 합의에 이르지 않은 정보교환행위 자체만으로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58) 이와 같이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의 ‘합의’와 법 제19조 제1항 전단의 ‘합의’의 의미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므로, 법 제19조 제1항 전단에 부당한 공동행위 관여행위를 포섭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경우, 지속적인 사회 문제로 조명되어 온 소위 ‘관제담합’ 근절에 초점을 맞춘 특별법을 제정하여 국가 혹은 공공기관에 소속된 임직원의 입찰카르텔 관여행위를 집중적으로 제재하고 있다. 이는 발주기관 공무원의 유찰방지 요청에 따라 들러리 입찰담합이 종종 발생하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입법정책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형법상 입찰방해죄(형법 제315조)로 발주처 임직원의 입찰방해 행위를 규제할 수는 있으나, 입찰방해죄의 성립 요건인 위계, 위력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입찰담합이 이루어졌을 경우에는 이를 입찰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된다고 볼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다.59) 이에 대해 판례는 비교적 소극적인 입장이어서, 담합금이 지극히 적은 경우 또는 담합의 목적이 일반적·구체적 사정으로 보아 일반 상거래에 있어서의 적정한 가격을 유지하고, 또 발주기관의 예정가격 범위 내에서 무모한 경쟁을 방지하려 함에 있는 경우에는 비록 금품을 수수한 경우라도 입찰의 공정을 해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는 소극적 입장이다.60) 따라서 발주기관 임직원이 위계, 위력의 방법으로 입찰담합을 교사, 방조하지 않는 한 우리 형법상 입찰방해죄에 포섭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61)

최근 공정위는 ‘한국수력원자력 발주 드림스 발전․구매․품질 웹 전환구축 용역 입찰 등 관련 2개 사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건’에서 발주처의 유찰방지 요청으로 인해 들러리 담합이 발생한 점을 감안하여 과징금 산정시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로 평가하여 2%의 부과기준율만을 적용하기도 하였다.62) 입찰담합 조사과정에서 위와 같은 발주처 직원의 관여행위가 지속적으로 적발되자, 공정위는 발주처 임직원의 입찰담합 관여·조장·교사 행위 실태 연구에 나섰고, 연구 결과 관련 제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공정거래법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63)

Ⅲ. 법원의 해석론에 따를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

1. 판례의 태도64)

법원은 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의미를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도록 교사하는 행위65) 또는 이에 준하는 행위’로 해석한 후, 교사행위의 특정과 관련하여 형법상 교사법리를 차용하고 있다. 즉, 형법상 교사범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정범으로 하여금 일정한 범죄의 실행을 결의할 정도에 이르러야”하므로66), 법원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기로 ‘결의할 정도’에 이르게 할 만한 교사행위가 존재하였는지를 기준으로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 위반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67) 그러므로 법원의 해석론에 따르면 부당한 공동행위를 조장 또는 지원하였으나 교사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는 제3자에 대한 제재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이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적용 범위를 교사 행위로 한정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68)

첫째, 2004년 공정거래법 개정시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도록 교사한 사업자에 대해서도 공정거래법 제19조를 적용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후단을 신설하였으므로 이러한 입법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후단의 범위를 교사하는 행위 또는 이에 준하는 행위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를 규정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4호는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불공정거래 등을 하게 하는 행위’와 ‘이를 방조하는 행위’를 구별하여 규정하고 있으나69),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에는 ‘방조하는 행위’가 별도로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공정거래법의 전반적인 체계에 비추어 방조행위는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이다.

셋째,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은 시정명령과 과징금 납부명령 등 침익적 행정행위의 근거가 되므로 언어의 가능한 의미 내에서 이를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70)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공정거래법상 모든 규제 조항이 침익적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이는 동 규정만의 특별한 성격으로 이해할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존재한다.71)

2. 법원의 해석론에 따를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검토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적용 범위에 대한 법원의 해석론을 따를 경우 아래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교사행위는 정범의 범죄 실행과 달리 그 배후에서 다양한 수단 및 방법을 통해 밀행적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피교사자의 범행결의 여부는 매우 주관적인 요소이므로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 이외에 이를 명확히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므로 범행 결의 여부를 그 핵심요건으로 하는 교사 법리는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제3자 관여행위를 규제대상에서 배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72)

둘째, ‘교사에 준하는 행위’의 의미 자체가 명확하지 않아 동 규정의 구체적인 의의나 적용 범위에 관한 해석상 다툼이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다. 법원은 ‘모토로라 사건’에서 교사 성립의 어려움을 의식하여 동조 후단의 적용 범위에 ‘교사에 준하는 행위’까지 포함한 것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법원이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제재 대상인 ‘교사에 준하는 행위’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관련 선례가 등장하기 전까지 그 의미의 불명확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셋째, 법원의 해석론에 따르면 정범으로 하여금 부당한 공동행위 결의에 이르게 하지는 못한 채 배후에서 공동행위의 성립 및 실행에 기여한 제3자를 제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러한 입법 공백의 타당성, 책임 범위를 방조행위로까지 확장할 필요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73)

Ⅳ. 바람직한 해석론 모색

1.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방조행위 제재 필요성 여부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규제 범위를 방조행위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견해의 주된 근거는 배후에서 공동행위에 조력하는 행위에 대한 규제 공백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74) 한편, 암묵적이고, 은폐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공동행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3자의 관여행위와 관련한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규정을 넓게 적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견해도 존재한다.75)

