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법

배상명령제도 활성화를 위한 절차 개정안*:

박성은 **
Sung-Eun Park **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계명대학교 법학과 조교수
**Assistant Professor of Law, KEIMYUNG University

© Copyright 2023, The Law Research Institute,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Mar 31, 2023; Revised: Apr 24, 2023; Accepted: Apr 24, 2023

Published Online: Apr 30, 2023

국문초록

이제까지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었는데, 대부분 그 취지와 예상되는 효과에 있어 공감할 수 있는 방안들이지만, 독일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듯이 법관들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지 않고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법관들이 배상명령에 소극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그 절차의 이질성으로 인해 구체적인 사안에서 절차 운용에 대해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의식이 우리나라 문헌들에서 완전히 낯선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문헌들이 배상명령제도의 장점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주로 논의하고 구체적인 절차의 진행 모습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많이 다루지 않는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다른 부분을 개선하고 장점을 홍보한다고 하더라도 배상명령제도가 기대만큼 활성화되기는 어렵다. 이 글에서는 그 해결책으로서 첫째로는 다양한 절차적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구체적인 법규정을 마련하고 이에 관한 이론적, 실천적 해설서가 충분히 준비될 것이 필요하고, 둘째로는 배상명령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형사소송 법관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각하사유의 일부를 단순히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독일의 청구원인판결(Grundurteil) 제도를 참고하여 “배상의무원인 확인판결”을 하도록 하고 여기에 민사법원에 대한 구속력을 부여하는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Abstract

Various measures have been proposed to revitalize the Criminal Victim Compensation Order system, most of which are sympathetic in their intentions and expected effects, but as the German experience has shown, they cannot be implemented without an active change in the attitude of judges. The reason for judges' reluctance to order Criminal Victim Compensation is, among other things, the heterogeneity of the procedure, which leaves much to be desired in terms of its operation in specific cases. Although this problem is not completely unfamiliar in the Korean literature, most of the literature mainly discusses the advantages of the Criminal Victim Compensation Order and how to activate it, and does not deal with the issue of how the specific procedure is carried out. However, without solving this problem, it is difficult for this system to be activated as expected, no matter how much we improve other aspects and promote its advantages. As a solution, this article suggests that, first, it is necessary to prepare specific laws and regulations to resolve various procedural questions and to prepare sufficient theoretical and practical commentaries on them, and, second, in order to preserve the purpose of the Criminal Victim Compensation Order system and reduce the burden on judges in criminal proceedings, it is necessary to amend the law to make “a declaratory judgment of cause of action for damages” binding on civil courts by referring to the German “Grundurteil” instead of simply deleting parts of the memorandum of reasons.

Keywords: 배상명령; 부대소송; 청구원인판결; 배상의무원인 확인판결; 기판력
Keywords: Criminal Victim Compensation Orde; ancillary proceeding; Adhäsionsverfahren; Grundurteil; a declaratory judgment of cause of action for damages; res judicata

Ⅰ. 머리말

형사재판은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하여 형벌을 선고하고 집행을 명하는 절차이므로, 형사법원은 이런 판단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범죄피해자의 손해를 조사하여 고려할 뿐이고 직접 손해배상청구에 대해 재판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형사소송절차에는 손해배상의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집행절차도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범죄피해자가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원래 별도로 가해자를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가해자가 자발적으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강제하기 위해서 민사소송을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입법자는 피해자의 신속한 피해 회복 등을 위해 배상명령제도를 도입하여 피해자가 손해배상청구권을 형사재판절차에 부대(附帶)하여서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였다.1) 배상명령제도는 1981년에 독일의 부대소송(Adhäsionsverfahren)2)을 모델로 삼아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25조 이하에 형사소송에 대한 특례로서 도입되었고, 1998년에는 「가정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에도 배상명령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신설되었다.3) 배상명령 사건의 처리절차 등에 대해서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과 「배상신청에 관한 예규」에서 더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배상명령제도가 도입된 후 약 40년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실무에서 절도, 사기 등 재산범죄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활용도가 크지 않으며, 법관들이 배상명령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적어도 2015년 무렵까지는 배상명령 신청이 접수되는 사건들의 수는 배상명령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 사건들의 매우 작은 일부에 불과하고, 법원이 배상명령 신청을 인용하는 비율도 그리 높지 않았다. 특히 가정폭력처벌법 영역에서는 권력관계나 친밀한 관계에서 주로 행해지는 해당 범죄 유형의 특수성과 그런 특수성 때문에 피해자가 별도로 민사소송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는 것이 극히 어렵다는 특별한 보호의 필요성 때문에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이 영역에서의 배상명령 신청은 매년 한 자릿수를 넘지 않았으며, 아예 접수 건수가 없었던 해도 있었다.4)

이에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 대상 범죄 및 배상 범위의 확대, 포괄적인 각하 사유의 제한, 법원의 직권에 의한 배상명령 권장, 수사기관의 고지 의무화, 배상명령 재판에 대한 기판력 부여, 민사소송으로의 이행 절차 도입 등의 개선방안들이 제시되어 왔다.5) 이런 견해들 중 일부는 입법에 반영되어 여러 차례의 법개정을 통해 가정보호 사건, 아동보호 사건 및 성폭력 사건 등에까지 적용 범죄가 확대되고, 2006년부터는 위자료도 배상 범위에 포함되었으며, 피해자에게 배상명령제도에 관해 통지할 의무가 도입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6) 이외에 법원에서도 배상명령제도에 대해 홍보하고 법관들에게 그 필요성과 절차에 대해 교육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배상명령 신청 건수와 인용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배상명령을 신청하는 건수는 제도의 도입 초기에 한참 동안 매우 작은 수준에서 머물다가 2000년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늘기 시작하여 2016년부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7) 배상명령 신청을 인용하는 비율도 2000년까지 평균 30%를 상회하다가 2000년 이후 평균 23% 정도로 하락한 후 다시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2018년부터 40%를 넘기더니 2020년에는 약 50%까지 도달했다.8)

최근에 이렇게 배상명령의 신청 건수가 갑자기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하고 인용율도 급격히 증가한 원인을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그 시기에 특별한 법 개정이나 사법행정 차원의 다른 특별한 시도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현상은 배상명령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고 배상명령이 쉽게 인정되는 특정한 종류의 사건이 우연히 이 시기에 많이 발생한 것 때문이 아닐까 추정된다.9) 물론, 이런 현상이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에는 그동안의 법개정과 적극적인 홍보 노력도 포함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최근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원인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법무부는 2004년 9월에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를 과제로 포함시켰으나,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기간에 대한 제3차 기본계획에서야 비로소 배상명령제도의 활용도 제고 방안이 세부과제로 선정되었으며 그마저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10)는 점이 그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결국 최근의 고무적인 현상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제기되었던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있다고 볼 수 있고, 형사절차에서의 피해자 지위 강화 및 신속한 피해 구제를 강조하는 입장에서 배상명령제도가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리는 것을 바꿀 수 없다.11) 그렇다면 이제까지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많은 개선방안들이 제시되었고 그중 일부는 채택되어 실행되고 있는데도 여전히 상황이 바뀌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다시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배상명령 신청의 각하 사유를 제한하고 배상명령의 인용판결에 기판력을 부여하는 등의 법개정이 이루어지고 법관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아니면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의 제도로 전환해야 할 것인가?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와 유사한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의 절차법을 가진 독일에서, 우리 배상명령제도의 모델이 되었던 독일 형사소송법상 부대소송제도가 어떻게 규정되고 운용되며 어떤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이전에 독일의 제도에 대해 소개한 연구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우리가 배우거나 보완해야 할 것들을 독일법에서 배워오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12) 그런 비교법적 시각에서 개선방안으로 제시된 것들이 실제로 독일에서 배상명령제도를 활성화시키고 있는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를 살펴보고, 우리나라에서 주목해야 할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것을 주된 목표로 설정한다. 그래서 독일의 부대소송제도의 대략적인 모습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운용현황과 문제점에 대한 독일의 논의도 함께 소개한다. 이를 통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논의되고 있는 배상명령제도 활성화를 위한 방안들이 타당한 전제 위에서 출발하고 있는지 검토해 보고, 추가로 고려해 볼 만한 개선방안 및 그것을 위한 법개정안을 제시해 보려고 한다.

Ⅱ. 독일 부대소송제도의 개관

1. 제도의 목적과 연혁

독일에서 부대소송은 민사법상 손해배상청구권과 위자료청구권을 형사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서13) 소송경제와 형사법에서의 피해자 보호라는 두 가지 기본이념을 추구하는 제도라고 설명된다. 후자에는 피해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한다.14) 피고인에게 유죄판결과 함께 부대소송에 대한 인용판결이 내려지면, 이 판결은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3항 제1문에 따라 민사소송의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피해자는 별도로 민사소송을 수행할 필요가 없다.15) 독일 형사소송법 제395조에 따른 부대공소(Nebenklage)와 더불어 피해자 보호에 기여하는 대표적인 제도로 평가된다.16)

독일의 부대소송은 19세기부터 개별법에 서로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다가 오스트리아법을 본받아 1943년에 형사소송법에 도입되었다. 실무상으로는 큰 역할을 못 하다가 입법자가 1986년의 「피해자보호법(Opferschutzgesetz)」17)과 2004년의 「형사소송에서의 피해자의 지위 강화를 위한 법률(OpferRRG)」18)을 통한 법 개정으로 이를 개선하려고 시도하였는데,19) 두 개정 모두 피해자의 절차상 권리를 확장하고 법원이 부대소송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유도하는 방향을 가지고 있었다. 이후에도 피해자의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 개정이 몇 차례 이루어졌고, 특히 2015년 12월 21일의 「형사소송에서의 심리사회학적 소송동반에 관한 법률(Gesetz über die psychosoziale Prozessbegleitung im Strafverfahren)」20)에 의해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의g에 심리사회학적 소송동반(psychosoziale Prozessbegleitung)이 도입됨으로써 피해자 보호에 이정표가 설립되었다고 평가된다. 이 개정은 2012년 10월 25일의 「유럽연합-피해자보호지침(EU-Opferschutzrichtlinie)」21)을 독일 국내법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22)

2. 부대소송의 당사자
가. 신청인과 상대방

독일 형사소송법 제403조23)에 따르면, 신청권자는 피해자 또는 그의 상속인이고, 피해자가 당해 형사소송에서 어떤 지위를 가지고 있는지는 무관하다. 부대공소의 원고(Nebenkläger), 사소의 원고(Privatkläger) 및 쌍방폭행의 경우 등에서의 공동피고인(Mitangeklagter)도 피해자로서 부대소송을 신청할 수 있다.24) 다만, 신청인은 독일 민사소송법 제51조 이하에 따른 소송능력자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법정대리인이 신청을 제기해야 한다.25)

동조 제2문 따르면 “그러한 청구권을 주장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피해자 또는 그의 상속인과 “동일한 권리가 인정”되므로, 범행의 직접적인 피해자만이 아니라 그 배우자 등 간접적인 피해자도 여기의 피해자에 해당한다. 이 규정은 2021년 7월의 법개정으로 추가된 것인데, 그 내용은 이제까지 통설이었던 견해와 일치한다.26) 법 문언에는 없지만 피해자의 상속인도 신청권을 갖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때 상속증명서를 제출하거나 다른 방법으로 상속인임을 증명해야 한다.27) 최근의 유력설과 하급심 판례 중 일부에 따르면 파산관재인(Insolvenzverwalter)도 손해의 발생 시점이 도산절차 개시 전후인지를 불문하고 신청권을 갖는다고 한다.28) 그러나 채권양수인, 압류질권자 등 특별승계인에게는 신청권이 인정되지 않는다.29)

신청 상대방은 피의자(Beschuldigter)30)이고, 이때 피의자는 변론능력이 있어야 하지만 반드시 소송능력을 갖출 필요는 없다.31) 왜냐하면 피의자는 부대소송 절차에서도 형사소송법이 적용되어 충분히 보호받기 때문이다.32) 물론 양 당사자가 화해를 하는 경우에는 둘 다 행위능력을 갖추어야 한다.33) 그러나 독일 소년법원법(JGG) 제81조에 따른 청소년을 상대방으로 하는 부대소송은 허용되지 않는다.34) 피의자의 책임보험회사도 부대소송의 상대방이 될 수 없다.35) 그러나 부대소송에서 피보험자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배상하도록 명하는 판결이 내려지면, 그 판결은 피보험자와 보험자(보험회사) 사이의 보험사고 해당 여부에 관한 소송(Deckungsprozess)에서도 민사판결과 동일하게 구속력을 갖는다.36)

나. 부대소송 당사자들의 권리

부대소송의 신청인, 즉 원고는 피고인에 대한 형사소송에서 본안변론에 참여하고 대리인의 변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37) 신청이 본안변론 전에 제기되면, 신청인과 그의 법정대리인 등은 독일 형사소송법 제404조 제3항에 따라 본안변론에의 참여권을 가지는데, 이것은 증인은 변론 시에 재판정을 떠난다고 규정한 독일 형사소송법 제243조 제2항의 예외규정으로 이해된다.38) 그러나 신청인에게 출석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고, 신청인은 변호사 또는 적합한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을 대리하도록 할 수 있다.39)

신청인의 법적 지위와 관련하여 별도의 규정은 없지만, 민사소송에서와 같이 재판청구권, 질문권, 증거신청권, 법관의 비중립성을 이유로 한 기피권, 독일 형사소송법 제238조 제2항40)에 따른 법관의 변론지휘에 대한 이의제기권 등을 가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41) 다만, 최종진술권(Recht auf einen Schlussvortrag)도 인정되는지에 대해서는 견해다툼이 있다.42)

피의자 또는 피고인은 부대소송 청구에 대해 변론할 권리를 가진다. 그러나 부대소송 청구에 대해 방어하는 것에는 변호사강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변호사강제에 의해 형사소송의 대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는 부대소송에 대해 방어하는 부분에 대해 활동하려면 별도로 수임을 받아야 한다.43) 독일 형사소송법 제140조에 따라 선임된 국선변호인(Pflichtverteidiger)이 부대소송에 관해서도 피고인을 대리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지, 아니면 별도의 수권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하급심 판례는 통일되지 않았고 연방대법원은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44)

3. 부대소송의 적용 범위
가. 주장할 수 있는 청구권의 내용

독일 형사소송법 제403조는 “피의자의 범행으로 발생한 재산법상 청구권”을 부대소송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기소된 범죄구성요건의 보호목적에 포함되는 청구권이어야 부대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다.45) 우리나라와 달리 범죄의 종류에는 제한이 없다. 청구권이 범행에서 비롯된 것이라 함은, 유죄판결을 받은 범죄가 동시에 계약 위반이나 불법행위 등 민사법상 청구권의 구성요건을 충족시키는 경우를 가리킨다. 대부분의 경우에 형법과 민법은 불법행위 손해배상에 관한 독일 민법 제823조 제2항을 통해 맞물리기 때문에 주로 손해배상청구권이 부대소송 청구의 내용이 된다.46) 재산법상 청구권이라 함은, 재산권에서 파생되었거나 재산적 가치를 가진 급부를 목표로 하는 청구권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실체적 손해의 배상만이 아니라 위자료의 지급과 위법하게 획득한 물건의 반환도 포함된다.47) 소유물반환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부작위청구가 주장되는 경우에 이들 모두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 지속적인 손해나 장래의 손해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확인청구도 허용되고, 저작권법상의 청구들도 가능하다.48) 다만, 독일 형사소송법 제403조에 따르면 해당 청구권에 관하여 민사소송 등 다른 절차에서 소송계속이 있어서는 안 된다.49)

나. 부대소송 신청이 가능한 형사절차의 범위

부대소송에 대한 결정적인 제한은 그것이 본안변론을 전제로 하는 판결과 결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1문50)에서 부대소송 신청을 “판결에서” 인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51) 따라서 독일 형사소송법 제153조,52) 제153조의a,53) 제154조54) 등에 따른 절차중지의 경우에는 피고인의 유죄를 선고하는 판결이 없으므로 부대소송이 허용되지 않는다.55) 즉, 부대소송의 본질적인 약점은 수사를 종결할 때 검찰의 결정에 의해 운명이 좌우된다는 것이다. 검찰이 기소를 하는 경우에만 부대소송에 대한 재판도 이루어진다.56) 다수설에 따르면 약식명령절차(Strafbefehlverfahren)57)에서 이의제기(Einspruch)가 없거나 철회되어서 결과적으로 증거조사 및 변론, 판결이 없는 경우에는 부대소송에 의한 민사법상 배상이 배제되는데,58) 이것은 제도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59) 다만,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2항에 따라 청구인낙의 경우에는 이런 원칙의 예외로서 부대소송상 청구의 인용이 허용된다.60) 한편, 검찰의 기소에 의한 형사절차만이 아니라 사소절차(Privatklageverfahren)에서도 부대소송이 가능하다.61)

다. 법원의 재판의무와 예외

2004년의 법 개정으로 인해 이제 법원은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경우에 이유 있는 부대소송 신청에 대해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2문에 따라 적어도 청구원인에 대한 판결(Grundurteil) 또는 일부판결의 형식으로라도 반드시 재판해야 한다. 다만, 동조 제1항 제3문부터 제6문에서는 이에 대한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62) 이 예외는 문헌에서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되는데, 1) 신청이 부적법한 경우, 2) 내용상 이유 없는 경우, 3) 신청을 형사소송에서 다루기에 부적절한 경우가 여기에 속한다.

첫 번째 예외는 형식적인 요건에 관한 것이고, 두 번째 예외는 주장 자체만으로 이유 없다는 점이 드러나는 경우를 가리킨다. 법문에는 “신청이 이유 없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라고 되어 있으나, 주장된 청구가 상당한 어려움 없이는 확인될 수 없다는 것만으로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한다.63) 세 번째 예외는 매우 포괄적인데, 법원은 부적절성에 대해 기속재량에 따라(nach pflichtgemäßem Ermessen) 판단한다.64) 대표적인 예는 부대소송 신청에 재판이 현저하게 절차를 지연시키는 경우이다. 그러나 실무에서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고, 피해자의 수가 매우 많은 경우에나 인정될 것이며, 특히 청구원인에 대한 판결이나 일부판결을 고려하는 경우에는 여기에 해당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한다.65) 위자료 청구의 경우에는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6문에 따라 절차의 지연을 이유로 재판을 거부할 수 없고, 오직 신청이 부적법하거나 이유 없는 것으로 보일 때에만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종국재판을 할 정도로 심리가 성숙되지 않은 경우나 위자료 산정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도 반드시 완결적으로 재판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동조 제1항 제1문에 따른 청구원인에 대한 판결만 할 수도 있다.66) 이외에 절차를 중지하는 경우나 민사법상의 어려운 법적 문제 또는 국제 민사법과 관련된 법적 문제들이 있는 경우에는 부적절성이 인정될 여지가 있으나, 사실관계 또는 법해석에 관한 경미한 어려움이 있다거나 변론을 잠시 중지할 필요성이 있다고 해서 부적절성이 인정되지는 않는다.67)

4. 변론과 증거조사

독일 형사소송법 제404조 제2항에 따라 부대소송 신청은 민사소송에서 소제기와 동일한 효력이 있고, 부대소송 신청이 상대방에게 송달되는 시점이 아니라 법원에 접수되는 시점에 소송계속이 발생한다.68)

피고인과 신청인은 부대소송의 청구에 관하여 본안심리에서 변론해야 하고, 이것은 조서에 기록되어야 한다.69) 다른 절차는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따른다. 예를 들어, 오직 구술로 제출되고 진술된 소송자료만이 판결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70) 또한 본안변론의 결과는 독일 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45조의 원칙들에 따라 실행되어야 하는 증거조사에 기초해야 한다. 다만, 법원이 손해배상청구권의 존부와 금액에 대해 다툼이 있는 경우에 재량에 따라 증거조사를 할 수 있다는 독일 민사소송법 제287조의 원칙들도 적용된다.71)

증명책임의 분배에 관해서는 민법상의 원칙이 적용된다. 예를 들어 피고인이 독일 민법 제827조에 따라 범죄행위 당시의 의사무능력을 이유로 배상책임으로부터 면책되고자 하는 경우에 의사무능력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피고인이 진다.72) 왜냐하면, 부대소송이 형사소송에 부대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사실관계의 조사와 피고인의 과책을 법관에게 확신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형사소송절차의 원칙에 따르기는 하지만, 거기서 파생되는 재산법상 청구권에 대해서는 민사법의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가해자가 민사소송에서보다 부대소송에서 더 유리한 지위를 가지게 되는 부당한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73)

5. 재판의 형식
가. 부정적인 본안재판의 배제

법원은 신청을 인용할 수 있지만, 부정적인 본안재판(negative Sachentscheidung), 즉 기각판결은 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와 통설이다.74) 부대소송 신청을 완전히 인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청구원인에 대한 판결(Grundurteil) 또는 일부판결을 하거나 재판을 “하지 않는” 방법만 인정된다. 일부 문헌은 각하판결도 할 수 없다고 설명하기도 하는데,75) 이렇게 해석하는 것은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3문과 제4문의 법문에서 재판을 “하지 않는다(absehen)”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76)

나. 인용판결의 내용

인용판결은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1문에 따라 오직 피고인을 유죄로 선언하거나 보호관찰 등의 명령을 하는 형사판결 안에 편입된 형태로 본안변론에 근거해서만 내려질 수 있다. 형사판결과 민사판결이 단일한 것으로 이루어지고 분리될 수 없다. 그래서 부대소송 신청의 인용을 위한 요건에는, 인낙판결과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부대소송의 일반적인 적법성 및 청구권을 성립시키는 요건의 존재 이외에 일반적으로 피고인에 대해 형벌 또는 보호관찰 등의 명령이 내려질 것이 포함된다.77)

부대소송 신청에 대한 재판에는 이유가 제시되어야 하지만, 민사소송법 규정에 따라 작성될 필요는 없다. 즉, 민사법상 청구권기초를 기재하는 것은 요구되지 않는다.78) 독일 형사소송법 제267조에 따라 적용된 민사법 규범들을 기재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툼이 있지만, 부대소송에 관한 판결이 민사법적인 특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반드시 기재할 필요는 없다는 견해가 다수이다.79) 그러나 독일 민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당사자들 및 그들의 법정대리인 및 소송대리인의 이름은 판결문의 첫 부분 또는 주문에 기재되어야 하는데, 왜냐하면 이로써 판결이 집행하는 데에 적합하게 되기 때문이다. 민사판결에서와 같이 독일 민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제5호에 따라 판결문에 구성요건들이 포함될 필요는 없지만, 해당 민사법 규범에 그 사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포섭된다는 것은 기재되어야 한다.