반면, 후단의 적용범위 확대를 반대하는 견해의 근거는 ① 방조행위의 무정형성 등을 감안하면 공동행위 외부 관여자가 단순히 방조에 머무른 경우까지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고,76) ② 공정거래법이 명시적으로 교사범 규정만을 둔 취지는 형법총론의 종범 등 일반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특별법적 결단으로 볼 수 있으며, ③ 종범 규정이 적용된다고 보면 일상적 비즈니스 전체가 수사기관의 감시 하에 놓일 우려가 커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엄밀한 제한해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77)

공동행위의 성립 및 실현에 기여하는 방조행위로 인해 공동행위 기간 및 규모가 확대되거나 경쟁제한성이 보다 강화되는 폐단이 발생함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아울러, 공동행위 참여자와 방조자가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어 공동행위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방조행위자에게도 귀속되거나, AC Treuhand 사건에서와 같이 제3자가 지원행위의 대가를 받는 경우 과징금 또는 벌금 부과를 통해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을 박탈할 필요성도 존재한다.

다만, 부정설이 적절히 지적하고 있는 바와 같이, 방조행위로까지 그 제재 범위가 확대될 경우, 공동행위 참여자를 둘러싼 일상적 비즈니스 관련자 전체가 법위반 혐의자가 되는 막대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방조행위는 정범이 범행을 한다는 정을 알면서 그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므로, 행위태양과 수단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78) 그런데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는 수많은 임직원 및 협력사들이 관여하게 되고, 특히 가격 등 거래조건 결정과 관련한 기업 조직 내 의사결정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업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범죄의 성립이 무정형적인 방조행위로까지 확대될 경우 지나치게 혐의 대상이 확대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형사처벌 대상인 부당한 공동행위는 전속고발제, 감면제도(leniency)들과 깊숙이 연계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방조행위로까지 제재대상을 확대하는 것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향후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에 대한 전속고발권이 부분 폐지되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공동행위에 단순 기여한 개인에 대해서 까지도 검찰 및 시민단체 등에 의한 고발이 가능해져 기업 및 관련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아울러, 일상적이고 중립적인 단순 지원행위와 가벌적인 지원행위를 구분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존재하므로 수사기관의 자의적 집행이 가능하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따라서 무리하게 규제 범위를 방조행위로 까지 확대하기 보다는, 일본의 경우와 같이 국내시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카르텔 관여행위 행태를 분석하여 경쟁정책상 규제 필요성이 높은 행위를 선별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공정위가 카르텔 관여행위 중 반복적으로 문제가 지적되어 온 발주기관 임직원의 카르텔 관여행위 규제여부를 검토하는 방향은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2. 교사에 준하는 행위의 의미

법원의 해석론을 지지할 경우, 사실상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적용 범위가 축소되어 규제의 실효성이 감소된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그러므로 현재 법원의 해석론이 가지는 규제 공백의 한계를 해결하기 위하여 ‘교사에 준하는 행위’ 부분에 주목하여 그 해석을 보다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즉, 합의 결의 여부와 무관하게 카르텔 관여자에 대한 규제가 가능한 경우를 상정할 필요가 있는바, 본고에서는 제3자의 관여행위 중 ‘강요’ 또는 ‘주도’ 행위를 교사에 준하는 행위로 포섭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하여 검토해보고자 한다.