위자료를 인정할 때에는 원칙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의 인적, 경제적 상황을 포함하여 모든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유죄판결에 의해 징역을 받는다는 점은 위자료 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80) 판결이유에는 피해자에 대해 이루어진 실제 침해에 관한 구체적인 서술이 포함되어야 한다. 물론 위자료를 인정하는 판결을 할 때 항상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제적 상황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와 서술이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는 포함시킨다.81) 가해자의 과책에 관해서도 고의 또는 과실의 정도에 관한 분류가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82)

다. 청구원인에 대한 판결과 일부판결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2문에 따르면, 독일 민사소송법 제304조에 따른 청구원인에 대한 중간판결과 동법 제301조에 따른 일부판결도 허용된다. 형사법원이 청구원인에 대한 판결로 피고인의 배상의무에 대해 재판을 하면, 민사법원에서 금액에 관한 소송(Betragsverfahren)이 진행된다(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3항 제4문). 민사법원은 금액을 확정하는 절차에서 독일 민사소송법 제318조를 준용하여 형사법원의 재판에 구속된다(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2문). 중간판결에 해당하는 원인판결과 달리 일부판결은 종국판결이다. 일부판결의 대상이 되지 않은 청구권의 분리 가능한 일부는 민사법원에서 다툴 수 있다(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3항 제3문). 그러나 이 경우에도 민사법원은 형사법원의 일부판결에 구속된다.83) 연방대법원의 지침에 따르면 민사법상 공범에 관한 판단은 형법에서 발전된 법원칙에 따라 이루어진다.84)

라. 확인판결

법률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지는 않지만, 피고인이 범행에 의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진다는 확인판결도 원칙적으로 허용되는데, 왜냐하면 확인판결은 구조적으로 청구원인에 대한 판결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이다.85)

마. 인낙판결

2004년의 「형사소송에서의 피해자의 지위 강화를 위한 법률(OpferRRG)」에 의한 법 개정으로 부대소송에서 인낙과 화해가 가능해졌다.86) 연방대법원의 과거 판례는 부대소송에서의 인낙판결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피고인이 양형에서 이익을 얻기 위해서 부대소송 신청인에 의해 제기된 청구를 인낙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를 제시하였다.87) 그러나 위 법 개정을 통해서 새로 도입된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2항에 의해서 이제는 피고인에 대해 독일 민사소송법 제307조에 따른 인낙판결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명시적으로 규정되었다. 입법자는 소송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하고 부대소송 원고와 피고의 민사법 영역에서의 처분권한을 강화한 것이다. 또한 인낙을 허용하는 것은, 당사자들이 사적자치에 의해 화해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독일 형사소송법 제405조와도 합치한다.88)

인낙판결에 대해서 피고인은 형사소송상의 상소를 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인낙판결 자체는 취소할 수 없기 때문에 인낙판결에 효력이 없다거나 인낙판결이 피고인이 표시한 인낙과 내용이 다르다는 주장만 할 수 있다. 부대소송 신청을 인용하는 재판은 오직 형사법상 유죄판결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1문의 요건과 인낙판결이 가능하다는 제2항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해명되지 않았지만, 제2항의 체계상 위치를 고려하여 이를 특별규정으로 보고 절차가 중지된 경우 등과 같이 유죄판결이 없는 경우에도 “독립적인 인낙판결(isoliertes Anerkenntnisurteil)”이 허용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2항은 민사소송법에서와 같이 그 인낙된 청구권에 관하여 실체법상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심사를 배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제2항을 제1항의 예외로 보지 않으면 이 규정이 무의미하게 되기 때문이다.89)

그러나 이론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이 규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인낙판결을 허용하는 것은 민사소송에서 적용되는 당사자처분권주의의 표출인데, 당사자처분권주의는 형사소송에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피고인이 양형에서의 이익을 위해서 부대소송상 청구를 그것이 적정한 금액을 넘는 경우에도 인낙해야 할 압박을 느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90)

바. 가집행 판결

부대소송 신청을 인용하는 판결에는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3항 제2문 및 민사소송법 제708조 이하에 따라 가집행할 수 있다는 주문이 포함되어야 한다.91) 법원은 직권으로 기속재량에 따라 가집행 가능성에 대해 판단한다. 가집행에 대한 판단은 독립적으로 취소할 수 없다. 이 판결은 집행권원에 해당하기 때문에 판결문의 첫 부분 또는 주문에서 독일 민사소송법 제313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요구되는 기재와 함께 신청인을 표시해야 한다.92)

6. 판결의 효력과 상소

부대소송 신청에 대한 재판은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3항 제1문에 따라 민사소송에서의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즉, 집행력만 인정하는 한국법과 달리 기판력도 인정된다. 부대소송 재판의 기판력은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따르고, 유죄판결의 기판력이 발생하기 전에는 발생하지 않는다.93) 청구의 일부에 대해서만 재판한 경우에 나머지 부분은 다른 절차에서 주장할 수 있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형사법원의 재판이 기판력을 갖지 않는다.94)

신청인에게 불리하게는 기판력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상소도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신청인이 부대공소 원고(Nebenkläger)의 지위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형사판결에 대한 상소를 통해서 결과적으로 부대소송 재판에 대해서도 상소가 허용될 수 있다.95) 부대소송 신청에 대한 판결이 불명확하여 집행이 불가능하거나 형식적인 이유제시만 있어 사후심사를 하기에 불충분한 경우에는 상소심에서 이를 파기한다. 그러나 부대소송 신청에 대해서만 별도로 새로운 심리를 위해 1심으로 환송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환송하지는 않고 자판한다.96)

7. 절차비용 부담

독일 형사소송법 제472조의a 제1항에 따라 부대소송의 비용은 유죄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부담한다.97) 동조 제2항 제1문에 따르면, 부대소송 신청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각하되는 경우에 누가 비용을 부담하는지에 대해서는 법원이 기속재량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실무에서 법원들이 비용발생 원인을 제공한 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키는 원칙을 고려하지 않고 민사소송에서처럼 형식적으로 승소자와 패소자의 구분에 의해 비용을 분담시키고 있어 비판받고 있다.98)

Ⅲ. 독일 부대소송의 운영현황과 평가

1. 운용현황

법 규정이 상세하고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법실무에서 부대소송은 사문화되어 있다고 평가된다. 주지방법원(Landesgericht)에서 부대소송 재판의 비율은 2003년까지는 전체 형사재판의 1.5%에 못 미치던 것이 2004년부터 약간씩 증가하여 2008년과 2009년에는 약 6%에 이르렀지만, 구(區)법원(Amtsgericht)99) 에서는 계속 1% 내외에 머무르고 있다.100) 그래서 예전에는 부대소송에 대해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실무에서 거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죽은 법으로 여겨졌다. 이에 입법자는 부대소송에 대한 원칙적인 시사의무(regelmäßige Hinweispflicht)를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의h 제2항에 따른 강행적 시사의무(zwingende Hinweispflicht)로 변경하는 등 부대소송을 활성화시키려는 의지를 보였다.101) 그러나 통계에 따르면 독일에서 부대소송은 여전히 잘 활용되지 않는다. 2018년의 통계에 따르면, 구법원에서 처리된 사건 중 단지 0.8%에서만 부대소송 신청에 대한 재판이 이루어졌고, 주지방법원에서도 4.5%에 지나지 않았다.102) 형사사건의 약 67.6% 정도에서 부대소송의 적절성이 인정된다는 평가도 있음을 고려하면, 이런 수치는 지나치게 부족하게 보인다.103) 「형사소송에서의 피해자의 지위 강화를 위한 법률(OpferRRG)」도 이런 상황에 큰 변화를 주지는 못했다고 평가된다. 다만, 지난 법 개정을 통해서 부대소송이 더 이상 예외가 아닌 원칙이 되었고, 최근에 적어도 주지방법원들에서는 부대소송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죽은 법이라고 불리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104) 현재 다른 여러 유럽 국가들에서도 부대소송을 확장하려는 경향이 보이는데, 프랑스와 스페인을 제외하고는 아직 실무에서 활성화되지 않았다고 한다.105)

2. 부대소송의 장점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 부대소송의 제도적 의의를 부정하는 견해는 거의 없다. 부대소송이 소송경제와 피해자 보호라는 이념적 목표를 실제로 실현할 수 있는 장점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서 손해배상청구권 등을 주장하는 것보다 부대소송에서 주장하는 것이 다음과 같은 점에서 훨씬 유리하다.

  • 1) 부대소송상 청구가 전부 또는 일부 기각되는 경우에 이 부분에는 기판력이 없기 때문에 피해자는 부대소송을 진행함으로써 잃을 것이 없다.106) 또한 부대소송에서는 반소가 허용되지 않으므로, 이를 통해 상대방이 거꾸로 승소하는 경우도 존재하지 않는다.107) 다만, 부대소송에서 손해배상청구권이 민사소송에서만큼 충분한 변론을 거치지 못하여 피해자가 패소하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독일 보험계약법(VVG) 제124조108)에 따른 패소판결의 기판력 확장109)이 적용될 여지가 있으므로 소송수행을 잘못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110)

  • 2) 피해 회복을 위해서 형사절차와 민사절차를 각각 거칠 필요가 없다. 이것은 특히 가해자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성범죄의 피해자에게 큰 의미가 있다.