1) 부당한 공동행위를 강요하는 행위

카르텔 외부 관여의 실질이 교사 내지 이에 준하는 행위로 평가되는 한 관여자의 지위가 공동행위 내부참여자들과 사이에 수평적 관계, 수직적 관계 중 어떤 관계에 해당하는지는 법 제19조 제1항 후단 적용 여부를 좌우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79) 그러나 행태적 측면에서 보면, 법 제19조 제1항 후단에 해당하는 행위 대부분은 수직적 거래 관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80) 그런데 수직적 거래관계의 경우, 일방의 우월적 지위에 따른 강요행위로 인해 각종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강요행위 자체가 불공정거래행위를 구성하나,81) 수직적 사업자의 강요행위가 수평적 공동행위 성립에 관여되는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경우 수직적 사업자가 공동행위 참여자에 해당하지 않는 한, 이러한 강요행위를 법 제19조 제1항 전단으로 규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외부의 제3자가 공동행위를 강요하는 행위를 ‘교사에 준하는 행위’로 포섭하여 제재할 수 있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82) 우선, 부당한 공동행위를 강요하는 행위가 문언상 교사에 준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는지와 관련하여, 강요의 사전적 의미는 어떠한 행위를 하도록 ‘억지로 또는 강제로 요구’하는 것이다. 공정거래법령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강요하는 행위의 의미를 직접적으로 명시하고 있지 않으나, 시행령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강요한 사업자에 대하여는 자진신고 감면 혜택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5호) 공정위 행정규칙인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시정조치 등 감면제도 운영고시’(이하 ‘감면고시’)83)에서 ‘강요’의 판단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① 다른 사업자에게 그 의사에 반하여 당해 부당한 공동행위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하여 또는 이를 중단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폭행 또는 협박 등을 가하였는지 여부, ② 다른 사업자에게 그 의사에 반하여 당해 부당한 공동행위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하여 또는 이를 중단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하여 당해 시장에서 정상적인 사업활동이 곤란할 정도의 압력 또는 제재 등을 가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강요행위를 판단하고 있다(감면고시 제6조의2). 즉, 강요의 사전적 의미와 감면고시상 의미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공동행위를 강요하는 행위는 제재, 불이익을 부과하는 등의 방식으로 강제로 부당한 공동행위를 ‘하게 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부당한 공동행위를 강요하는 행위 역시 문언상 교사에 준하는 행위에 일응 포섭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다음으로, 규제의 타당성 측면에서 교사에 준하는 정도의 불법성이 존재하는지 검토하기로 한다. 강요행위 역시 교사와 마찬가지로 정범의 범죄를 야기하고 이를 통해 불법을 조장함으로써 법질서를 해한다는 동일한 해악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5호는 부당공동행위 강요자에 대하여는 자진신고에 따른 처분 감면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84) 즉, 우리 입법자는 자진신고에 따른 혜택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담합 강요행위의 가벌성 및 규제의 필요성을 중대하게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입법 및 법원의 해석론에 따르면 공동행위 참여자가 강요행위를 하였을 경우 자진신고를 하더라도 처벌이 면제되지 않는 반면, 외부의 제3자가 공동행위를 강요하였을 경우에는 관여자를 처벌할 법적 근거조차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제3자의 강요행위가 공동행위를 강요하는 우회 수단으로 남용될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위와 같은 강요행위의 위법성, 제재의 불균형으로 인한 문제 등에 비추어 볼 때, 관여자의 강요행위에 대한 규제의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한편, 강요행위 역시 그 개념의 불명확성으로 인해 증명의 어려움이 존재하기는 하나 주관적인 결의여부를 기준으로 하는 교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명이 용이하다. 교사행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합의 결의여부가 증명되어야 하는 반면, 강요행위는 결의여부를 그 성립요건으로 하지 않으므로 객관적·외부적인 강요행위의 존재만으로 성립이 인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외부의 관여자가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공동행위를 결의 및 실행하도록 하기 위해 불이익, 제재 등을 가하여 공동행위가 성립한 사례를 가정해보자. 현재 법원의 엄격한 해석론에 따르면, 합의 참여자에게 관여행위 이외에 합의를 결의할만한 다른 원인이 존재하는 경우 관여자의 교사행위가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데 위와 같은 강요행위를 교사에 준하는 행위로 해석할 경우, 담합 결의 여부와 무관하게 강요행위의 존재 자체로 관여자에게 법위반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강요행위를 교사에 준하는 행위로 해석함으로써 교사 법리의 한계로 인해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었던 일부 행위들을 제재 대상으로 포섭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2) 부당한 공동행위를 주도하는 행위

카르텔 결의가 이미 존재하는 상황에서 수직적 거래관계를 가진 외부의 제3자가 사실상 카르텔 참여자에 준하는 기능적 행위지배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합의를 주도하는 경우, 이러한 제3자를 ‘교사에 준하는 행위’로 제재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된다. 그런데 주도행위의 의미는 주동적(主動的)인 처지로서 그 행위를 이끄는 것이므로, 이를 내부 합의 참여행위가 아닌 외부 관여행위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공정거래법령은 담합 주도행위에 대하여 명시적인 의미를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나, 공정위 행정규칙인 ‘입찰에 있어서의 부당한 공동행위 심사지침’85) 4. (1) 역시 입찰담합을 주도한 사업자와 입찰과정에서 최종 낙찰자에 협력한 사업자는 모두 담합참여자로 간주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카르텔 참여자들과 수직적 관계에 있는 제3자가 수평적 합의를 주도한 경우, 합의 참여자로서 법 제19조 제1항 전단 위반 사업자로 의율할 수 있을 것이다. 공정위 및 서울고등법원은 다수의 사건에서 수평적 합의와 수직적 합의가 교차하는 경우 법 제19조 제1항 전단을 적용하여 왔다.86) 따라서 카르텔을 주도한 제3자의 경우 규제 공백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된다.

Ⅴ. 결론

비교법적으로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카르텔 관여자에 대한 제재 규범을 검토할 때, 우리 입법례는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각국의 카르텔에 대한 인식, 규범체계가 우리와 상이하므로 비판적인 검토를 통해 우리 현행 법체계 내에서 정합적이고 실효성 있는 규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점에서 미국과 유럽연합의 카르텔 관여자에 대한 입법례 및 집행태도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 다만, 일본과 유사하게 공공기관 소속 임직원들의 유찰방지 요청에 따라 입찰담합이 종종 발생하는 우리 사회 현실을 고려할 때, 일본의 입찰관여금지법은 매우 주목되는 입법례라 할 수 있다.

한편, 공정거래법의 전반적인 체계, 입법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부당한 공동행위 교사행위만을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제재 대상으로 판단하는 법원의 해석론은 일응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교사에 준하는 행위’의 의미가 불명확하고, 교사행위에 이르지 못하는 대부분의 제3자 관여행위는 규제대상에서 배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다만,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반의 규제 대상에 방조행위를 포함할 경우, 방조행위의 무정형성으로 인해 규제 대상이 지나치게 확대되고, 행위의 위법성에 비해 처벌수위가 높아지게 되는 부작용이 존재한다.