  • 3) 1986년의 법 개정 이후부터는 독일 형사소송법 제403조에 따라 구법원에서도 소송물가액의 한계에 구애받지 않고 부대소송상 청구를 주장할 수 있다.111)

  • 4) 민사소송에서와 달리 주지방법원에서도 독일 민사소송법 제78조에 따른 변호사강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변호사비용에 관한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112) 또한 민사소송의 소장을 작성하는 것보다 일정한 양식이 정해져 있는 부대소송신청서를 작성하는 것이 더 용이하기 때문에 나홀로 소송도 더 쉽다고 한다.113) 더 나아가 1986년의 법 개정 이후에는 부대소송의 원고에게도 소송구조가 인정되고 일정한 요건 하에서 국선변호인이 선임된다.114)

  • 5) 부대소송에서는 형사소송의 직권조사주의가 적용되어 법원이 모든 증거를 직권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피해자가 스스로 증거를 제출해야 하는 부담을 지지 않는다.115) 오직 독일 민사소송법 제287조에 따른 손해의 산정과 채권의 액수에 관한 평가방법에 대해서만 직권에 의한 해명의무(Amtsaufklärungspflicht)의 예외가 존재한다.116) 이와 달리 민사소송에서는 피해자가 단순히 증거를 제출하지 못해 패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성범죄의 경우에는 증인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위험이 더 크다. 또한 형사법원의 유죄판결이 민사소송에 대해 선결효과(präjudizielle Wirkung)를 가지지 않으므로 별도의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주장하는 경우에 매우 큰 패소 위험이 존재한다.117)

  • 6) 전체적으로 볼 때 법원의 업무 부담이 부대소송으로 인해 늘어난다고 볼 수 없다. 일단 형사법원이 부담을 더 지게 되지만, 민사법원이 그만큼 부담을 더는 것으로 상쇄된다. 형사법원의 민사법상 청구권에 대한 재판이 기판력을 가지기 때문에 청구원인에 대한 판결(Grundurteil)의 방식 등으로 증거조사에 관한 민사법원의 부담을 현저하게 줄여준다.118) 게다가 형사법원은 직권조사의무를 지는데, 유죄판결을 선고하려는 경우에는 어쨌든 양형을 위해서라도 그 범죄에 의해 발생한 손해까지 직권으로 조사해야 한다. 따라서 형사법원이 부대소송 때문에 상당한 부담을 추가로 진다고 볼 수 없다.119)

  • 7) 독일 형법 제46조 제2항에 따르면, 자발적으로 배상을 하려는 태도가 양형에서 고려되기 때문에, 피의자에게도 손해배상청구권을 인낙하거나 화해를 하는 등 피해자의 원상회복을 위해 노력할 충분한 동기가 부여된다. 또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에 정해진 기간 안에 원상회복을 실제로 수행해야만 집행유예, 가석방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피의자에게 영향을 준다.120)

  • 8) 민사소송에서는 피해자가 당사자로서 동시에 증인이 될 수 없으므로 당사자신문의 제한적 가능성만 사용할 수 있지만, 부대소송에서는 피해자가 증인진술의 장점을 사용할 수 있다.121)

  • 9) 마지막으로, 피고인에게도 소송비용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피고인에게 부대소송의 비용이 부과되는 경우에 독일 법원비용법 부록 1 제3700호(Anlage 1 Nr. 3700 GKG)에 따라 비용이 산정되므로, 민사소송에서 독일 법원비용법 부록 1 제1210호(Anlage 1 Nr. 1210 GKG)에 따라 산정된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경우보다 3분의 1로 저렴하다.122)

이런 장점들 때문에 이 제도를 강화하는 것을 지지하는 견해가 많다.123)

3. 부대소송이 활성화되지 않은 주된 이유와 개선방법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이렇게 장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는 오히려 우리나라에서보다 부대소송의 활성화가 미진하다. 그 이유에 대해서 다양한 분석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1) 부대소송 절차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법관들이 많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법원의 인력 및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재판의 질이 낮고, 소송촉진을 위한 절차의 타협 등으로 엄밀한 재판을 하기가 힘들어서 부대소송 재판에도 소극적이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업무 부담이 많은 형사법관들에 대한 교육이 충분하지 않고, 법관들이 피해자 보호의 특수한 이익과 이를 위한 강행규정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서 제도의 의의에 대해 잘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원인이라고 한다. 특히 나이가 많은 법관들이 현재의 법을 잘 모르고 기본적으로 부대소송 재판이 너무 번거롭고 어렵다고 하여 반대한다고 한다. 부대소송의 대리인들도 이를 경험한 후로는 법원과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아예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124)

  • 2) 형사절차에서 민사법상 청구권을 함께 주장할 때 피해자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변호사들의 소극적 태도도 한 원인이다. 물론 증인의 진술태도를 평가하는 데에는 그 내용과 배경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증인이 증인의 소송상 권능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는 고려되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변호사들의 경험에 근거한 이런 우려를 그저 무시할 수는 없다고 한다.125)

  • 3) 피해자 및 피의자의 보험회사가 부대소송에 직접 참여할 수 없다는 점도 부대소송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이유이다. 특히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인한 사고의 경우에 가해자와 함께 책임을 지는 책임보험회사가 부대소송에 직접 참여하여 법률관계를 한 번에 정리할 수 없다는 것은 실무상 부대소송의 효용성을 저해하는 큰 문제로 지적된다.126) 중대한 인적 손해의 경우에는 피해자의 재산이 이를 배상하기에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부대소송이 큰 역할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험회사의 참여 여부가 중요한 문제라고 한다.127)

  • 4) 형사사건의 많은 수를 차지하는 약식명령절차에서는 본안변론이 없으므로 부대소송이 불가능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것도 현재의 부대소송제도의 한계 중 하나이다. 서면절차에서도 청구원인과 금액에 대해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는 점, 독일 민사소송법 제331조의 궐석판결에 관한 규정과 제331조의a에 따른 당사자 일방의 불출석시 소송자료에 따른 재판에 관한 규정에서 보듯이 민사소송에서는 본안변론이 없더라도 인용판결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대소송에 대해 이렇게 제한을 둘 필요가 없다는 비판이 있다.128)

이런 분석에 근거하여 부대소송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법들이 제시되고 있는데, 법관들의 인력 충원과 교육을 통해서 재판절차의 질을 향상시키고 부대소송제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 부대소송 활성화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검찰에게 피해자보호에 관한 규정들을 종합하여 교육하고 적극적인 활성화 노력을 강조하는 것, 약식명령절차에서도 부대소송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법관에 대한 교육에는 단순히 부대소송절차에 관한 내용만이 아니라, 숨겨져 있거나 새로 개정된 피해자보호에 관한 규정, 다양한 소송상황에 대한 처리를 포함한 적법하고 효율적인 본안변론의 보장 방법,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는 피해자 증인의 증언에 대한 평가, 성범죄 등에서 피해자와 관련된 신청들을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에 관한 복잡한 상황의 해결 방법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되도록 하여 피해자들이 심리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부담과 오해를 줄임으로써 부대소송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가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129) 다소 급진적인 제안 중에는,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형사소송과 민사소송 두 개의 절차를 거치는 비효율성을 줄이고 서로 다른 재판이 나오는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 부대소송을 신청하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이에 맞게 고지의무의 내용을 수정하자는 것도 있다.130)

4. 부대소송제도에 대한 회의론

단순히 개선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서 부대소송제도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면서 부대소송의 활성화에 반대하는 견해들도 존재한다. 부대소송에 의해 형사소송에서의 피해자 권리가 확장됨으로써 효율적이고 정당한 형사소추에 대한 피고인과 국가의 이익이 후순위로 밀려나게 된다는 점과 원래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고려되어 형량감경으로 연결될 사정들(예를 들어 책임능력 결여)이 있을 때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부대소송 원고에 대한 위자료를 상향시킴으로써 그 완화된 형량을 보충하려는 위험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고,131) 형사법관들이 민사소송의 성격을 가진 부대소송의 진행에 익숙해지기 어렵고 민사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의 평가에 대해 필수적인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을 근거로 드는 견해도 있다.132) 이런 견해들은, 민사법상 또는 사회법상의 어려운 문제들에 대해 재판해야 하는 경우에는 부대소송이 적절하지 않아 각하해야 한다는 판례133)와 손해배상청구 금액이 커서 피고인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효율적인 형사방어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상황은 부대소송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는 판례134)의 입장을 유지 및 강화하는 것이 옳다고 하면서 사실상 부대소송의 적용범위를 축소하려고 한다.135)

이런 회의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부대소송을 통해서 발생하는 당사자들의 지위 변동은 입법자가 인식하고 감수하기로 결단한 것이며, 피고인이 형사방어를 잘하면 손해배상책임도 없어지므로 두 절차 사이의 가치모순은 존재하지 않는다거나,136) 모든 법관은 형사와 민사 등 모든 법영역을 다룰 수 있도록 교육받았으며 모자란 지식은 의무교육을 통해 보완하면 되고,137) 특히 경제범죄를 다루는 형사재판부는 민사법과 상사법 사건에 대해서도 익숙하다는138) 등의 반박이 있다.

위의 논의와는 별개로, 독일에서도 부대소송제도와 관련하여 형사소송과 민사소송은 서로 다른 모습의 절차인데 하나로 병합하여 진행하는 것이 타당한가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계속 제기된다.139) 이것은 실질적으로는 민사 분쟁에 관한 절차가 형사소송의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140)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상 원칙들 사이의 긴장영역에 있는141) 부대소송제도의 본질적인 문제이다.

부대소송은 많은 면에서 민사소송과 다른 모습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부대소송의 신청인은 민사소송의 원고와 달리 증인으로서 신문하고, 민사소송에서는 변호사 선임이 강제되지만(독일법에서는 변호사강제주의를 채택함) 부대소송에서는 그렇지 않으며, 민사소송에서는 변론주의가 지배하지만 부대소송에서는 형사소송상 직권조사주의가 적용되기 때문에 부대소송의 신청인은 증거방법을 제출하지 않아도 독일 형사소송법 제244조 제2항142)에 따른 법원의 직권조사 덕분에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143) 부대소송에서는 소송고지와 소송참가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과 민사소송에서와 자백의 효과가 다르다는 것도 차이점이다.144) 이외에도 실체적인 측면으로는 민사법과 형사법에서 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기준, 과실의 개념, 책임과 과책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등이 다르고, 절차적인 측면으로는 민사소송법에서 인정되는 당사자의 진실의무가 형사소송법에서는 인정되지 않는 것, 형사소송법에서는 무죄추정원칙(in-dubio-Grundsatz)이 적용되지만 민사소송법에서는 표현증명(prima-facie-Beweis)과 독일 민사소송법 제287조에 따른 법원의 자유로운 손해평가가 이루어지는 것 등에서 차이가 있다.145)

형사소송과 민사소송 사이에는 이렇게 다양하고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부대소송에 의해 이 둘을 병합하여 심리하게 되면 절차에 적용되는 법 규정과 원칙들을 파악하기가 어려워지며 법관은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게다가 독일에서 부대소송의 인용판결은 민사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그 부담은 더욱 커지고, 결과적으로 법관들이 배상명령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된다. 피해자와 피고인 및 검찰의 소극적인 태도, 약식명령절차 등에서의 부대소송 배제, 보험회사의 참여 불가능 등의 다른 원인들은 적극적인 홍보 및 교육과 법 개정을 통해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와 달리 부대소송제도 자체의 본질에서 비롯된 소송지휘의 어려움은 단순히 그것만으로는 해소될 수 없다. 부대소송의 절차 운용에 대한 법관들의 의문을 해소하여 소극적 태도를 버리게 만들기 위해서는 절차에 관한 규정을 더 체계적이고 상세하게 규정하고 이에 대한 충실한 이론적 설명과 법관의 교육을 강화하는 등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Ⅵ. 한국의 배상명령제도 논의에 대한 시사점

1. 배상명령제도의 필요성과 유지 여부

배상명령제도는 「범죄피해자 보호법」(구 「범죄피해자구조법」)에 의한 구조제도와 더불어 범죄피해자를 위한 대표적인 피해회복방법으로 평가된다.146) 그러나 범죄피해자구조제도가 국가의 구조금 지급으로 이루어지는 반면에, 배상명령은 가해자로 하여금 피해자에게 배상을 하도록 명령하는 것으로서 서로 본질이 다르다. 또한 범죄피해자구조는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범죄에만 적용되고(「범죄피해자 보호법」 제3조 제1항 제4호), 이런 범죄로 피해자가 사망하거나 장해 또는 중상해를 입은 경우에만 구조금이 지급되며(동법 제3조 제1항 제4호), 과실범의 경우에는 구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동법 제3조 제1항 제4호).147)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 친족관계, 피해자의 귀책사유 등 구조금 지급을 배제하거나 제한하는 사유도 존재한다(동법 제19조). 범죄피해자구조는 당사자 사이의 권리의무관계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지원행위이고, 구조금 지급에 관한 사항을 판단하는 주체는 법원이 아니라 각 지방검찰청에 설치되는 지구심의회이다(동법 제24조 제1항 전단). 이와 달리 배상명령제도는 재산범죄와 재산손해에 대해서도 적용되고, 고의에 의한 침해만이 아니라 과실에 의한 침해에 대해서도 적용되며, 당사자 사이의 사적 관계를 규율하는 것으로서 법원의 재판을 통한 구제방법이다. 한편, 배상명령은 법원이 배상을 재판하여 그 판결에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집행력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피해와 가해자의 화해를 통한 피해회복을 목표로 하는 가해자-피해자 조정제도와도 다르다.148) 이처럼 배상명령제도는 다른 피해회복제도와 구별되는 독자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배상명령제도를 통해서 피해자가 형사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제도의 중요한 의의 중 하나로 평가된다. 「범죄피해자 보호법」에도 피해자의 형사절차 참여를 보장하는 규정(제8조)이 있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에 정보를 제공하는 수동적인 역할을 부여하는 것에 불과하고(제8조 제1항), 형사절차 관련 정보의 제공(제8조 제2항)도 “형사절차 관련 정보의 제공으로 사건 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배제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어서(범죄피해자 보호법 시행령 제10조 제3항 단서) 피해자의 참여를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2014년에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8조의2가 신설되면서 개선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부족하다. 이와 달리 배상명령절차에서는 피해자가 민사소송의 원고와 유사한 지위에서 형사절차에 참여하게 되므로 더 능동적이고 전면적인 참여가 보장된다. 2004년에 법무부가 수립한 「범죄피해자보호·지원 강화를 위한 종합대책」에서도 범죄피해자에 대한 실효성 있는 원상회복을 형사절차상 피해자 지위 강화의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었다.149)

배상명령제도의 제도적 의의가 보편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은 비교법적 고찰에 의해서도 확인된다. 그 기원과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뉴질랜드 등 많은 국가에서 유사한 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150) 1985년 UN의 「범죄 및 권력남용 피해자를 위한 정의에 관한 기본원칙 선언(Declaration of Basic Principles of Justice for Victims of Crime and Abuse of Power)」에서도 형을 선고할 때 가해자의 피해자에 대한 배상책임도 함께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151)

이처럼 배상명령제도가 추구하는 피해자의 신속한 피해 회복과 소송경제라는 정당한 목표를 고려할 때, 절차의 복잡성이나 법원의 업무 부담을 이유로 제도 자체의 필요성을 부정하거나 적용범위를 더 줄이는 방향은 생각하기 어렵다. 많은 국가들이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고 점차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법적 관점에서도 배상명령제도를 확대하거나 최소한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타당하게 보인다.

다만, 피해자의 지위 강화와 신속한 피해회복에만 집중하여 형사소송의 지연이나 심리의 어려움 등을 고려하지 않고 위자료청구 등에 관한 배상명령 절차를 무작정 확대하는 것은 그 효과도 의심되고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 독일의 논의에서 본 것처럼 배상명령제도는 민사사건을 형사소송에서 심리한다는 근본적인 체계부정합의 문제를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해결하기 어려운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배상명령을 확장하고 강화하기보다는, 오히려 범죄피해자구조제도와 피해자변호사제도를 강화하는 방법, 벌금이나 추징에 대해 배상명령의 집행을 우선하는 규정의 도입 등을 먼저 고려해 보는 것이 타당하다. 배상명령제도의 확대는 구체적인 절차에 관한 법 규정을 정비한 후에 그 결과에 적합한 수준에서 신중하게 결정하여야 한다.

2. 배상명령제도 활성화의 난관: 절차의 이질성과 규정의 불명확성

우리나라에서 이제까지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를 위해서 제시된 방안들에는 배상명령 대상 범죄의 확대, 배상 내용 및 범위의 명확화, 법원의 직권 배상명령 활성화, 피해자의 소송법상 지위 강화, 수사기관의 고지 의무화, 배상명령에 집행력만이 아닌 기판력까지 부여하는 것, 포괄적이고 불명확한 배상명령 제한 규정의 개정 등이 있다. 이런 방안들은 그 취지에 있어 공감할 수 있고 배상명령제도를 활성화하는 데에 어느 정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독일의 경우와 비교하면 이런 방안들이 과연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

독일의 부대소송제도에서는 이런 방안들이 거의 대부분 실현되어 있다. 부대소송이 허용되는 대상 범죄에는 제한이 없고, 배상범위도 재산법상 청구권이면 모두 포함하며, 피해자는 민사소송의 원고가 가지는 대부분의 권능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부대소송에 관해 고지의무가 규정되어 있고, 부대소송의 인용판결에는 기판력 등 민사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인정된다. 부대소송을 배제하는 요건은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포괄적으로 규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위자료 청구의 경우에는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6문에 따라 절차의 지연을 이유로 재판을 거부할 수 없고, 오직 신청이 부적법하거나 이유 없는 것으로 보일 때에만 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는 오히려 우리나라보다 부대소송제도가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152)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배상명령제도가 활성화되지 않는 다른 원인을 찾고 추가적인 개선방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앞에서 소개한 바에 따르면, 독일에서 부대소송제도가 활성화되지 않는 가장 핵심적인 원인 중의 하나는, 이 절차에 이질적인 요소가 결합되어 있어서 정확히 어떤 법 규정과 절차원칙들이 적용되어야 하는지 알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민사소송의 재판 경험과 달라서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법관들이 부대소송 재판에 대해 부담을 느낀다는 것에 있다. 형사법원의 업무 부담과 인력 부족은 이런 현상을 더 가중시킨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상황도 이와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법관들의 업무 부담과 인력 부족의 문제는 오히려 독일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배상명령 절차에 적용되는 절차 규정과 원칙들은 민사소송에 적용되는 것과 많이 다르다. 먼저 민사소송에서 원고의 역할에 해당하는 배상명령 신청인은 형사소송에서 당사자가 아니며 그에 부합하는 권한도 갖지 못한다.153) 그리고 증거조사와 증명책임에 관해서는 민사소송과는 완전히 다른 형사소송의 규정과 원칙들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154) 배상명령제도의 취지가 형사소송에서 현출된 증거자료를 그대로 배상명령 사건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속하고 간편하게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실현하는 것이므로155) 이것은 제도의 본질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결국 우리나라의 법관들도 배상명령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절차의 이질성 때문에 배상명령의 인용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 그것을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지표는 법관이 직권으로 배상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실무에서는 이 가능성이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직권에 의한 배상명령은 최근 10년 동안에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고 도입 초기인 1980년대 초반에만 약간의 사례가 보일 뿐이다.156)

얼핏 생각하면, 형사소송에 부수된 배상명령 절차에서 일관되게 형사소송의 규정과 원칙들을 적용하도록 한 것이니 오히려 법관들이 통일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어서 더 편하고 안정적인 소송지휘와 심리를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의아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건에서는 법관들에게 심리방식과 관련하여 쉽게 답을 찾기 어려운 고민을 던져주는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24조 제1항에 따르면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존부 및 범위와 관련하여 법원이 직권 증거조사를 해야 하는데, 어떤 수준으로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증거조사를 해야 비로소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2호(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 또는 제3호(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할 수 있는지 불분명하다. 마찬가지로 배상명령 사건에서 피고인이 상계항변을 할 수 있는지, 만약 상계항변이 허용된다면 그 경우에 자동채권의 존부에 대한 다툼이 있을 때 그에 관한 사실관계도 직권 증거조사의 대상인지 아니면 이 부분은 민사소송의 변론주의와 증명책임 분배 기준을 따라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을 내리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법관들은 대부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4호(배상명령으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및 제32조 제1항 제3호(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의존하여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하는 것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또한 여기에는 당사자 쌍방의 입장 차이를 고려하는 법관들의 심리적인 측면도 작용한다. 배상명령 신청이 각하되거나 기각되더라도 피해자는 다시 민사소송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고 배상명령 신청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지도 않았으므로, 피해자의 입장만 고려하면 법관이 비교적 마음의 부담을 가지지 않고 각하 또는 기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배상명령 신청을 인용하는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에, 현행법에 따르면 그 결정에 기판력이 없어서 나중에 다시 다툴 수 있기는 하지만, 일단 그 인용 결정에 근거하여 강제집행을 당할 수 있는 피고인의 입장을 고려하면, 법관이 절차의 운영에 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에게 부담을 주는 인용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다.157) 결국 법관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배상명령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을 유보하고 민사소송으로 넘기는 결론을 선택하게 될 확률이 높다.

필자가 여러 일선 법관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받은 인상도, 법관들이 배상명령에 소극적인 이유가 단순히 손해배상의 산정에 시간이 많이 들거나 사건별 업무부담이 늘어나는 데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법관들에게는, 민사소송과 형사소송에서 적용되는 원칙과 절차 규정이 여러 면에서 다른데도 불구하고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실질적인 민사사건을 형사소송 절차에서 판단해야 하는 것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어떤 원칙에 따라 절차를 진행해야 할지 명확하지 않고 그 때문에 혹시나 잘못된 재판을 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존재한다. 배상명령 절차가 형사소송과 어울리지 않는 “이물질”로서 체계적 부정합을 일으킨다는 점은 배상명령제도의 도입 초기부터 지적되었고 이후 많은 논문에서도 언급되었다.158) 즉, 배상명령제도에 대한 법관들의 소극성은 원래 민사소송에 의해 해결해야 할 분쟁을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른 형사소송에서 함께 해결하는 것에 대한 이론적, 실천적 의문에서 시작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논의처럼 배상명령 신청을 권장하고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것만으로는 적절한 효과를 얻지 못할 위험이 있다. 이제는 배상명령 절차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실질적으로 배상명령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법관들이 불필요한 거부감을 가지지 않도록 규정을 정비하고 해석론을 쌓아가는 작업이 필요하다. 배상명령 절차에서 심리의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주장·증명책임 및 증거조사 등과 관련하여 어떤 규정과 원칙이 적용되는지, 법관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소송지휘를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입법을 통해 더 상세하고 명확한 규정들을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전까지는 단계적으로 교육자료나 내부지침 등을 통해 법관들의 의문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159)