따라서 법원의 해석론이 가지는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교사에 준하는 행위’의 해석을 발전시키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문언, 교사에 준하는 불법성 및 규제의 필요성을 고려할 때, 부당한 공동행위를 강요하는 행위는 교사에 준하는 행위로 일응 포섭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외에도 교사에 준하는 행위로 해석할 수 있는 요소들에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짐으로써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 규정이 실효성 있는 규제 근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각주(Footnotes)

* 본고는 필자가 소속한 법무법인의 입장과는 무관한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를 바탕으로 작 성된 것임을 밝힙니다.

1) 카르텔이란 원래 라틴어 carta(문서, 증서)에서 유래된 것으로 중세에는 교전국 간의 문서에 의한 휴전협정 또는 포로교환 문서 등의 의미로 사용되었으나, 오늘날 기업간의 경쟁을 휴전한다는 의미로 변화되었다(신현윤, 「경제법」, 법문사, 2017, 249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또는 ‘법’ 이라 함)상 카르텔을 지칭하는 정식 용어는 ‘부당한 공동행위’이나, 본고에서 외국 경쟁법상의 카르텔 규제를 포함하여 검토할 경우에는 ‘카르텔’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자 한다.

2) 논의의 편의와 명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카르텔에 직접 참여한 당사자들을 지칭함에 있어 ‘당사자’, ‘내부자’, ‘참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카르텔 외부에서 내부자들의 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제3자를 지칭함에 있어 ‘외부자’, ‘관여’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다.

3)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 및 전단을 위반한 사업자에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동일한 법정형이 적용된다(공정거래법 제66조 제1항 제9호). 이와 관련하여, 이는 결국 교사범을 정범화한 것으로서 교사행위에 대한 교사를 인정하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는 문제를 지적한 글로는 변동열,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의 사법적 효력”, 「민사판례연구」 제31권, 박영사, 2009, 828면.

4) 공정위 2008. 5. 2.자 의결 2007카정4181 사건

5) 서울고등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누14854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두1556 판결.

6)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은 미국, 일본, 독일 등 6개 흑연전극봉(Graphite Electrodes) 업체들의 카르텔 사건(이하 ‘흑연전극봉 사건’이라고 함)을 계기로 도입되었다. 흑연전극봉 유통업체인 미쓰비시(Mitsubishi)는 흑연전극봉 제조업체들이 흑연전극봉 가격을 고정·유지하는 합의를 하도록 교사 및 방조(aid and abet)하였다. 공정위는 흑연전극봉 제조사들의 카르텔을 제재하였으나(공정위 2002. 4. 4.자 의결 제2002-077호), 개정 전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으로는 공동행위 참여자만을 처벌할 수 있을 뿐 공동행위의 교사·방조자의 처벌은 불가능하다는 해석론을 전제로 미쓰비시를 제재하지 못하였고, 이를 계기로 법 개정을 단행하게 되었다.

7) 권수진, 신영수, 김호기, 최문숙, “담합행위에 대한 형사법적 대응방안”,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11, 215면.

8) 참고로 미국의 카르텔 규제가 형사적 제재를 중심으로 발전하게 된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셔먼법이 제정되던 당시의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셔먼법이 제정된 1800년대 후반 당시 미국에서 카르텔은 소비자들에게 직접적인 폐해를 야기하는 경쟁제한적 착취의 한 형태로 이해되었고, 직관적으로는 절도나 사기와 동일한 범죄 행위로 인식되었다고 한다(Brice Wardhaugh, Cartels, Markets and Crime-A Normative Justification for the Criminalization of Economic Collus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4., p. 2; Donald Baker, Punishment for Cartel Participants in the US: A Special Model?, in: Criminalising Cartels-Critical Studies of an International Regulatory Movement, Hart Publishing, 2011, p. 27). 이러한 상황에서 법률가들이 복잡하고 불명확한 경제적 분석보다 직관적이고 도덕적 비난에 근거하는 형사법적 범죄행위의 연장선상에서 카르텔을 규제하는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이해된다(Christopher Harding & Julian Joshua, Regulating Cartels in Europe, Oxford University Press, 2011, p. 50).

9) 셔먼법 제1조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Every contract, combination in the form of trust or otherwise, orconspiracy, in restraint of trade or commerce among the several States, or with foreign nations, is declared to be illegal. Every person who shall make any contract or engage in any combination or conspiracy hereby declared to be illegal shall be deemed guilty of a felony, and, on conviction thereof, shall be punished by fine not exceeding $100,000,000 if a corporation, or, if any other person, $1,000,000, or by imprisonment not exceeding 10 years, or by both said punishments, in the discretion of the court.”

10) 미국 판례법상 교사범(abettor) 및 방조범(aider)이란, 정범의 불법적인 목적을 알고, 그 범죄를 행위를 지원하거나(aids), 조장하거나(promotes), 선동하거나(encourages or instigates), 조언을 제공하는(advice) 자를 의미한다(People v. Beeman(1984) 35 Cal.3d 547 (Cal. 1984); People v. Nguyen, 21 Cal.App.4th 518 (Cal. Ct. App. 1993)). 미국의 경우 단일정범체계에 따라 정범과 교사범, 방조범 모두 동일하게 정범으로 처벌되므로 사실상 교사범과 방조범을 엄격하게 구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1) 미국연방법 제18편 제2조 제1항 원문은 다음과 같다. “Whoever commits an offense against the United States or aids, abets, counsels, commands, induces or procures its commission, is punishable as a principal.”