3. 배상명령제도 활성화를 위한 추가적인 방안

배상명령에 관한 절차규정을 구체화하는 것과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은 현재의 포괄적인 각하사유를 더 제한적이고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것이다.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 제4호 후단(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의 규정은 너무 불명확하고 추상적이므로 삭제하자는 제안은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번 언급되었다.160) 이런 견해들을 반영하여 2020년에는 박범계 의원의 대표발의로 다른 개선방안들과 더불어 위 제25조 제3항 제4호 후단과 그에 상응하는 제32조 제1항 제3호의 해당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제출되기도 하였다.161) 또한 동조항 제2호(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 제3호(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대해서도, 수사절차에서부터 배상명령 신청을 가능하게 하고 피해자에게 관련 기록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것을 전제로 피해 금액이나 배상책임의 존재와 범위를 규명할 수 있는 기회를 피해자에게 충분히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과책으로 인해 그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만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할 수 있도록 하는 식으로 각하사유를 제한하자는 제안도 있다.162)163)

이렇게 배상명령 신청이 각하되는 비율을 줄이고 인용률을 높이기 위해서 각하사유를 제한하자는 취지에는 찬성한다. 그러나 앞에서 논의한 절차 규정의 체계화 및 구체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각하사유를 제한하더라도 법관들이 절차의 운용에 확신을 가질 수 없어 계속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남아있는 각하사유를 최대한 넓게 적용하려고 하거나 아예 신청을 기각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 배상명령 신청이 각하되거나 기각되어도 거기에 기판력이 발생하지도 않고 피해자는 민사소송으로 구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각하사유 일부를 완전히 삭제하는 방식으로 각하사유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각하사유를 “배상의무원인 확인판결”을 할 수 있는 사유로 변경하고 거기에 기판력 또는 그에 상응하는 효력을 부과하는 것을 제안한다. 즉, 피해 금액을 특정하기 어렵거나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배상명령으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형사법원은 배상명령 신청을 각하할 수는 없고 대신에 손해배상청구의 청구원인에 대해서만 확인판결의 형태로 판결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이런 방법을 채택하면, 형사법원이 배상명령 신청에 대해 최종적인 인용 결정을 하지 않더라도 배상의무원인에 대한 확인판결을 통해서 이후 배상 금액을 정하고 이행판결을 구하는 민사소송에서 증거조사에 관한 민사법원의 부담이 크게 줄어들고 피해자의 신속한 권리구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형사법원의 최종적인 판단에 대한 부담이 어느 정도 줄어들기 때문에 원래 배상명령에 소극적이었던 법관들이 태도를 바꾸는 데 영향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다만, 이렇게 법을 개정할 때에는, 배상의무원인 확인판결에 기판력이 인정되는 점을 고려하여 그 판결의 이유도 반드시 기재하도록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1조 제2항 2문을 삭제할 필요가 있다.164)

이 제안은 독일에서 형사법원이 청구원인에 대한 판결(Grundurteil)로 피고인의 배상의무에 대해 재판을 하면 민사법원에서는 배상 금액에 관한 소송(Betragsverfahren)을 진행할 수 있으며(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3항 제4문) 그때 민사법원은 독일 민사소송법 제318조를 준용하여 형사법원의 재판에 구속되도록 하는 것(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2문)에서 착안한 것이다. 여기서 독일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결은 불법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인과관계 등에 대해서만 확정하고 구체적인 손해배상의 범위에 대한 판단은 포함하지 않는 점에서 민사소송법 제20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중간판결과 유사하지만, 기판력(또는 민사법원에 대한 구속력)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민사소송에서 당해 심급에만 기속력이 인정되는 중간판결과 다르다. 또한 민사소송법 제264조에 따른 중간확인의 소가 제기되는 경우와 비교하면 그 판결에 기판력이 인정된다는 점에서는 유사하지만, 중간확인의 소는 그 재판의 대상이 “소송의 진행중에 쟁점이 된 법률관계”이기 때문에 독일의 청구원인판결이나 여기서 제안하는 배상의무원인 확인판결이 법률관계 자체가 아니라 그 요건사실에 대한 판단을 내용으로 하는 것과 차이를 보인다.

한편,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3항은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이 정확히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고165) 동법 제32조 제1항의 규정과 일부 겹치므로 법개정을 통해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와 달리 제32조 제1항에서는 “결정으로 배상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고 하여 각하사유를 규정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제32조 제1항의 각하사유는 배상신청이 적법하지 아니한 경우(제1호), 배상신청이 이유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제2호), 또는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제3호)이다. 그런데 이 제3호는 그 문언이 동법 제25조 제3항 제4호 후단과 거의 동일하고 매우 포괄적이어서 제25조 제3항 제1호부터 제4호의 사유를 모두 포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숨겨진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제25조 제3항은 삭제하고, 그 4가지 사유를 제32조 제1항 제3호의 예시로 삽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166) 물론 너무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각하사유를 제한하기 위한 법 개정이 이루어진다면, 제25조 제3항만이 아니라 제32조 제1항 제3호 자체도 삭제하고, 방금 앞에서 제안한 것처럼 제25조 제3항 제1호부터 제3호의 사유를 배상의무원인 확인판결을 해야 하는 사유로 변경하는 것이 더 나은 방향이다.

위의 내용을 종합하여 불완전하나마 구체적인 개정안의 내용을 제시하자면 다음과 같다.167)

현행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제25조(배상명령)
① [...]
② [...]
③ 법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피해자의 성명ㆍ주소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2.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
3.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4. 배상명령으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거나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제25조(배상명령)
① [...]
② [...]
③ <삭제>
제31조(배상명령의 선고 등)
① [...]
② 배상명령은 일정액의 금전 지급을 명함으로써 하고 배상의 대상과 금액을 유죄판결의 주문(主文)에 표시하여야 한다. 배상명령의 이유는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면 적지 아니한다.
③ [...]
④ [...]
⑤ 배상명령을 하였을 때에는 유죄판결서의 정본(正本)을 피고인과 피해자에게 지체 없이 송달하여야 한다.
제31조(배상명령의 선고 등)
① [...]
② 배상명령은 일정액의 금전 지급을 명함으로써 하고 배상의 대상과 금액을 유죄판결의 주문(主文)에 표시하여야 한다. <삭제>
③ [...]
④ [...]
⑤ 배상명령을 하였을 때에는 유죄판결서의 정본(正本)을 피고인과 피해자에게 지체 없이 송달하여야 한다.
제32조(배상신청의 각하)
① 법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결정(決定)으로 배상신청을 각하(却下)하여야 한다.
1. 배상신청이 적법하지 아니한 경우
2. 배상신청이 이유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3.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② [...]
③ [...]
④ [...]
제32조(배상신청의 각하)
① 법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결정(決定)으로 배상신청을 각하(却下)하여야 한다.
1. 배상신청이 적법하지 아니한 경우
2. 배상신청이 이유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3. <삭제>
② [...]
③ [...]
④ [...]
<신설> 제32조의2 (배상의무원인 확인판결)
① 법원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불법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인과관계 등 배상의무의 원인에 대해서만 판단하여 구체적인 배상 금액을 정하지 않고 배상의무원인이 존재한다는 확인판결을 할 수 있다.
1.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
2.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3. 배상명령으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
② 민사법원은 위 판결에 구속된다.
③ 제31조 제2항과 제5항, 제33조의 규정을 준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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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맺음말

이제까지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되었다.168) 이 중에는 이미 법에 도입되어 시행되고 있는 것들도 있지만, 많은 지지를 받고 있음에도 아직 입법을 기다리고 있는 것들도 있다. 대부분 그 취지와 예상되는 효과에 있어 공감할 수 있는 방안들이지만, 독일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듯이 법관들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지 않고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법관들이 배상명령 신청을 인용하는 데 소극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40년이 지나도록 같은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보면 단순히 법관들이 새로운 제도에 대해 잘 모르거나 업무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에 거부감을 가지는 것이 원인은 아닐 것이다. 배상명령 때문에 형사사건에 관한 업무부담이 증가하기는 하겠지만, 결국에는 민사사건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어느 정도 상쇄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법관들의 과중한 업무부담도 핵심적인 이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법관들이 배상명령에 소극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그 절차의 이질성으로 인해 구체적인 사안에서 절차 운용에 대해 불명확한 부분이 많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의식이 우리나라 문헌들에서 완전히 낯선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문헌들이 배상명령제도의 장점과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 주로 논의하고 구체적인 절차의 진행 모습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많이 다루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체계적 부정합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마치 배상명령제도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거나 피해자의 특별한 어려움을 외면하고 배상명령제도의 적용범위를 줄이려는 시도로 비칠 위험도 있어서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다른 부분을 개선하고 장점을 홍보한다고 하더라도 배상명령제도가 기대만큼 활성화되기는 어렵다. 어떤 제도의 이념적인 목표가 정당하고 필요성이 크다고 하더라도 그 운용에 있어 불확실성과 어려움이 상당하여 정상적으로 실행되기 어렵다면 그에 맞게 범위를 조절하거나 세부적인 내용을 변경할 필요가 있다. 이 글에서는 그 해결책으로서 첫째로는 다양한 절차적 의문점을 해소하기 위해 구체적인 법규정을 마련하고 이에 관한 이론적, 실천적 해설서가 충분히 준비될 것이 필요하고, 둘째로는 배상명령제도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형사소송 법관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각하사유의 일부를 단순히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배상의무원인 확인판결을 하도록 하고 여기에 민사법원에 대한 구속력을 부여하는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런 제안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향후 논의의 방향을 제시하는 수준의 단초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더 활발한 논의를 통해서 배상명령제도가 합리적인 모습으로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Notes

* 이 논문은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충상 교수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고 축하드리는 의미에서 제출하였다. 오랫동안 판사로서 재직하셨던 경험과 연륜을 가지고 실무와 학계의 가교 역할을 하시고 후학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서 민사소송법 학계에 큰 기여를 해주신 이충상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1) 배상명령제도의 개념정의에 대해서는 김정우·고은주, “피해자를 위한 바람직한 배상명령제도에 관한 연구”, 「형사정책연구」 제25권 제1호(2014.3),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45면; 이희선, “범죄피해자 보호를 위한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에 관한 연구”, 「사회과학연구」 제17권 제1호(2010.04), 동국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55면; 법원행정처, 「법원실무제요 형사(II)」, 2014년, 438면 참조.

2) 이 용어는 덧붙이거나 걸어놓는 것을 의미하는 라틴어 adheasio (= 독일어로 das Anhaften 또는 das Anhängen)에서 유래했으며, 따라서 독일에서는 “Anhangsverfahren”이라는 용어도 동의어로 자주 사용하고 있다(Greiner, ZRP 2011, 132 참조). 국내에서는 “부대사송” 또는 “부수절차”로 번역되기도 한다. 한편, 이런 번역어는 “부대공소” 또는 “공소참가”로 번역되는 독일 형사소송법 제395조의 Nebenklage 및 “사인소추”, “사인기소”, “사소” 등으로 번역되는 독일 형사소송법 제374조 이하의 Privatklage와 혼동될 여지가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3) 배상명령제도와 관련한 개정 연혁에 관해서는 이천현, “범죄피해의 신속한 회복: 배상명령제도”, 「형사정책연구」 제20권 제1호(2009.3),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146면; 차성안, “배상명령 활성화 입법에 대한 평가와 그 시사점”, 「저스티스」 통권 제182-1호(2021.2), 299면 이하; 이희선(주 1), 57면 이하; 김정우·고은주(주 1), 144면 참조.