12) 다만, 우리 형법은 교사범을 정범의 형에 따라 처벌하므로(형법 제31조 제1항), 교사범은 공범이지만 형벌적 측면에서 정범처럼 취급되고 있다.

13) United States v. Galiffa, 734 F.2d 306, 312 (7th Cir. 1984).

14) 김종구, “영미법상 공범체계와 공범종속성 원칙의 변천 - 우리 형법상 공범체계와 관련하여”, 「형사법연구」 제21권 제2호, 한국형사법학회, 2009, 2면.

15) United States v. DePace, 120 F.3d 233 (11th Cir. 1997); United States v. Chavez, 119 F.3d 342 (5th Cir. 1997); United States v. Powell, 113 F.3d 464 (3d Cir. 1997); United States v. Sayetsitty, 107 F.3d 1405 (9th Cir. 1997); United States v. Leos-Quijada, 107 F.3d 786 (10th Cir. 1997); United States v. Chin, 83 F.3d 83 (4th Cir. 1996); United States v. Lucas, 67 F.3d 956, 959 (D.C. Cir. 1995); United States v. Spinney, 65 F.3d 231 (1st Cir. 1995); United States v. Spears, 49 F.3d 1136 (6th Cir. 1995).

16) United States v. Lane, 514 F.2d 22, 26-27 (9th Cir. 1975).

17) United States v. Galiffa, 734 F.2d 306, 309 (7th Cir. 1984).

18) United States v. Lane, 514 F.2d 22, 26-27 (9th Cir. 1975).

19) 미국 법무부, “MITSUBISHI CORPORATION FINED $134 MILLION FOR ITS ROLEIN INTERNATIONAL PRICE-FIXING CARTEL”, 보도자료, 2001. 5. 10, <https://www.justice.gov/archive/atr/public/press_releases/2001/8186.htm>, 검색일: 2020. 12. 20.

20) Donald Baker, 앞의 책, p. 27.

21) 권수진, 신영수, 김호기, 최문숙, 앞의 논문, 215면.

22) 유럽집행위원회가 역내 사업자의 경쟁법 위반에 대해 금전적 제재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법적 근거는 유럽연합기능조약 제81조 및 제82조에 규정된 EU조약 제81조 및 제82조에 규정된 경쟁규범의 시행에 관한 규칙(Regulation No. 1/2003) 제23조이다(권수진, 신영수, 김호기, 최문숙, 앞의 논문, 203면).

23) 조혜신, “경쟁법상 부당한 공동행위의 형사처벌에 따르는 법리적 쟁점”, 「경쟁법연구」제39권, 한국경쟁법학회, 2019, 273면.

24) 기능조약은 종래에 EC 조약(EC Treaty)으로 명칭 되었으나, 2009년 발효된 새로운 리스본 조약에 의해 EC 조약의 전면 개정이 이루어짐에 따라 그 이후부터 유럽연합기능조약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의 EC 조약에 EU 헌법과 관련된 새로운 조문들이 삽입됨에 따라, 종래 EC조약 제81조부터 제89조에서 규정하던 경쟁법 관련 규정을 기능조약 제101조 내지 제109조에서 내용 변화 없이 규정하고 있다(김윤정, 성승제, 조용혁, 장원규, “EU의 경쟁/소비자법·제도 및 사건처리절차 연구”, 「공정거래위원회 연구용역 보고서」, 공정거래위원회, 2015, 25면).

25) 권수진, 신영수, 김호기, 최문숙, 앞의 논문, 202면.

26)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The following shall be prohibited as incompatible with the common market: all agreements between undertakings, decisions by associations of undertakings and concerted practices which may affect trade between Member States and which have as their object or effect the prevention, restriction or distortion of competition within the common market...”

27)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에서 ‘합의’의 개념을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는 않다.

28) Italian cast glass, Case COMP IV/29.869, 80/1334/EEC (1980), OJ L 383/19. 다만, 유럽집행위원회는 Fides Milan에게 제재금을 부과하지는 않았다.

29) Organic Peroxides, Case COMP/E2/37.857, 2005/349/EC (2003) OJ L 110/44.

30) 기능조약 제101조가 기존의 EC 조약 제81조를 대체하였으나 조항 내용은 변경되지 않았으므로 이하에서는 편의상 ‘기능조약 제101조’로 지칭하기로 한다.

31) 다만, 유럽집행위원회는 AC Treuhand가 카르텔 촉진자라는 점을 고려하여 1,000유로의 제재금만을 부과하였다. 유기과산화물 사건 의결서에 따르면, 유럽집행위원회가 1,000 유로라는 상징적인 제재금만을 부과한 것에는 이탈리안 캐스트 글라스 사건 이후 유럽집행위원회가 다수의 유사 사건에서 카르텔 관여자의 행위가 기능조약 위반 책임을 부담할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한 사정 또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32) 유럽집행위원회, “Commission fines members of organic peroxides cartel”, 보도자료, 2003. 12. 10, <https://europa.eu/rapid/press-release_IP-03-1700_en.htm?locale=ko>, 검색일: 2020. 12. 20.

33) 제1심 법원의 명칭은 2009. 12. 1. 리스본 기능조약에 의해 일반법원(General Court)으로 변경되었다.

34) AC-Treuhand AG v European Commission, T‑99/04 (2008) ECR II-1501; AC Treuhand는 제1심 법원의 결정에 불복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되었다.

35) AC Treuhand v Commission, Case T-99/04 (2008) ECR II-1501, para 118.

36) Case T-99/04 AC Treuhand v Commission, (2008) ECR II-1501, para 122 and 127. 다만, 제1심 법원은 판결문에서 카르텔 조장·촉진자의 개념에 대해 명시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있다.

37) 다만, 제1심 법원은 AC Treuhand의 행위는 단순한 방조행위를 넘어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카르텔에 기여하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Case T-99/04 AC Treuhand v Commission, (2008) ECR II-1501, para 150.

38) AC-Treuhand AG v European Commission, T‑99/04 (2008) ECR II-1501, para 133.

39) AC Treuhand는 위 1차 사건 이후 6년만에 2009년 ‘열 안정제(Heat Stabilisers) 사건’에서 기능조약 제101조 제1항 위반으로 또 다시 제재를 받았다(이하 ‘AC Treuhand 2차 사건’이라고 함). 유럽집행위원회는 AC Treuhand가 카르텔 이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제공하였다고 판단하면서, 총 1.73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AC Treuhand 2차 사건 역시, AC Treuhand가 1987년부터 2000년까지 1차 사건과 상당히 유사한 방법으로 유럽의 열 안정제 제조업체들의 카르텔에 가담한 행위가 문제되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AC Treuhand 1차 사건에서 제1심 법원이 설시한 위 3가지 심사 요건을 인용하면서 AC Treuhand의 행위는 위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하였다(Heat Stabilisers, Case COMP/38.589, 2010/C 307/05 (2009), OJ C 307/9 12, para 382.). AC Treuhand는 유럽집행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유럽일반법원(General Court)과 유럽연합 최고법원(European Court of Justice)은 유럽집행위원회의 결정이 적법하다고 각 판단하였다(AC-Treuhand AG v European Commission, T‑27/10 (2014), C-Treuhand AG v European Commission, C-194/14 P (2015)).

40) 권수진, 신영수, 김호기, 최문숙, 앞의 논문, 129면.

41) 제3조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사업자는 사적독점 또는 부당한 거래제한을 하여서는 아니된다(事業者は, 私的独占又は不当な取引制限をしてはならない。).”

42) 사적독점금지법 제2조 제6항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この法律において 「不当な取引制限」とは, 事業者が, 契約, 協定その他何らの名義をもつてするかを問わず, 他の事業者と共同して対価を決定し, 維持し, 若しくは引き上げ, 又は数量, 技術, 製品, 設備若しくは取引の相手方を制限する等相互にその事業活動を拘束し, 又は遂行することにより, 公共の利益に反して, 一定の取引分野における競争を実質的に制限することをいう。”

43) 일본 형법 제8조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본편의 규정은 다른 법령의 죄에 대하여도 적용한다. 다만, 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この編の規定は, 他の法令の罪についても, 適用する。ただし,、その法令に特別の規定があるときは, この限りでない。).”

44) 일본 형법 제61조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① 사람을 교사하여 범죄를 실행하게 한 자에게는 정범의 형을 과한다. ② 교사자를 교사한 자에 대하여도 전항과 같다(① 人を教唆して犯罪を実行させた者には, 正犯の刑を科する。② 教唆者を教唆した者についても, 前項と同様とする。).”

45) 일본 형법 제62조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① 정범을 방조한 자는 종범으로 한다. ② 종범을 교사한 자에게는 종범의 형을 과한다(① 正犯を幇助した者は、従犯とする。 ② 従犯を教唆した者には, 従犯の刑を科する。).”

46) 신영수, “일본 독점금지법상 카르텔에 대한 형사제재”, 「법과 정책」 제18권 제1호, 제주대학교 법과정책연구원, 2012, 276면.

47) 白石忠志, 「獨占禁止法(第2版)」有斐閣, 2009, 638-639면. 다만, 1990년 이후 2017년까지 일본 공정위의 형사고발 건수가 총 17건에 불과하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형사고발의 빈도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손영화, “공정거래법상 전속고발권 폐지를 둘러싼 논의에 관한 연구”, 「기업법연구」 제32권 제4호, 한국기업법학회, 2018. 251면).

48) 일본에서 관제담합이 주로 발생하는 배경 또는 원인을 (i) 발주기관과 사업자들의 지리적 근접성, (ii) 발주기관 출신의 OB들이 담합 참여업체에 재직, (iii) 발주기관 직원이 자기 또는 동료의 재취업 자리 확보, (iv) 발주기관과 수주 사업자들 사이에 발주 대상 용역·물품 이외의 역무에 대하여 대차관계 존재 등으로 분석하고 있는 글로는 박수영, “일본에서의 관제담합의 제한”, 「동북아법연구」 제14권 제2호, 전북대학교 동북아법연구소, 2020, 139-140면.

49) 권수진, 신영수, 김호기, 최문숙, 앞의 논문, 216면.