4) 과거의 통계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소개는 심영주, “배상명령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50호(2016․3), 170면 이하; 이천현(주 3), 1145면 이하; 이희선(주 1), 53면 이하; 차성안(주 3), 315면 이하 참조.

5) 대표적으로 강경래, “미국의 손해배상명령제도에 관한 고찰”, 「사회과학연구」 제22권 제1호(2015.3), 동국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141면 이하; 황윤상, 배상명령제도의 문제점과 활성화방안에 관한 연구, 성균대학교 박사학위논문(2012), 142면 이하; 이천현(주 3), 1160면 이하; 이희선(주 1), 68면 이하; 김정우·고은주(주 1), 162면 이하. 물론 이와 달리 배상명령제도를 일정한 범죄에만 국한하여 인정해야 한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이현석, “배상명령제도의 실무상 문제점과 그 개선 방안”, 「형사소송 이론과 실무」 제5권 제1호(2013.6), 121면 이하; 심영주(주 4), 179면.

6) 이런 변화들이 각각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에 실제로 기여했는지 여부에 대해 통계 분석을 통해서 살펴본 논문으로 차성안(주 3), 315면 이하.

7) 1981년 약 1,000건, 2008년 약 5,000건, 2018년 약 10,000건으로 점차 증가하다가 갑자기 2020년 약 26,000건, 2021년 약 43,000건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연도별 사법연감(법원행정처)의 통계 참조.

8) 2018년에는 2017년보다 신청건수가 약 1,500건이 증가하고 인용율은 32.3%에서 41.1%로 증가했으며, 2019년에는 다시 2018년보다 신청건수가 약 5,200건이 증가하여 15,229건이 되었고, 인용율은 약 45.3%로 4.2% 정도 더 높아졌다. 그런데 2020년과 2021년에는 그 변동폭이 훨씬 커져서 신청건수가 각각 약 11,700건과 약 16,800건씩 증가하고 인용률은 49.8%와 41.2%에 달했다.

9) 차성안(주 3), 335면은 2016년 이후에 나타난 이런 현상의 원인은 “인터넷의 각종 카페, SNS, 온라 인 쇼핑몰 등을 이용한 인터넷 사기(스마트폰 이용 범행 포함)나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 의 배상명령 접수율의 급증”일 가능성이 높고, “배상명령에 관한 법원 관행의 근본적인 변화나 개선, 특히 재량각하 사유에 대한 태도의 변화와는 전혀 무관할 변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10) 장응혁,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기본계획과 배상명령제도 - 배상명령제도의 활성화 및 피해자의 지위 강화를 중심으로 -”, 「경찰법연구」 제20권 제1호(2022), 90-91면.

11) 같은 취지로 장응혁(주 10), 96면.

12) 차성안(주 3), 298면은 이전 연구들에서 제시된 대부분의 개선방안들이 우리나라의 배상명령제도와 유사한 외국의 제도를 소개보고 거기서 우리나라에 없는 요소를 도입하자고 주장하는 식의 비교법적 연구방법론을 통해 제시되었다고 지적한다.

13)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1.

14) Grau/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15)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1.

16)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1.

17) BGBl. 1986 I S. 2496.

18) BGBl. 2004 I S. 1354.

19)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2.

20) BGBl. 2015 I S. 2525, 2529.

21) RL 2012/29/EU, ABl. 2012 L 315, 57.

22)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2.

23) 독일 형사소송법(StPO) 제403조 [부대소송에서의 청구권 주장]

23) 피해자 또는 그의 상속인은 피의자를 상대로 그 범죄행위에서 발생한 재산법상 청구권을, 그것이 통상법원의 관할에 속하고 아직 다른 법원에 계류[anhängig: (역자주) 소송계속을 의미하는 rechtshhängig보다 넓은 개념]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 소송물의 가액과 무관하게 구법원에서의 형사소송에서 주장할 수 있다. 그러한 청구권을 주장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권리가 인정된다.

24)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

25)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15;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4;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5.

26)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

27) BGH, Urteil vom 17. 2. 2016 – 2 StR 328/15, NStZ-RR 2016, 183;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a.

28) OLG Celle, Beschluss vom 8. 10. 2007 - 2 Ws 296/07, NJW 2007, 3795;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3;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9. 이와 반대로 도산절차 개시 후에 손해를 입은 경우에만 신청권을 인정하는 판례로 OLG Jena, Beschluss vom 27. 6. 2011 − 1 Ws 237/11, 1 Ws 242/11, NJW 2012, 547; OLG Frankfurt, Beschluss vom 15. 5. 2006 - 3 Ws 466 und 507/06, NStZ 2007, 168.

29)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2;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8.

30) 아직 공소가 시작되지 않아서 피고인(Angeklagter)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대소송의 신청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독일 형사소송법 제403조에서 신청의 상대방을 피고인이 아니라 피의자로 규정하고 있다.

31)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16;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8.

32)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11.

33)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11.

34)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17;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6;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10.

35)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5.

36) OLG Karlsruhe (Senat Freiburg), Urteil vom 31.10.2019 – 9 U 77/17, NJW-RR 2020, 542; Burmann/Heß/Hühnermann/Jahnke/Wimber, 27. Aufl. 2022, BGB § 249 Rn. 427a.

37)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Grau/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f.

38)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4 Rn. 9.

39)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4 Rn. 9.

40) 독일 형사소송법 제238조 [변론지휘]

40)

  • (1) 변론의 지휘, 피고인의 신문, 증거의 조사는 재판장에 의해 이루어진다.

  • (2) 변론에 참여한 자에 의해 본안의 지위와 관련한 재판장의 명령이 부적법하다는 이의제기가 이루어지면, 법원이 이에 대해 재판한다.

41)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4 Rn. 10;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f.; Grau/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663.

42) 다수설은 인정한다: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4 Rn. 10. 반대하는 견해로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831.

43)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831.

44) Vgl.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9 f.

45)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18.

46)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2.

47)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18;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1;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1.

48)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18;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1.

49)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2.

50) “법원은 피고인에게 어떤 범행을 이유로 유죄를 선고하거나 개선·보안처분을 명하는 판결에서, 부대소송 신청이 이 범행 때문에 이유가 있는 한, 그 신청을 인용한다.”

51) Haller, NJW 2011, 970, 971.

52) 범행이 경미한 경우에 검찰이 법원의 동의를 얻어 절차를 중지할 수 있게 한 규정이다.

53) 피의자에게 부담을 부과하거나 지시를 하는 대신에 법원과 피의자를 동의를 얻어 기소를 유예할 수 있게 한 규정이다.

54) 수개의 범행 중에서 이미 다른 범행으로 인한 유죄판결 등이 있어서 일부의 범행에 대해 기소하는 것이 피의자에 대한 교화나 법질서 방어에 큰 의미가 없는 경우에 절차를 중지할 수 있게 한 규정이다.

55)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5; Haller, NJW 2011, 970, 971.

56) Haller, NJW 2011, 970, 971.

57) “과형명령절차”로 번역하는 경우도 있다.

58) BGH, Urteil vom 25. 11. 1981 - VIII ZR 318/80, NJW 1982, 1047 (1048); KK-StPO /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1;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3; Haller, NJW 2011, 970, 971.

59)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22; 유사한 견해로 Haller, NJW 2011, 970, 971.

60)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5.

61)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22;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12.

62)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형사판결에서 신청에 관한 재판; 재판의 제외]

62)

  • (1) 법원은 피고인에게 어떤 범행을 이유로 유죄를 선고하거나 개선·보안처분을 명하는 판결에서 부대소송 신청이 이 범행 때문에 이유 있는 한 그 신청을 인용한다. 재판은 청구의 원인 또는 청구의 일부로 국한될 수 있다; 민사소송법 제318조를 준용한다. 신청이 부적법하거나 신청이 이유 없는 것으로 보이면, 법원은 재판을 하지 않는다. 이외에는 신청인의 정당한 이익을 고려해도 신청을 형사절차에서 처리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법원은 재판을 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신청에 대해 추가로 심사하는 것이, 청구의 원인이나 일부로 재판을 한정하더라도, 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킬 경우에 그 신청은 형사절차에서 처리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신청인이 위자료 청구권(민법 제253조 제2항)을 주장하는 범위에서는, 재판을 하지 않는 것은 오직 제3문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

63)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5.

64) BGHSt 47, 378;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8.

65) Haller, NJW 2011, 970, 971.

66)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15;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9.

67) BGH DAR 2004, 256; OLG Hamburg BGH NStZ-RR 2006, 347; BGH StV 2004, 61;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8.

68)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4 Rn. 8.

69) BGH NJW 1956, 1767; BGH NJW 1991, 1243;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4 Rn. 11.

70) BGH NJW 1991, 1243;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4 Rn. 12.

71)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1.

72) BGH, Urteil vom 25-11-1987 - IVa ZR 160/86, NJW 1988, 822.

73) Burmann/Heß/Hühnermann/Jahnke/Wimber, 27. Aufl. 2022, BGB § 249 Rn. 427b.

74) BGH NStZ 2003, 565;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1.

75)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7.

76) 각하나 기각을 의미하는 “abweise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77)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2.

78) 이에 대해서는 견해 다툼이 있다: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2.

79)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2.

80)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2.

81)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2.

82)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2.

83)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3;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3; Höher/Mergner, NZV 2013, 373.

84) BGHR StPO § 403 Anspruch 8;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3.

85) BGHSt 47, 378;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3;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5.

86)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87) BGHSt 37, 263.

88)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6.

89)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6.

90)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4;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6.

91)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7.

92)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10.

93) OLG Neustadt NJW 1952, 718;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10.

94)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6 Rn. 3

95)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7.

96)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7.

97)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6 Rn. 8; Grau/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668.

98) Grau/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668.

99) “간이법원”으로 번역되기도 하는데, 작은 단위의 행정구역에 설치되어 있는 최하급 법원이다.

100) Haller, NJW 2011, 970, 971.

101) Greiner, ZRP 2011, 132.

102) Statistisches Bundesamt, Strafgerichte 2018, Tab. 2.1 und 4.1, Stand: 23.10.2019.

103) Fritz, Freilaw 2/2020, 29 (30).

104)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3; Grau/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670.

105) Grau/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670.

106) Greiner, ZRP 2011, 132.

107) Greiner, ZRP 2011, 132, 133.

108) 독일 보험계약법(VVG) 제124조 [기판력 확장]

108)

  • (1) 기판력 있는 판결을 통해서, 제3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 확인되면, 그 판결이 제3자와 보험자 사이에 이루어진 경우에는 보험계약자를 위해서도 기판력이 발생하고, 그 판결이 제3자와 보험계약자 사이에서 이루어진 경우에는 보험자를 위해서도 기판력이 발생한다.

  • (2) 보험자에 대한 제3자의 청구권이 기판력 있는 판결, 인낙 또는 화해에 의해 확인되었다면, 보험자에 의해 제116조 제1항 제2문에 근거한 청구들을 받게 되는 보험계약자는, 보험자가 근거 없는 보상청구권을 방지해야 하는 의무 및 손해의 감소 또는 손해의 적정한 확정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 확인이 자신에게도 효력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 (3) 제1항과 제2항은, 제3자가 손해배상청구권을 제115조 제1항에 따라 보험자에게 주장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적용되지 않는다.