50) 입찰담합관여방지법 제정에 구체적인 계기를 제공한 사건은 바로 북해도(北海道) 농정부와 상천지청(上川支庁) 공무원의 관제담합 사건이다. 북해도 농정부와 상천지청 공무원들은 1996년부터 1999년까지 매년 발주예정인 농업 토목공사에 대하여 과거의 수주실적 등을 고려하여 업체별 수주목표액을 정한 후, 해당 공사의 입찰 전에 수주예정자를 미리 정하여 왔다. 이 사건은 북해도 지사를 포함하여 약 160명의 공무원과 297개의 건설사가 관련된 조직적인 대규모 관제담합 사건이었다(송은지, 김정욱, 김진우, 이호영, “입찰카르텔의 효과적인 규제방안 연구”, 「한국개발연구원 연구보고서」, 한국개발연구원, 2013, 179면).

51) 공정거래위원회, “일본 공정위, 관제담합에 시정권고”, 보도자료, 2003. 4. 15, <https://www.ftc.go.kr/icps/selectPdsManageView.do?key=578>, 검색일: 2020. 12. 20.

52) 이 법률에 있어서 특정법인이란, 다음 각호의 어느 것에 해당하는 것을 말한다.

52) 가.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가 자본금의 2분의 1 이상을 출자하고 있는 법인

52) 나. 특별 법률에 의거 설립된 법인 중 국가 또는 지방공공단체가 법률에 의거, 상시, 발행완료 주식의 총수 또는 총주주의 의결권의 3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의 보유를 의무화하고 있는 주식회사

53) 특히, 방조의 경우, 교사와 달리 정범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정범의 범죄를 방조하는 이른바 ‘편면적 방조’도 가능하므로(대법원 1974. 5. 28. 선고 74도509 판결), 카르텔 당사자들이 방조행위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

54) AC-Treuhand AG v European Commission, C-194/14 P (2015).

55) 이봉의, “부당한 공동행위와 ‘합의’도그마의 문제점”, 「경제법판례연구」 제2권, 법문사, 2005, 260면; Jonathan Faull & Ali Nickpay, the EC law of competition, Oxford University Press, 2007, p. 210.

56) Montecatini v. Commission, ECJ, July 8, 1999, Case C-235/92P, [1999] ECR I-4539, para 195.

57) Jonathan Faull & Ali Nickpay, 앞의 책, p.215.

58) 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3두16951 판결.

59) 신영수, “공공조달부문 경쟁제한 실태분석과 대처방안 –입찰담합을 중심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연구용역 보고서」, 공정거래위원회, 2007. 139면.

60) 대법원 1969.07.22. 선고 65도1166 판결, 대법원 1971.04.20. 선고 70도2241 판결.

61) 일본 형법 제96조의3 제1항의 경매등방해죄 또한 “위계 또는 위력을 이용하거나 또는 카르텔 기타의 방법에 의하여 공경매 또는 입찰의 공정을 해”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어서 우리 형법상의 입찰방해죄와 구성요건이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일본 역시 입찰방해죄의 행위태양이 제한되어 있는 문제 등으로 인해 입찰관여금지법을 별도 제정하여 실효적인 대응책을 강구한 것으로 생각된다.

62) 공정위 2019. 3. 26.자 의결 제2019-071호. 다만, 공정위가 해당 사안에서 발주처의 관제담합을 직접적으로 인정하고 있지는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63) 머니투데이, “발주처가 카르텔 조장한다,,, 공정위 메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0030212153480082>, 검색일: 2020. 12. 20.

64)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적용범위와 관련하여 “공정거래법 제19조는 기본적으로 담합이라는 의사의 합치를 요구하는 조항이며, 이런 점에서 “하게 한”이라는 것은 스스로 담합행위의 기능적 행위지배는 하지 않더라도 형법상 교사범에 대응하는 것으로 새기는 대법원의 해석론은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는 견해로는 최승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9조 후단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행하도록 [한]의 의미와 수직적 공동행위에 대한 검토’”, 「인권과 정의」 통권 제423호, 대한변호사협회, 2012. 114면; 한편, “암묵적이고 은폐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공동행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조적 행위 또는 인식 있는 병행행위와 같은 합의의 경계에 위치하는 행태를 포섭하기 위하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을 넓은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로는 홍명수, “공정거래법 제19조제1항의 해석과 수평적, 수직적 공동행위의 규제 법리고찰”, 「동아법학」 통권 제61호, 동아대학교 법학연구소, 2013, 442면.

65) 교사란, 범행 실행 의사가 없는 타인으로 하여금 범죄를 결의하여 시행하게 하는 것이고, 방조란 실행행위 이외의 행위로서 정범을 원조하여 정범의 범죄실행을 용이하게 하거나 강화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 즉, 교사자는 타인으로 하여금 ‘범행의 결의를 야기’하나 방조자는 이미 범행을 결의한 타인의 범죄실현을 돕는데 불과한 행위를 말한다(하태한, 「주석형법」, 한국사법행정학회, 2020, 146면, 172-173면).

66) 대법원 1991. 5. 14 선고 91도542 판결.

67) 서울고등법원 2016. 9. 29 선고 2016누38909 판결.

68) 서울고등법원 2008. 12. 24 선고 2008누14854 판결.

69) 공정거래법 제26조 제1항 제4호는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와 관련하여 사업자에게 제23조(불공정거래행위의 금지) 제1항 각호의 1의 규정에 의한 불공정거래행위 또는 제29조(재판매가격유지행위의 제한)의 규정에 의한 재판매가격유지행위를 하게 하거나 이를 방조하는 행위를 제재하고 있다. 해당 규정은 1986. 12. 31. 법률 제3875호 개정으로 규정되었다.