109) 제3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없다는 점이 제3자와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회사 사이에서 확정판결로 확인되면, 이 판결의 효력이 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보험회사 또는 보험계약자에게도 확장된다는 규정이다.

110) Höher/Mergner, NZV 2013, 373, 375.

111)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2;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4; Haller, NJW 2011, 970;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112) Haller, NJW 2011, 970; Greiner, ZRP 2011, 132, 133.

113) Greiner, ZRP 2011, 132, 133.

114)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115) Greiner, ZRP 2011, 132, 133.

116) Greiner, ZRP 2011, 132;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117) Haller, NJW 2011, 970.

118) Haller, NJW 2011, 970.

119) Haller, NJW 2011, 970;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7.

120)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7; Greiner, ZRP 2011, 132 f.; Grau/ 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670.

121) Greiner, ZRP 2011, 132;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Grau/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122) Greiner, ZRP 2011, 132, 133.

123)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7.

124) Haller, NJW 2011, 970, 971 f.

125) Haller, NJW 2011, 970, 971.

126) KK-StPO/Zabeck, 9. Aufl. 2023, StPO § 403 Rn. 6; MüKoStPO/Grau, 1. Aufl. 2019, StPO § 403 Rn. 6.

127) Höher/Mergner, NZV 2013, 373.

128) Haller, NJW 2011, 970, 971.

129) Haller, NJW 2011, 970, 972 f.

130) Greiner, ZRP 2011, 132, 133.

131)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132) Höher/Mergner, NZV 2013, 373, 374.

133) BGH StV 2004, 61; OLG Hamburg NStZRR 2006, 347.

134) OLG Hamburg, NStZ-RR 2006, 347, 348; OLG Celle, StV 2007, 293; LG Mainz, StV 1997, 627.

135) 독일 부대소송제도의 낮은 활용도와 독일 학계의 비판적 견해들은 이재상, “(형사소송법) 배상명령절차”, 「고시계」 제36권 제10호(1991), 52-54면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게 소개된 적이 있는데, 차성안(주 3), 297면에 따르면 이것은 우리나라의 배상명령제도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136) Grau/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667.

137) Greiner, ZRP 2011, 132, 133.

138) Grau/Blechschmidt/Frick, NStZ 2010, 662, 666.

139) Stoffers/Möckel, NJW 2013, 830; Höher/Mergner, NZV 2013, 373; Fritz, Freilaw 2/2020, 29 (31).

140) Fritz, Freilaw 2/2020, 29 (31).

141)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2.

142) 독일 형사소송법 제244조 [증거조사; 직권조사원칙; 증거신청의 거부]

142)

  • (1) 피고인 신문 후에 증거조사가 이루어진다.

  • (2) 법원은 진실을 탐지하기 위해서 직권으로 증거조사를 재판에 중요한 모든 사실과 증거방법에까지 확장해야 한다.

  • (3)∼(6) [번역생략]

143) Höher/Mergner, NZV 2013, 373; BeckOK StPO/Ferber, 46. Ed. 1.1.2023, StPO § 403 Rn. 12.

144) LG Köln, NStZ-RR 2009, 182 f.; Höher/Mergner, NZV 2013, 373, 374.

145) Fritz, Freilaw 2/2020, 29 (31).

146) 이희선(주 1), 55면.

147) 「범죄피해자 보호법」 제3조 제1항 제4호: “구조대상 범죄피해”란 대한민국의 영역 안에서 또는 대한민국의 영역 밖에 있는 대한민국의 선박이나 항공기 안에서 행하여진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를 해치는 죄에 해당하는 행위(「형법」 제9조, 제10조제1항, 제12조, 제22조제1항에 따라 처벌되지 아니하는 행위를 포함하며, 같은 법 제20조 또는 제21조제1항에 따라 처벌되지 아니하는 행위 및 과실에 의한 행위는 제외한다)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장해 또는 중상해를 입은 것을 말한다.

148) 김정우·고은주(주 1), 145면; 황윤상(주 5), 10면.

149)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제12권: 사법선진화를 위한 개혁 연구보고서, 참고자료 Ⅵ-8, 2006, 805면; 장응혁, “배상명령제도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 경찰법연구 제14권 제2호(2016), 184면 참조.

150) 각국의 법제에 대한 간단한 소개로 홍영오·박준희·추지현·박우, 재외국민의 범죄피해 지원방안,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총서, 2018년, 80면, 125면; 김성수, “대만 형사법의 배상명령(附帶民事訴訟)과 우리 법의 시사점”, 「경찰법연구」 제18권 제1호(2020), 208면 이하; 김정우·고은주(주 1), 153면 이하; 이희선(주 1), 57면 이하; 강경래(주 5), 121면 이하; 심영주(주 4), 175 이하; 장응혁(주 149), 190면 이하; 황윤상(주 5), 10면 이하.

151) 이에 대한 더 상세한 설명은 홍영오·박준희·추지현·박우(주 150), 74면 이하 참조.

152) 장응혁(주 149), 193면은 배상명령제도와 관련하여 참고해야 할 법제를 선택함에 있어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과 피해자의 피해회복에 효과적일 것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제시하면서, 독일의 부대소송제도는 실제 활용사례가 많지 않아 참고대상으로서 실효성이 적다고 평가한다. 독일의 제도가 긍정적인 지향점이 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여기에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배상명령제도가 독일의 것을 모델로 하고 있고 전체적인 법체계가 유사하기 때문에 오히려 문제점을 발견하는 데에는 더 좋은 비교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독일 제도에 대한 비교법적 고찰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153)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0조에 따르면, 신청인과 그 대리인은 “공판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재판장의 허가를 받아”야만 증거제출, 증인신문, 소송기록 열람을 할 수 있고, 이를 허가하지 않는 재판에 대해 불복할 수도 없다. 또한 동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공판기일에 대해 신청인에게 알려야 하기는 하지만, 제2항에 따르면 신청인이 출석하지 않으면 신청인의 진술 없이 재판할 수 있다. 이외에도 법관에 대한 기피신청권도 인정되지 않고, 피해자가 증인으로 신청되었을 때 다른 증인의 신문 중에는 법정에 머무를 수 없는 등 신청인의 지위는 민사소송의 원고에 비해 많이 열악하다. 이런 차이점들을 지적한 문헌으로 고민석, 범죄피해 배상제도에 관한 고찰 - 배상명령제도 활성화 방안을 중심으로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학위논문(2017.2), 72면.

154) 예를 들어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규칙」 제24조 제1항은 피고인의 배상책임 유무와 그 범위에 대한 직권 증거조사를 규정하고, 동조 제4항은 이외의 증거조사에 대해 그 방식 및 증거능력에 관하여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55) 고민석(주 153), 42면.

156) 장응혁(주 10), 96면.

157) 고민석(주 153), 73면은, 배상명령 신청은 법원의 직권심리에 의해 이루어지므로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공격·방어방법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받지 못하고 민사소송에 상응하는 절차보장이 이루어졌다고는 보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법관들도 이런 점을 고려하여 배상명령 결정에 더 소극적이게 될 것이다.

158) 이천현(주 3), 1148면 이하; 이희선(주 1), 67면 이하에서는 이런 평가에 대해 이창한, “신속한 기일지정 및 재판종료와 배상명령의 활성화”, 「교통사고범죄와 양형」(1997), 법원행정처, 331면을 인용하고 있는데, 오래전의 문헌이라 최근의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우려가 있으나 그 핵심적인 문제인식은 현재에도 그대로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김창군, “배상명령절차의 주요내용과 문제점”, 「법과 정책」 제12집 제2호(2006), 96-97면; 장응혁(주 10), 96면 등도 같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159) 중국법의 상세한 규정을 예로 들면서 이와 유사한 취지를 밝힌 문헌으로 김성수, “중국법의 배상명령(刑事附带民事诉讼)과 우리 법의 시사점 - 범죄피해자의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 「경찰법연구」 제11권 제2호(2013), 201면; 이동기, “중국 형사소송법상 부대민사소송 연구 – 우리나라의 배상명령제도와의 비교 -”, 「형사법의 신동향」 통권 제45호(2014), 93-94면.

160) 최근에 이런 제안을 하는 문헌으로 장응혁(주 10), 101-102면: 각하사유를 전면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배상명령제도의 취지 및 예외성과 부합하지 않고 새로운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각사사유를 최소화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동조항 제4호 후단을 삭제하는 것 외에도 제2호(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를 가정폭력처벌법 제57조 제3항에서 준용하지 않는 것과 통일되도록 이 제2호도 삭제하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161) 박범계 의원 대표발의,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2102100(2020. 7. 17).

162) 이동기(주 159), 94-95면은 피해자로 하여금 경찰과 검찰 등의 수사절차에서부터 배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수사기관이 사건기록에 그 내용을 기재한 후 공소를 제기하게 되면 법원에서 부대민사소송 사건을 수리하도록 규정함으로써 범죄로 인한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않거나 불명확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중국의 부대민사소송제도를 참고하자고 제안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수사기관에서 공소를 제기하면서 제출한 기록만으로 법원에서 직권으로 배상명령을 할 수 있도록 충실하게 수사기록을 구성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163) 이런 제안에 대해 장응혁(주 10), 98면은 수사단계 또는 공소제기 단계에서 배상명령제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신청의사를 확인하는 것은 이미 2009년의 개정으로 도입된 소송촉진법은 제25조의2에 따른 검사의 통지의무 등을 통해서 일부 시행되고 있지만, 통지의 내용이 표준화되지 않고 통지의 방법도 다양하여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더 충실하게 정보를 제공하도록 독려하고 피해자의 신청 의사를 적극적으로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64) 현재의 제31조 제2항 2문은 “배상명령의 이유는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면 적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법원행정처, 「법원실무제요 형사(II)」, 2014년, 446면에서는 신청 인용의 경우에는 금액의 성질, 계산 근거 등을 밝히고, 신청 기각의 경우에도 그 이유를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고 있어서 이 2문의 규정을 삭제하는 것에 큰 저항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65) 독일법을 참고하면서 독일 형사소송법 제406조 제1항 제3문과 제4문의 법문에서 재판을 “하지 않는다(absehen)”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을 법체계적인 검토 없이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166) 예를 들어, 제32조 제1항 제3호를 “피해자의 성명ㆍ주소가 분명하지 아니한 경우, 피해 금액이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 배상명령으로 인하여 공판절차가 현저히 지연될 우려가 있는 경우 등 형사소송 절차에서 배상명령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 개정할 수 있다.

167) 다른 특별법에서 아래 규정들을 준용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특별법의 규정도 상응하게 개정해야 한다.

168) 이러한 개선방안들을 개관하려면 최석윤·이동희·김택수·강경래, 「배상명령제도의 실무상 문제점과 개선방안」, 2014년도 법원행정처 연구용역보고서, 2014, 147-162면; 차성안(주 3), 297-298면 등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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