70) 판례는 침익적 행정처분의 근거가 되는 행정법규와 관련하여 엄격하게 해석적용 하여야 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 해석하거나 유추 해석하여서는 안 되며, 그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한 목적론적 해석이 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 해석이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도1518 판결).

71) 홍명수, 앞의 논문, 442면.

72) 실제 법원은 교사행위로 담합 결의가 발생하였음을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공정위 처분을 취소하였다. 예컨대, 법원은 ‘모토로라 사건’에서 모토로라의 행위가 입찰담합을 유도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그 근거 중 하나로, 총판 3사가 들러리 입찰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는 단계에서 모토로라가 그들의 의사형성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를 하였다고 볼만한 구체적인 증거가 없다는 점을 제시하였다. 아울러, 법원은 ‘메르세데스벤츠 사건’에서도 메르세데스벤츠가 딜러사들에게 공임 인상 방안을 제안한 행위를 교사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면서 그 이전부터 딜러사들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에게 공임 인상을 요구하였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서울고등법원 2018. 9. 12 선고 2017누81825 판결, 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두59670 판결). 한편, 유일하게 법위반 책임이 인정된 ‘화성산업 사건’에서 법원은 교사행위 외에 피교사자가 공동행위에 참여할 원인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를 설시하며 교사행위와 피교사자 공동행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6. 9. 29. 선고 2016누38909 판결, 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6두55551 판결). 법리상 교사행위가 정범의 범행을 야기한 유일한 조건일 필요는 없으나, 위 선례에 비추어 볼 때 법원은 사실상 교사행위가 공동행위 결의에 이르게 된 결정적 원인일 경우 법위반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73) 다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착된 실무례, 공정거래법 규범체계 등에 비추어 볼 때, 별도의 입법이 이루어 지지 않는 한, 해석론으로서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의 적용범위를 방조행위 등으로까지 확장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74) 최승재 앞의 논문, 115면.

75) 홍명수 앞의 논문, 441-442면.

76) 배상원, “공정거래법상 수직적 공동행위의 성립 여부”, 「사법논집」 제65집, 법원도서관, 2017, 103면.

77) 강우찬, “부당공동행위에 대한 형사법, 절차법 측면에서의 전면적 재고찰”, 「저스티스」 통권 제176호, 한국 법학원, 2020, 130면.

78) 대법원 2009. 6. 11. 선고 2009도1518 판결.

79) 실제로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이 적용된 선례 중 부당한 공동행위 교사자와 피교사자 모두 건설업자로서 건설시장에서 수평적 경쟁 관계에 해당하는 사례가 존재한다(공정위 2016. 2. 15.자 의결 제2016-050호).

80) 홍명수, 앞의 논문, 436면; 최승재, 앞의 논문, 113면; 이재구, 「공정거래법 이론 해설과 사례」, 지식과 감성, 2020, 293면. 실제로 국내 사례뿐만 아니라 앞서 살펴본 해외의 카르텔 관여자 제재 선례들은 주로 수평적 거래관계를 가진 사업자들간의 카르텔에 수직적 거래관계를 가진 특정 사업자가 관여하는 유형에 해당한다.

81) 공정거래법 규제대상인 수직적 거래제한(verticalrestraint) 의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재판매가격유지행위(공정거래법 제29조), 거래강제(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3호), 거래상지위남용행위(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4호), 배타조건부거래행위(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5호) 등이 있다.

82) 다만, 사실상 회피할 수 없는 강요로 인한 경우에는 합의 성립이 부인되고 오히려 재판매가격유지행위(공정거래법 제29조) 또는 공정거래법상 각종 불공정거래행위(공정거래법 제23조) 해당여부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강요행위가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후단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강요받은 사업자의 자율적 판단여지가 남아 있어 합의 성립이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그 검토 실익이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83)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17-20호, 2017. 11. 14. 개정

84) 자진신고자 감면제도 도입 당시에는 공동행위를 주도하거나 강요하지 않았을 것을 감면요건으로 하였다(1997. 3. 31. 대통령령 제15328호로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3호). 그러나 위와 같은 감면요건은 불확정개념으로 해석상 재량의 여지가 많아 사업자들이 스스로 면책가능성을 판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2005년 시행령 개정시 해당 요건이 삭제되었다(2005. 3. 31. 대통령령 18768호로 개정). 이후 강요자, 주도자의 위법성이 소극적인 참여사업자에 비해 큼에도 불구하고 먼저 자진신고하였다는 이유로 더 관대하게 처벌하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 부당하다는 의견에 따라 강요자의 경우 감면의 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시행령을 재개정하였다(2007. 11. 2. 대통령령 제20360호로 개정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5호).

85) 공정거래위원회예규 제330호, 2019. 11. 22., 일부개정

86) 예를 들어, 공정위와 법원은 ‘7개 영화배급, 상영업자의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건’에서 카르텔에 관여한 수직적 관계의 사업자에 대하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전단을 적용하였고, 법원은 “수평적 경쟁관계에 있지 아니한 사업자도 수평적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들과 공동하여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소정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공정위 2008. 6. 10.자 의결 2007제일4258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9. 10. 7. 선고 2009누2483 판결(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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